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크모드
  • 목록
  • 아래로
  • 위로
  • 댓글 4
  • 쓰기
  • 검색

<더 플래시> 리뷰 (약스포): 배리가 외치는 '엄마'는 충분히 감동적이었다

일인칭시점
2194 6 4

IMG_6096.jpg

IMG_6098.jpg

 

 

이젠 거의 집착에 가까운 DC 유니버스의  '어머니 서사(?)'는 어김없이 <더 플래시>에도 등장하더군요. 그렇지만 잠시나마 가졌던 걱정이 기우라는 걸 보여주듯 <더 플래시>는 맥락 없이 사모곡을 부르진 않습니다. 배리라는 캐릭터가 어머니에 대해 가지고 있는 애틋한 감정은 물론 그 존재의 상실로부터 얻게 된 심리적 트라우마를 멀티버스라는 설정을 통해 반복적으로 보여주고 강조하죠.

 

그런데 이게 마냥 지루하지도 않습니다. 어린 시절의 자신과 함께 서사를 이끌어가는 버디 무비 형식을 택하며 각자 처한 상황을 극명하게 대비하고 그로부터 부각되는 상대적 박탈감을 조명하면서 <저스티스 리그> 속 철없어 보이는 배리의 정서적 성장기를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죠.

 

이 모든 과정에 어머니라는 존재는 매끄러운 서사 진행에 있어서 탁월한 윤활유 역할을 수행합니다. 배리가 끊임없이 과거로 회귀해 시간선 하나를 바꿀 때마다 스피드포스 속엔 그가 실제로 겪어보지 못한 어머니와의 행복한 과거가 새겨지죠. 막대한 생명을 구해내는 히어로가 정작 자신에게 가장 가까운 존재를 구하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상실감에 사로잡혀 있다는 역설을 가장 시각적으로 잘 보여준 대목이라는 생각도 들더군요.

 

그래서인지 어머니라는 소재가 겉도는 주제의식처럼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배트맨 대 슈퍼맨>에서 어머니 이름이 같다는 이유로 삽시간에 연대하는 대목이라든지 <저스티스 리그>에서 어머니에게 자신의 다짐을 독백하는 빌런처럼 '묻지마식 사모곡'을 외치는 것하곤 확실히 달랐죠. 그래서 배리가 어머니를 위해 하는 모든 희생과 노력은 괜시리 뭉클했던 것 같습니다. 영화가 관객에게 주인공의 내밀한 심리를 한 겹 한 겹 펴 보여주는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하고요.

 

이외에도 <더 플래시>는 많은 장점을 보여준 영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스피드가 장기인 캐릭터의 특징에 맞게 장면 전환의 템포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연출이라든지 올드 DC팬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마이클 키튼의 배트맨, 그리고 1989년작 배트맨 영화 속 OST를 편곡한 테마를 삽입해 마치 두 개의 영화를 즐기는 듯한 느낌을 준 것도 유효했다고 봅니다. 슈퍼걸의 짧고 굵은 존재감도 인상 깊었고요.

 

정말 백미는 후반부에 등장하는 멀티버스의 충돌에서 나오는데... 이건 직접 보셔야 하는 부분이라 일단 함구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장면을 마주하면 형언하기 힘든 전율이 느껴지기도 하니까요.

 

그리고 영화 최후반부에 정말 생각지도 못한 반전 하나가 있는데 이것도 기대하면서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스토리 측면과 캐스팅 측면 모두에서 파격적인 시도이자 성과(?)라는 생각이 들어서, 꼭 집중해서 보시길 바랍니다.

 

여튼, 배리가 외친 어머니는 충분히 감동적이고 따뜻해서 좋았습니다.

신고공유스크랩

추천인 6

  • 현71
    현71


  • ILUVDC
  • kmovielove
    kmovielove
  • golgo
    golgo

댓글 4

댓글 쓰기
추천+댓글을 달면 포인트가 더 올라갑니다
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profile image 2등

좋은 리뷰 잘 봤습니다. 실생활의 에즈라도 완성된 영화 보고서 성숙해지는 교훈을 얻었으면 좋겠다 싶더라고요.

 

21:53
23.06.14.
profile image 3등

어지간한 슈퍼 히어로 영화는 대부분 재밌게 봐서(샤잠도 ㅋㅋ) 기대가 커요. ㅎㅎ

22:22
23.06.14.
profile image
충분히 이해갔던 대사고 저도 보는데 울컥하더라구요
18:59
23.06.15.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에디터 모드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공유

퍼머링크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HOT <명탐정 코난: 척안의 잔상> 첫 주말 흥행수입 34억엔 2 중복걸리려나 56분 전21:28 208
HOT 영화 야당 리뷰 5 음악영화 음악영화 1시간 전20:53 376
HOT 'The Count of Monte Cristo'에 대한 단상 4 네버랜드 네버랜드 1시간 전20:57 174
HOT '더 라스트 오브 어스' 충격의 에피소드 제작 과정 1 golgo golgo 5시간 전17:24 1453
HOT ‘시너즈’ 해외 70미리 IMAX 상영 극장 풍경 2 NeoSun NeoSun 1시간 전20:32 445
HOT 오컬트 장르를 대중 오락물로 리셋한 <거룩한 밤: 데몬 ... 9 마이네임 마이네임 5시간 전16:41 2556
HOT [내부자들] 이경영役→'천의얼굴' 이성민표 재해석... 2 시작 시작 2시간 전19:51 748
HOT <야당> 하퍼스 바자 화보 공개 1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2시간 전19:40 338
HOT 마동석 [거룩한 밤] 언론사 첫 반응 2 시작 시작 2시간 전19:36 1904
HOT 홍상수 감독 '그 자연이 네게 뭐라고 하니' 해외 ... 3 golgo golgo 2시간 전19:25 713
HOT 미국서 흥행 국산 애니 '킹 오브 킹스' 여름 개봉 6 golgo golgo 3시간 전18:27 921
HOT 4DX는 세월이 지날수록 퇴보 하는 느낌이네요. 2 DKNY 4시간 전18:09 776
HOT 브리짓 존스의 일기: 뉴 챕터 - 초간단 후기 3 소설가 소설가 4시간 전18:09 476
HOT 우연히 지나가다가 본 홍보물! 2 Andywelly 4시간 전17:49 578
HOT '라자로' But Why Tho 3화 리뷰 및 평점! 1 하드보일드느와르 5시간 전16:50 409
HOT <파과> 개봉 전에 원작 소설 읽는데 재밌네요. 5 뚠뚠는개미 6시간 전15:48 953
HOT 페드로 파스칼이 올린 케이틀린 디버와 ‘라스트 오브 어스‘ ... 1 NeoSun NeoSun 7시간 전15:17 584
HOT 생각보다 괜찮았고, 알뜰히 즐긴 휴일의 수유롯시 열혈검사... 4 이안커티스 이안커티스 7시간 전15:12 694
HOT 강형철 감독의 '하이파이브' 작품 소개 3 golgo golgo 9시간 전13:24 3282
HOT [썬더볼츠*] 오프닝 무삭제 영상 1 시작 시작 9시간 전12:51 1181
1173419
image
시작 시작 13분 전22:11 153
1173418
image
중복걸리려나 56분 전21:28 208
1173417
normal
Sonatine Sonatine 1시간 전21:04 184
1173416
image
네버랜드 네버랜드 1시간 전20:57 174
1173415
normal
golgo golgo 1시간 전20:53 241
1173414
image
음악영화 음악영화 1시간 전20:53 376
1173413
image
NeoSun NeoSun 1시간 전20:46 503
1173412
image
NeoSun NeoSun 1시간 전20:43 295
1173411
image
NeoSun NeoSun 1시간 전20:38 182
1173410
image
NeoSun NeoSun 1시간 전20:34 289
1173409
image
NeoSun NeoSun 1시간 전20:32 445
1173408
image
GI 1시간 전20:29 153
1173407
image
석호필@ 석호필@ 2시간 전20:02 363
1173406
image
호러블맨 호러블맨 2시간 전20:02 250
1173405
image
시작 시작 2시간 전19:51 748
1173404
image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2시간 전19:40 338
1173403
normal
시작 시작 2시간 전19:36 1904
1173402
image
golgo golgo 2시간 전19:25 713
1173401
normal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3시간 전18:59 386
1173400
normal
golgo golgo 3시간 전18:57 513
1173399
image
golgo golgo 3시간 전18:27 921
1173398
normal
DKNY 4시간 전18:09 776
1173397
image
소설가 소설가 4시간 전18:09 476
1173396
image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4시간 전18:09 462
1173395
image
golgo golgo 4시간 전18:01 735
1173394
image
Andywelly 4시간 전17:49 578
1173393
image
golgo golgo 5시간 전17:24 1453
1173392
image
하드보일드느와르 5시간 전16:50 409
1173391
image
마이네임 마이네임 5시간 전16:41 2556
1173390
image
뚠뚠는개미 6시간 전15:48 953
1173389
image
NeoSun NeoSun 6시간 전15:32 527
1173388
image
NeoSun NeoSun 7시간 전15:17 584
1173387
image
이안커티스 이안커티스 7시간 전15:12 694
1173386
image
NeoSun NeoSun 7시간 전15:01 568
1173385
image
NeoSun NeoSun 7시간 전14:54 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