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크모드
  • 목록
  • 아래로
  • 위로
  • 댓글 6
  • 쓰기
  • 검색

Dementia (1955) 미친 사람이 세상을 보는 눈을 영화로 보다. 스포일러 있음.

BillEvans
10984 4 6

 

56218_1_front.jpg

Dementiamovie.jpg

images (1).jpg

images.jpg

 

아마츄어감독이 야심차게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같은 영화를 만들겠다고 생각하면

이런 영화가 나오지 않을까?  

머릿속에는 이런저런 아이디어가 넘치는데, 표현이 못 따라준다. 그래서, 영상이나 이미지들을 보면 

뭐가 속에서 부글부글 끓는 것은 느껴지는데, 결과물은 그저 기괴하고 그로테스크하다. 

가장 단순하고 조잡하고 유치하지만, 동시에 심오하고 기괴하고 공포스럽고 혐오스러운 영화가 나왔다.

초현실주의적인 것같기도 하고, 표현주의적인 것같기도 하고, 인간의 무의식 심층 탐구같기도 하고

아무튼 강렬하다. 

tumblr_5c617ee5685ff2ae08e8369ead702ec6_84d92454_540.gif

images (7).jpg

 

감독의 여비서가 투덜거리던 꿈이야기를 듣고 이를 영화로 만들었다고 한다. 

그 여비서의 사생활이 궁금하다. 기왕에 이렇게 하는 거, 여비서를 주인공으로 했다고 한다.

이 여비서, 연기는 해 본 적 없음이 분명하다.

하지만 자기 이야기를 영화로 해서인지, 아주 실감나게 악몽을 연기해 낸다.

아무리 명배우가 와도 이정도로 진실한 연기는 못한다.

dementia2ffff.jpg

GYQxoeOW0AAWjaI.jpg

images (7).jpg

영화도 아무 소리가 없다. 여성의 목소리로, 우우우~~하는 불길하고 신비로운 소리를 낸다. 한 3초정도되는

짧은 멜로디를 영화 내내 0.1초도 쉬지 않고 무한반복한다. 이것이 효과가 강렬하다.

미친 여주인공의 머릿속에는 늘 이 음향이 울려퍼진다.

대사도 없고 묵음에다가 이 음향만 끊임없이 무한반복되는 바람에,

영화 자체가 미친 여자의 머릿속에서 벌어지는 악몽처럼

느껴진다. 초현실주의적으로 느껴지고, 미친 여자의 무의식을 엿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images (11).jpg

03 (290).jpg

 

어느 차갑고 더럽고 검은 도시. 한밤중에 빈민가 아파트에서 젊은 여자가 악몽에서 깨어난다. 

그녀는 거울 속 자기를 들여다보다가 서랍에서 칼을 꺼낸다. 그리고, 썩소를 날린다. 무언가 긴장이나 서스펜스를

자아내기에는 감독의 연출능력과 배우의 연기력이 부족하다. 우우우~~하는 여자의 불길한 허밍음이 들리는 가운데, 여배우는 동작이 거의 없다. 이것이 오히려 강렬한 효과를 준다. 여자는 무언가에 묶이고 감금된 것처럼 느낀다. 

마침 심해 속에서 움직이려 하듯 움직일 수도 없다. 눈동자만 봐도 미친 여자다. 여자는 밤거리로 나간다. 도시를 떠들썩하게 하는 연쇄살인마가 이 여자다. 하룻밤 동안 이 여자에게 벌어지는 일이 이 영화 내용이다. 

images (2).jpg

images (3).jpg

 

미친 사람이 세상을 보면 이럴게 보일 것 같다. 거센 파도가 자기를 덮치는 환상도 보고, 

아버지 어머니 묘지에 끌려가서, 죽은 아버지 어머니가 자기들 묘지 앞에 서 있는 것도 본다. 아버지는 어머니를 죽이고, 자기는 아버지를 죽이고, 세상 사람들은 모두 자기를 비웃고 비난한다. 

어머니는 음탕한 여자여서, 주인공은 어머니도 경멸한다. 그래서, 주인공은 섹스도 무서워하고 두려워한다. 

꽁꽁 자기 쳐녀를 방어하고 묶는다. 아무도 없는 빈 해안을 (몽롱하게 보여지는) 혼자 걷는다. 

images (13).jpg

images (5).jpg

images (6).jpg

images (7).jpg

images (8).jpg

images (13).jpg

images (12).jpg

images (15).jpg

MV5BODY2MzY1ZDgtYjg3Yy00ZTMxLTliNzYtNzJiN2I4ZjE5ODRkXkEyXkFqcGc@._V1_.jpg

MV5BOTc2Zjg1ODUtOGJiYi00NTdhLWE3OTYtYTJlNDFmOTY2ZTNmXkEyXkFqcGc@._V1_.jpg

 

순간순간 눈앞에 이런 이미지들이 확확 지나간다. 이런 사람이 일상생활이 가능할까?

그녀는 칼을 손에 들고 밤거리를 배회한다. 

 

누구도 대사 하나 없다. 음향효과 하나 없다. 그저, 우우우~~하는 여자의 허밍음이 무한반복이다.

여자를 리무진이 태운다. 펜트하우스에 사는 뚱보 부자가 밤거리를 헌팅하러 다니다가 

이 여자를 태운 것이다. 부자는 자신만만하다. 엄청난 부를 과시하며 뽐낸다. 여자는 썩소를 날리며 

그를 경멸한다. 이 여배우 연기력은 형편없지만, 자기 자신의 내면을 그대로 보여주는 때문인지

아주 섬세한 뉘앙스를 잘 표현해낸다. 굉장히 강렬하고 신뢰성이 가는 연기다.

images (4).jpg

MV5BOTg3MDJkMjItZWJlNi00MTkyLTlkZjctYjBkMTM1MTI5YWQzXkEyXkFqcGc@._V1_QL75_UX285_.jpg

images (10).jpg

다운로드 (1).jpg

다운로드.jpg

jtr.jpg

fgwe.jpg

자기 펜트하우스에 여자를 데려온 부자는, 여자는 마치 존재하지 않는다는 듯 무시하고,

프라이드 치킨을 게걸스레 먹는다. 입가가 온통 기름범벅이 되고 닭고기가 묻었다. 여자는 점점 더 혐오스럽고

역겹다는 표정을 짓는다. 부자는 이 여자를 강간하려고 한다. 여자는 부자를 칼로 찔러 죽인다. 부자의 시체는

저 아래로 떨어진다. 이 장면도 액션이나 긴장같은 것 전혀 없다. 우우우~~하는 똑같은 허밍음에 

어색한 연기들 - 마치 진짜 사건이 일어난 것이 아니라, 미친 여자의 머릿속에서 벌어지는 악몽처럼도 느껴진다. 

이것은 사실상 계급사회가 되어버린 미국을 풍자하는 것같기도 하다. 

여자는 잔인하고 차가운 그리스신화의 순결과 처녀의 여신 다이아나를 상징하는 것같기도 하다. 

어쩌다가 자기 누드를 보았다고, 무고한 남자를 발기발기 찢어죽인 처녀 말이다. 순결과 투명함은 자기를 지키기 위해 잔인하고 불관용에다가 타인에 대한 경계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fe.jpg

feqwefw.jpg

wrgh.jpg

다운로드.jpg

tumblr_85d03ca3ecd71a4dc7ab117c9f88cba8_5394d612_540.gif

tumblr_5c617ee5685ff2ae08e8369ead702ec6_84d92454_540.gif

tumblr_2a3b60d32525219cb240902cf76d6375_74fa2eb7_500.gif

여자가 아래로 내려갔을 때, 거리에서는 부자의 시체를 사람들이 둘러싸고 내려다보고 있다. 

하지만 아뿔싸! 부자는 손에 이 여자의 목걸이를 쥐고 있다. 여자는 필사적으로 자기 목걸이를 시체 손아귀에서

빼앗으려고 한다. 하지만, 부자 손은 굳어 있다. 여자는 부자의 손을 칼로 자른다. 그동안에도 사람들은 

그녀를 둘러싸고 내려다보고 있다. 그들은 모두 얼굴이 없다. 경찰이 달려온다. 여자는 도망간다. 

 

여자는 어느 재즈카페로 도망간다. 그런데, 사람들이 여자에게 악보를 주고 노래를 부르라고 한다. 

여자는 엉겁결에 무대에 올라가 노래를 부른다. 노래가 끝나자, 청중들이 모두 그녀를 손가락질하며 웃는다. 

죽은 부자의 시체도 창으로 들여다보며 웃는다. 경찰도 창으로 들여다보며 웃는다. 

여자는 비명을 지른다. 

fewfeqefq.jpg

feqfqf.jpg

vvqvq.jpg

fqwfqfq.jpg

videoPreview.webp.jpg

fq.jpg

wrgh.jpg

여자는 영화 처음과 마찬가지로 악몽에서 깨어난다. 이것이 악몽이었을까?

여자가 서랍을 열자 잘려진 손이 그 안에 들어있다. 잘려진 손은 저 혼자 움직이며 여자의 목걸이를 꽉 쥔다. 

여자는 비명을 지른다. 여자는 깨어난 것이 아니라, 악몽 속에 있는 것이다.

악몽 속에 악몽 그 속에 또 악몽...... 이런 식으로 무한히 액자식으로 되어 있어서, 여자는 악몽에서 깨어날 수 없다.

이것이 미쳤다는 것일까? 

dementia_daughter_of_horror.webp.jpg

41Ps2bwyDBL._SX466_.jpg

1_Dementia.jpg

03 (290).jpg

images (3).jpg

images (5).jpg

images (9).jpg

tumblr_85d03ca3ecd71a4dc7ab117c9f88cba8_5394d612_540.gif

jtr.jpg

다운로드.jpg

 

이 영화는 병맛나는 똘끼영화가 아니다. 아주 잘 만들고 심오한 영화다. 

우뢰매 하나 만들 예산과 아마츄어 주연배우를 가진 영화이지만, 

감독이 영화에 대해 엄청 박식하다는 것과 문화적인 소양이 대단하다는 것이 보인다. 

그리고, 강렬하다. 인간의 광기와 악몽에 대해 이렇게 생생하고 강렬하게 그린 영화 드물다.

 

** 원래 당시 극장개봉에서는, 배경음악을 빼고 주인공의 독백을 넣었다고 한다. 그렇게 했다면, 영화는 악몽이라기보다 연쇄살인범을 다룬 드라마영화로 바뀌었을 것이다. 영화는 그래서 실패했다고 한다. 아마, 당시 관객들 수준을 생각하면 어쩔 수 없었으리라. 이 영화는 그래서 한동안 괴작으로 알려져 있었다고 한다. **

 

신고공유스크랩

추천인 4


  • 이상건
  • Sonatine
    Sonatine
  • 슈피겔
    슈피겔
  • golgo
    golgo

댓글 6

댓글 쓰기
추천+댓글을 달면 포인트가 더 올라갑니다
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profile image 1등
이 영화도 굉장히 유명한 컬트 고전이던데... 시대 생각하면 진짜로 전위적인 작품이겠네요.
14:06
24.10.07.
BillEvans 작성자
golgo
전위적인 작품 맞습니다. 지금도 호러영화라기보다 전위적인 작품으로 분류되더군요.
14:07
24.10.07.
profile image 2등
오..! 디멘시아..
짧지만 강렬하게 느껴진 영화였습니다
17:38
24.10.07.
BillEvans 작성자
Sonatine
아주 강렬하고 기괴하고 인간의 무의식을 건드리는 것 같고 합니다. 매혹적인 영화죠.
18:02
24.10.07.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에디터 모드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공유

퍼머링크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HOT 48회 일본 아카데미 수상작 5 GI 59분 전11:38 376
HOT 고독한 미식가 더 무비 보고 왔습니다 1 레이더스원 1시간 전11:34 237
HOT <명탐정 코난: 척안의 잔상> 2차 예고편 1 중복걸리려나 1시간 전11:10 217
HOT 봉준호 : 차기작은 빠르면 내년, 차차기작은 영어영화일듯 4 Balancist Balancist 2시간 전10:07 1061
HOT 데이빗 에이어 ‘워킹 맨’ 뉴 포스터 - 제이슨 스태덤 2 NeoSun NeoSun 3시간 전08:54 460
HOT 윤여정 출연 [결혼 피로연] 리메이크 포스터 1 시작 시작 3시간 전08:53 894
HOT [프리키어 프라이데이] 포스터, 예고편 공개 3 시작 시작 3시간 전08:43 526
HOT ‘더 톡식 어벤저’ 리부트 첫 포스터 2 NeoSun NeoSun 4시간 전08:32 559
HOT 故김새론 모친 "딸, 전국민에게 집단 따돌림 당해…명예... 12 시작 시작 4시간 전08:27 1938
HOT 닐 블롬캠프,로버트 A.하인라인 SF 소설 '스타쉽 트루... 3 Tulee Tulee 4시간 전08:25 519
HOT <백설공주> MV 수지 간절한 소원 (Waiting On A Wish)... 3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4시간 전08:18 212
HOT <야당> 제작보고회 사진 공개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4시간 전08:14 316
HOT 제나 오르테가-타일러 러셀,1992년 심리 스릴러 <위험한 ... 1 Tulee Tulee 4시간 전08:03 276
HOT 로맨싱 스톤 (1984) 로맨스 어드벤쳐물의 정석적인 고전. ... 9 BillEvans 10시간 전02:09 516
HOT 2025년 3월 14일 국내 박스오피스 3 golgo golgo 12시간 전00:00 1424
HOT 노보케인(짧게, 스포없음) 4 min님 13시간 전23:11 1180
HOT 소더버그 신작 <블랙 백> 단평 4 빼꼼무비 빼꼼무비 13시간 전22:39 1524
HOT 박은빈 ‘하이퍼나이프’ 화보 비하인드 - 나무엑터스 2 NeoSun NeoSun 14시간 전22:29 618
HOT 'Hard Truths'에 대한 단상 2 네버랜드 네버랜드 14시간 전21:44 471
HOT 어제 ‘토이 스토리 5‘ 테스트 시사회 모습 3 NeoSun NeoSun 14시간 전21:40 3220
1169818
image
NeoSun NeoSun 1분 전12:36 6
1169817
image
카스미팬S 12분 전12:25 41
1169816
image
NeoSun NeoSun 38분 전11:59 316
1169815
image
손별이 손별이 40분 전11:57 161
1169814
image
도삐 도삐 41분 전11:56 115
1169813
image
NeoSun NeoSun 43분 전11:54 276
1169812
image
호러블맨 호러블맨 49분 전11:48 161
1169811
normal
GI 59분 전11:38 376
1169810
image
레이더스원 1시간 전11:34 237
1169809
normal
중복걸리려나 1시간 전11:10 217
1169808
image
NeoSun NeoSun 1시간 전10:40 521
1169807
image
호러블맨 호러블맨 2시간 전10:18 210
1169806
image
Balancist Balancist 2시간 전10:07 1061
1169805
image
호러블맨 호러블맨 2시간 전10:00 198
1169804
image
판자 2시간 전09:51 152
1169803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09:02 785
1169802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08:57 442
1169801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08:54 460
1169800
image
시작 시작 3시간 전08:53 894
1169799
image
시작 시작 3시간 전08:43 526
1169798
image
시작 시작 4시간 전08:35 498
1169797
image
NeoSun NeoSun 4시간 전08:34 231
1169796
image
NeoSun NeoSun 4시간 전08:32 559
1169795
image
시작 시작 4시간 전08:31 360
1169794
normal
시작 시작 4시간 전08:27 1938
1169793
image
Tulee Tulee 4시간 전08:25 519
1169792
image
Tulee Tulee 4시간 전08:24 127
1169791
image
Tulee Tulee 4시간 전08:24 138
1169790
image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4시간 전08:18 212
1169789
image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4시간 전08:14 316
1169788
normal
전단메니아 전단메니아 4시간 전08:07 337
1169787
image
Tulee Tulee 4시간 전08:03 276
1169786
image
Tulee Tulee 4시간 전08:03 151
1169785
image
Tulee Tulee 4시간 전08:02 131
1169784
image
Tulee Tulee 4시간 전08:01 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