'퍼펙트 데이즈' 주인공에게 빔 벤더스 감독이 보낸 편지
보도자료 입니다.
“갈수록 당신이 더욱 그립다는 고백을 해야겠습니다”
주인공 ‘히라야마’에게 보내는 빔 벤더스 감독의 애정 어린 편지 전문 공개
매일 반복되는 하루를 살아가는 도쿄의 청소부 ‘히라야마’의 평범하지만 반짝이는 순간을 담은 영화 <퍼펙트 데이즈>의 감독 빔 벤더스가 촬영을 모두 마치고 독일로 돌아간 후 주인공 ‘히라야마’에게 쓴 편지가 공개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파리, 텍사스>, <베를린 천사의 시>,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등의 작품으로 세계 3대 영화제를 석권한 빔 벤더스는 <퍼펙트 데이즈>를 통해 제76회 칸영화제 2관왕 수상, 제96회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상 후보에 오르는 등 평단과 관객들로부터 만장일치 호평을 이끌어내며 거장의 진가를 보여줬다.
이처럼 <퍼펙트 데이즈>로 자신이 쌓아 온 예술적 정수를 유감없이 발휘한 빔 벤더스 감독은 촬영이 끝난 후에도 작품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보여왔다. 그가 독일로 돌아간 후 일본의 명배우 야쿠쇼 코지가 연기한 영화 속 주인공 ‘히라야마’에게 보낸 편지는 영화를 본 관객들에게 여운을 더하고 있다.
[주인공 ‘히라야마’에게 보내는 빔 벤더스 감독의 편지]
히라야마 씨에게,
제 나라 독일로 돌아온 지금, 당신이 점점 더 그리워집니다.
당신의 조용한 존재감, 친근한 미소, 그리고 일에 대한 헌신은 제게 아주 소중해졌거든요.
당신의 파란색 유니폼과 작고 푸른 차가 그립습니다.
스카이트리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당신의 아늑한 동네가 그립습니다.
밤에 파란 불이 켜진 당신의 작은 집이 그립습니다.
아침이면 골목을 쓸던 나이 든 어르신과 동네 신사에서 울리던 종소리가 그립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당신이 보고 싶습니다.
당신은 허구의 인물일지 몰라도 제겐 그야말로 실재하는 사람이 되었고,
이 영화에 참여한 모든 이가 당신을 아주 많이 그리워하고 있을 겁니다.
제 아내 도나타와 저는 베를린의 일상 속에서도 항상 ‘코모레비’를 봅니다.
그 덕분에 당신을 생각하게 되고, 가끔 당신을 기억하며 ‘코모레비’의 사진을 찍습니다.
그리고, 때때로 그 ‘코모레비’를 향해 꾸벅 인사를 합니다.
매번 이 ‘코모레비’ 덕에 나무와 잎새들, 바람과 빛에 감사하게 됩니다.
당신이 그걸 제게 가르쳐 주셨죠, 히라야마 씨.
당신이 그저 허구의 인물일 리가 없어요.
결국 스크린 위에서만 존재한다고 할지라도 당신은 분명히 존재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친구, 빔 벤더스 드림
‘코모레비(木漏れ日, komorebi)’: ‘흔들리는 나뭇잎 사이로 일렁이는 햇살’을 뜻하는 일본어
gol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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