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진 님 리뷰에 대한 반론 (브로커 3차 관람. 스포O)
1차 관람하고 의문이 많이 들어서
개인적인 미션 같은 거로 의문 해소 N차 관람하고 있습니다.
저번에 2차 관람하고 생각보다 더 명작이라는 글을 남겼는데요.
https://extmovie.com/movietalk/79985519
3차 관람하고 든 생각은 훨씬 더 명작이라는 느낌입니다. ^^
( 수진의 아이가 죽었을 것이라는 서사를 발견하고 든 생각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후술 )
N차 관람할 때는 안좋은 후기를 많이 참고하는데요.
이번에는 이동진 님이 아쉽다고 한 부분을 중심으로
집중해서 봤어요.
영화 보고 조금 다른 생각이 들어서 글을 남깁니다.
1. 해진은 동수와 겹치는 기능적인 인물이다?
( 해진은 정말 중요한 캐릭터입니다. )
동수가 하는 썰렁한 유머가 있죠.
'저는 배는 별로... 멀미를 해서'
저도 솔직히 1차 관람할 때 너무 썰렁하다 그랬는데요. ^^
이게 유머 코드가 아니였어요.
이건 해진과 정반대의 인물이라고 설명하는 겁니다.
해진은 바다로 나아가는 한자 이름을 가진 5명의 유사가족 중 가장 적극적인 인물입니다.
적극적으로 입양을 원하고 해외로 나아가길 원하는 캐릭터입니다.
반면 동수는 어머니의 약속을 잊지 않고 입양도 거부한 채 한 곳에 머무는 인물입니다.
보육원 바닷가 장면에서 캔 축구하는 장면 기억나시죠?
그때 같이 축구하던 동생이 형은 제발 멀리 나아갔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하지만 동수는 머뭇거립니다.
가장 중요한 설정은
해진이 세탁소 차를 해진이라고 명명하는 순간입니다.
고레에다 감독님 설정에서
베이비 박스에서 이어지는 2차 박스인
세탁소 차가 긍정적으로 변하는 순간입니다.
그리고 해진의 적극적인 행동으로 세차장에서
5명의 유사 가족은 물로 씻겨지고 거짓을 고백합니다.
이것은 해진의 적극성으로 인해
봉고차가 바다로 나가는 듯한 장면으로
해진은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해진과 동수는 겹치는 인물이 아니라
정반대의 캐릭터라는 다른 생각을 해봅니다. ^^
2. 너무 직설적인 '태어나줘서 고마워' ?
메세지만 보면 노골적인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간과하지 말아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요.
전체 영화를 관통하는 고레에다 감독의 방식입니다.
바로 흑백의 대비입니다.
1) 초반에 상현이 브로커의 행동을 정당화하며
흑과 백이 섞이는 모호한 이야기를 할 때
불을 끕니다.
2) 열차 속 터널 안에서 상현과 소영이
흑과 백이 섞이는 명확하지 않는 대화를 나눌 때
터널 속을 지나며 화면이 어두워집니다.
( 이동진 님이 여기서는 명암의 대비를 언급합니다. )
3) '태어나줘서 고마워' 말하기 전 동수는 생일 축하 분위기를 내기 위해
불을 끕니다. ( 여기서는 이동진 님이 명암의 대비를 언급하지 않습니다. )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흑백의 대비를 통한
고레에다 감독의 화법을 통해 보면
'태어나줘서 고마워' 는 명확한 메세지라기 보다는
'과연 맞는 얘기일까' 라는 모호한 메세지에 더 가깝습니다.
버려진 아이들을 방치하는 사회라면
과연 '태어나줘서 고마워' 라고 말해줄 수 있을까 입니다.
이를 통해서 이제 후술하는 5번 목차에서 이야기할
3차 박스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3. 조악한 1차 거래 ?
사전에 치밀하게 조사하시는 고레에다 감독님이기에
이 보다 더 조악한 거래 현실을 접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현실을 표현하는 방법을 아쉬워 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거래 현장 다음에 차 안에서 '심했다' 라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래서 저는 감독님이 제자리로 돌아오려고 했구나 했습니다. ^^
4. 부족한 수진의 서사 ?
( 이건 이동진 님 리뷰와는 상관없는 글입니다.
이동진 님 리뷰에는 이 내용은 없었던 것 같아요 )
브로커 3차 관람을 하면서 새로 발견한 내용으로
저에게는 좀 놀라운 부분입니다.
수진의 서사가 부족하다는 후기를 많이 봤어요.
그래서 이 부분도 집중적으로 봤는데요.
결론은 '생각해볼 만한 수진의 이야기가 많다' 였습니다.
( 1차보고 정자 얘기 나와서 불임이라고 생각했는데
3차보고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
(1) 수진에겐 아이가 있었다
이형사가 수진 남친을 보고 남편감으로 좋다고 합니다.
특히 아이가 생겼을 때 아이를 봐줄 수 있다고 수진에게 말합니다.
수진은 대답없이 씁슬한 표정을 짓습니다.
( 밤샘하는 수진과 아이보는 남친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
우성이가 아플 때 수진은
'감기일 뿐이라고 호들갑은'
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합니다.
( 수진의 아이에겐 더 큰 병이 있지 않았을까요? )
매그놀리아 WISE UP 장면에서
'결혼식 같은거? 쌀?' 이라고 합니다.
( 사실혼 상태라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이동휘 에피소드에서도 나오는 사실혼 )
'사랑보다 더 슬픈 건 정이라고'
수진이 차안에서 부르는 노래입니다.
( 지금의 남친과의 상황을 보여준다고 봅니다 )
(2) 수진의 아이는 죽었다
옥상에서 소영과 다투는 과정에서
수진의 단추가 떨어집니다.
( 수진의 죽은 아이를 암시 )
단추가 상징하는 것은 아이와의 연결고리입니다.
세탁소를 하는 상현은 소영의 헐렁한 단추를 다시 조여줍니다.
그래서 우성과의 인연이 끊어지지 않도록 합니다.
수진이 소영을 증오하는 것은
아이가 죽는다는 슬픔을 너무나도 잘 아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수진 스스로가 말한 착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영화 맨 처음 장면에서
수진이 아기를 베이비 박스에 넣는 장면을 보고
이형사가 수진에게 착하다고 ...
그리고 하는 수진의 말
'나 착해'
추측의 결론은
사실혼 상태에서 아이가 생겼는데
수진이 밤샘하고 남친이 혼자 돌보는 상황에서
아이가 죽었다.
그런 아픔이 있지만 아직 함께 산다.
물론 제 추측이 틀릴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추측의 진위와 상관없이
이 정도 추측할 수 있을 정도의
서사가 영화 속에 존재하다는 점을 느꼈다는 점입니다.
5. WISE UP
수진의 WISE UP 이 끝나고 개구리 비는 내리지 않습니다.
영화 '매그놀리아'와 같은 자극이 있다면
고레에다가 아니라 폴 토마스 앤더슨이겠죠. ^^
하지만 고레에다가 WISE UP 을 삽입한 이유는 있을 것 같습니다.
아이를 잃은 수진이
아이를 버린 소영을 쫓다가
아이를 보살피게 되는 결말은
우연일까요? 필연일까요?
'매그놀리아' 가 던지는 질문입니다.
이러한 질문과 함께
영화는 고레에다 감독 특유의 '순환'으로 끝이 납니다.
영화의 시작과는 조금은 다른 위치에서 다시 시작하는 순환
다만 이 순환은 고레에다가 말한 3차 박스에서 시작합니다.
베이비 박스 -> 2대의 차 박스 -> 사회라는 큰 박스
소영이 마주한 외롭고 작은 베이비 박스에서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우성의 미래를 함께하는
더 큰 박스로 옮겨오고
그렇게 영화는 끝이 납니다.
'태어나줘서 고마워' 라는 상투적인 메세지를 던지는 영화가 아니라
'태어나줘서 고마워' 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는
건강한 사회일까 라는 메세지를 던지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과 다른 분들의 의견 환영합니다.
영화에 대한 의문을 댓글로 남겨주시면
4차 관람 때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보겠습니다.
추천인 100
댓글 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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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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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생각이 더 넓어지는 기분이에요..
태어나줘서 고마워라는 메시지를 한 방향으로만 생각했는데, 해석하신대로 그럴지도 모른다고 설득되네요 ㅎ
해진이 세탁소 차를 해진이라고 명명하는 순간이 세탁소 차가 긍정적으로 변하는 순간이라는거 완전 읽고 감탄했어요!
내일 2회차인데 참고해서 영화 또 보도록 하겠습니다!
덕분에 영화의 감상이 깊어지네요 👍
저는 수진이랑 소영이 싸울 때
소영이가 수진에게 애를 낳기 전에 죽인 사람이랑 애를 낳고 버린 사람, 누가 더 나쁘냐 이런 식으로 이야기했었는데
수진은 소영에게 앞서 책임감이라고 이야기를 하길래, 따로 애를 낳기 전에 어떤 선택을 했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
이렇게 볼 수 있다니, 리뷰 너무 재밌게 읽었어요~
정말 흥미롭게 잘읽었습니다! 영화 다시 보고 싶어집니다. 영화에 대한 다양한 시선과 해석을 보는것이 영화를 더 풍성하게 만들어가는거 같습니다. 추천 꾹!!
잘 읽었어요!
"이런 글 써줘서 고마워"
내일 2회차 보러가는데 작성자님 덕분에 영화를 더 풍성히 즐길수 있을것 같네요. 좋은 글 잘읽었습니다~
수진의 이야기도 흥미롭구요. 저는 동수처럼 버려진 기억이나 엄마한테 받은 상처가 있거나 그 둘 중 하나라고 봤는데 아이가 있었을 거라는 건 생각지도 못했네요! 3회차해야하나.. 글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거래 현장 다음에 차 안에서 '심했다' 라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래서 저는 감독님이 제자리로 돌아오려고 했구나 했습니다. ^^
위의 부분이 이해가 잘 안되는데 조금 더 쉽게 설명해 주실수 있으실까요..?
나머지 해석 및 의견은 이해하고 공감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ㅎㅎ
좋은 글 감사해요👍
그런데 영화관이 냉동실이라고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너무 추워서 당장 뛰쳐나가고 싶은걸 참고보느라 놓친 부분들이 많아서 해진이가 봉고차를 해진이로 명명한것도 몰랐네요.ㅜㅜ 2차하러 가야겠습니다.
무거운 사회문제를 다룬 소재에 비해
잔잔하고 평화롭게만 흘러가는 것 같고,
살인이나 아이를 거래하는 행위를 미화하는 듯한 느낌이었어서 그 쪽에만 신경이 좀 쓰여서 깊게는 생각은 못했는데
후기를 읽어보니, 중간중간 의미있는 장면들이 많구나를 느꼈네요~!
정말 잘 읽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