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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n evil lurks (2023) 아주 흥미로운 엑소시즘영화. 스포일러 있음.

BillEvans
1908 4 6

아르헨티나 호러영화다.

우선 잘 만든 헐리우드 호러영화같은 세련됨과 만듦새에 깊은 인상을 받는다.

어느 어느 나라가 호러강국이라는 이야기는 이제 의미 없다. 전반적으로 상향평준화된 느낌이다.

투박하거나 토속적인 그런 느낌은 없다. 매끄러운 세련됨이 눈에 띈다.

 

하지만 이 영화만의 것이 있기도 하다.   

아르헨티나 민간신앙인지는 모르겠으나, 이 영화를 전개해나가는 데 큰 역할을 하는 

주제들이 있다. 

 

두 형제가 사냥총을 들고 황야를 어슬렁거리다가 시체를 발견한다. 그겻도 살해당하여 두 조각으로 

토막나 버려져 있는 시체다. 두 형제는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기로 결심한다. 데이빗 린치감독의 블루 벨벳과 

비슷한 처음 시작이다.  

형제는 거기에서 멀지 않은 장소에 있는 소작인의 집을 찾아간다.

소작인의 집에서는 몰래 큰 아들을 돌봐주고 있었는데, 그는 악마에게 빙의되어 비정상적으로 비대해져 있었다.

 

두 형제는 그 땅을 소유한 목장주를 부른다. 

그 거대한 목장의 목장주도 경악한다. 목장주는 분개한다. "내 땅이 악마에 의해 오염되고 있었다니......"

목장주는 그 빙의된 젊은이를 남의 땅에다가 내다버리기로 한다. 남의 땅이야 어찌 되든 말이다. 

빙의된 젊은이의 어머니는 말린다.

그것으로는 사태가 해결될 수 없다고.

총으로 쏴죽여도 악마는 죽지 않고 다른 이에게 옮아갈 뿐이라고.

제대로 된 엑소시즘을 통해 악마를 쫓아내는 것만이 해결책이라고.

하지만 두 형제도 목장주도 이를 듣지 않는다.

여기에서부터 이 영화는 다른 엑소시즘영화들과 궤도를 달리하기 시작한다. 

주인공들이 이기적이고 나약하고 어리석다. 엑소시스트들이 악마를 쫓아내려 해도, 자기 이익을 위해 

어리석게 행동하는 사람들이 이를 방해한다.    

 

그렇게 이 영화는, 기존 엑소시즘영화의 공식을 다 뒤집는다. 

애초에 맨처음 주인공들이 악마에 빙의된 젊은이를 발견했을 때,

제대로 된 엑소시즘 전문가를 데려다가 악마룰 쫓아냈다면 그것으로 영화는 끝이었다. 

하지만, 주인공들은, "내 땅에서만은 안돼" 하는 이기적인 생각에서,

방안에 갇혀 움직이지 못하던 악마를 길 위에 풀어놓는다.

 

주인공들은 악마를 대책 없이 풀어놓고, "나만 내 가족을 데리고 여기서 도망가자"하고 도망가려 한다. 

그런데, 주인공들이 입은 옷에는 악마가 서려 있었다. 그 옷을 입고 도시를 여기저기 돌아다니니까

악마를 도시 전체에 풀어놓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내 가족만 데리고 도망가자 하는 생각이 역설적으로, 

가족들이 악마에게 죽임을 당하는 결과를 낳는다.

 

어떻게 보면, 이 영화에서 악마는 나약한 존재다.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빙의하여서 

그 몸에 갇혀 꼼짝도 하지 못한다. 여기서 그냥 제대로 된 엑소시스트가 악마를 내쫓으면,

악마는 꼼짝 못하고 쫓겨나는 수밖에 없다. 그것도 이런 일이 두번이나 일어난다. 

 

그때마다 악마를 그 몸에서 빠져나오게 만드는 것이, 주인공들의 어리석고 이기적인 행동이다. 

아무리 옆에서 "악마는 이 몸에 갇혀 꼼짝도 못한다"하고 엑소시스트들이 말해주면 뭐하나? 

어리석고 이기적인 주인공들이 악마가 꼬시는 말에 홀랑 넘어가,

악마가 원하는 대로 행동해주는 데 말이다.

 

영화 클라이맥스에서 엑소시스트가 주인공과 결계를 만들고, 악마를 쫓아내려 한다. 

그냥 이대로 영화가 전개되면, 악마는 쫓겨나고 영화는 해피엔딩이다.

보통 엑소시즘영화에서는 이렇게 영화가 끝난다.

하지만, 악마는 아이의 몸을 빌어 이렇게 유혹한다. "저, 방에 가면 소방용 도끼가 있는데, 그걸로 

이 혐오스런 악마의 머리통을 후려쳐."

아무리 엑소시스트가 여기서 버티라고 곧 끝난다고 소리쳐도, 나약한 주인공은 그 말에 홀랑 넘어가서 

결계를 깨 버리고 도끼를 가지러 방으로 달려간다. 

결계가 깨지자, 엑소시스트는 악마에게 죽임을 당한다. 

이 정도 되면, 아무리 어리석은 주인공이라도 악마가 무엇을 원하는지 깨달을 만하다. 

 

하지만, 주인공은 화가 나서 악마가 빙의된 숙주같은 사람의 머리통을 도끼로 내리친다. 

그러자, 그 머리통이 깨지고, 거기에서 인간으로 탄생한 악마가 걸어나온다. 

 

악마가 인간세상에 나오기 위해서는 우연이 우연이 우연이 우연이 겹쳐야 했는데, 

이 어려운 일이 실제 발생하게 만드는 것이 주인공들의 어리석고 나약하고 이기적인 행동들이다. 

 

인간세상에 하강한 악마는 주인공에게 감사를 표하고 세상밖으로 나가 버린다.

 

엑소시스트들에게는 나이트메어같은 영화다.

결국 모든것을 잃고 좌절한 주인공이 절망하여 울부짖는 데에서 영화가 끝난다.

영화 상 보면, "내가 이것을 초래하였어"하는 표정이라기보다 

"왜 나한테 이러는 거야?"하는 표정이다.

어리석은 주인공이라고 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주인공같은 행동의 궤적을 보일 것 같다.

그나마 이 주인공들은 자기 합리화는 하지 않았지만, 

어리석게 이기적으로 행동하면서 자기 합리화까지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 

그것이 현실 아닌가? 이 영화의 비극도, 

두 모지리형제들이 주도권을 잡고 

엑소시스트나 합리적으로 행동하려는 사람들을 억누르고 자기 마음대로 했던 데 있다. 

 

그렇게 본다면, 이 영화도 지금 사회현실을 반영하는 것이 아닐까?

오늘날 사회에서, 딱 이 주인공들처럼 행동하는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일 지 

생각해 보게 만드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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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mage 1등

님비 현상과 엑소시즘을 합쳤네요. 엄청 잔인하대서 섣불리 못보겠습니다.^^

12:23
24.06.23.
BillEvans 작성자
golgo

처음에는 주인공 정말 답답하네 하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생각해 보니 그것이 아니더군요. 오늘날 사회를 축약적으로 그린 영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잔인하긴 한데, 또 엄청날 정도는 아닙니다. CG티가 너무 납니다.

16:43
24.06.23.
profile image 2등
한 번 보고싶습니다 아르헨티나 호러라... 신선하군요
14:25
24.06.23.
BillEvans 작성자
Sonatine
의외로 세련됩니다. 요즘 세계적으로 영화들이 상향평준화된 것 같습니다.
16:44
24.06.23.
BillEvans 작성자
골드로저
이거 보통 엑소시즘영화같으면 그냥 첫장면에서 끝나는 것인데요, 이걸 키우고 키워서 악마의 지상 강림같은 것으로 만든 것이 두 모지리 형제 주인공들입니다. 고구마 백개는 그냥 삼킨 느낌입니다.
16:46
24.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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