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펜서] 의식주(3인방)의 속박, 진주목걸이와 춤 (강스포 해석리뷰-2)
다른 노스포글과 특히 해석리뷰 1탄을 먼저 보시면 좋습니다. :)
[스펜서] 전통이란 시간과 무게 (스포 해석리뷰-1)
영화의 실제장소 (스포), 영화속 촬영장소 (스포)
실제 왕실인물 사진, 실제 vs 영화속 패션의 의미
1. 그녀를 위해 준비된 의식주(衣食住)의 거부
옷입혀주는 시녀(의)와 쉐프(식)와 군인/경찰(주).
그녀는 마치 인형놀이의 꼭두각시 마냥... 혹은 허수아비마냥 의식주 모든 것을 왕실에 의탁중입니다.
토악질이 나는 그 생활을 나중엔 받아들이지 않고 죄다 거부하지요.
A. 의(衣)
패션의 아이콘이었던 다이애나의 유명한 빨간코트+검은 모자를 비롯하여,
고증에 입각한 엄청나게 많은 의상이 나오는데...
(대체 왜 아카데미 의상상 후보가 아닌거지?)
영화 속에선 옷을 거부하거나 잘못? 입는 장면들이 계속 나옵니다.
그녀는 허수아비(가짜사람)에게 입혀져 있던 아버지(스펜서)의 빨간 자켓을 챙겨두었다가...
나중엔 허수아비에게 윈저가의 노란 옷을 입혀주고,
진짜 그녀는 스펜서의 빨간옷을 입은채 왕실을 탈출하지요.
(허수아비는 여전히 진주목걸이를 차고 있을 카밀라가 되길 바라는 것 같기도 한...)
클라이막스땐 다이애나가 소녀에서 점점 자라면서 노란옷입고 마구마구 달려나가는데,
'왕실시절=이 또한 지나가리란 개나리시절' 로 여기며 털고가는 것 같기도 합니다.
[스펜서] 실제 vs 영화속 패션의 의미와 샤넬
이 기사를 요약해보면 실제 마린룩은 노란색이 아닌 빨간색이었으며, 그녀의 공식업무때 핫이슈가 된 옷이라는군요.
흰색드레스는 그녀의 웨딩드레스 디자이너가 만든 볼가운과 닮은 꼴로 '준비된 옷(웨딩드레스) vs 선택한 옷(볼가운)'을 상징했답니다.
솔직히 흰색(스프색 포함) 옷들은 걍 다 입기싫은데 억지로 입은 옷인듯한...
도입부의 타탄 체크는 그녀의 절친인 캐서린 워커가 디자인한 것으로 스펜서가 밖으로 내보이고픈+원했던 옷이고,
빨간 코트+검정베일은 본래 별거 직후 크리스마스에 입은 옷이었다는군요. (그래서 실제사진은 표정이 폈었구나...ㅜ)
영화속에선 왠지 밝혀지면 곤란한 문제들을 확 마! 오픈해버리고 싶을 때 빨간옷을 입는거 같기도...
의외로 그녀가 입고싶어했던 건 블랙드레스였는데, 그건 요글 끝부분에...😉 ㅎㅎ
파란옷은 여왕-쉐프를 만나 Currency(통화,통용)에 대해 고민할 때 입었었네요. 이건 파도(wave)를 은유하는 걸라나...
전통이란 시간과 무게, 뉴 커런시 는 요기!
본래는 다이애나가 의상선택에 상당히 주체적이었다고 합니다. (키가 178cm로 거의 모델수준!!)
만약 스타일 조언을 받았다면 개인 스타일리스트인 안나 하비(전 보그 부편집장)나 친한 디자이너 정도였을 거라는군요.
다이애나가 여러 명품라인을 즐겨 입기도 했고,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샤넬 뮤즈라서인지,
영화에 샤넬제품이 꽤 많이 나오고, 크레딧에도 떡하니 감사하다고 크~게 써있습니다... 만?!!
이혼후엔 샤넬의 C 2개가 겹쳐진 로고만 봐도 찰스+카멜라가 생각난다며 거들떠도 안봤다고... 😭
B. 식(食)
도착전부터 샌드위치 시간으로 압박 받다가...
애들이 춥다는데 또! 샌드위치 시간 타령이나 하자, 그녀는 '홀리 샌드위치' 라며 비꼬기 시작합니다.
처음엔 생크림과 민트가 가니쉬된 완두콩 스프(pea soup)가 나오는데 묘하게 그녀가 입기싫어했던 옷색깔이랑 닮았네요.
의외로 빈곤의 상징인 서민적인 음식으로, 역겨운 이 상황에 여따 진주를 뜯어내는 상상을 하는 그녀...
개인적으로 진주알을 빠드득! 씹어 삼키는 장면은 어후우~ 끝내줬습니다. 😳
참! 왕실직원 중에서 쉐프 대런 맥그레디만 유일하게 실존인물 이름을 그대로 썼답니다.
그가 말하길 다이애나가 좋아했던건 살구 수플레가 아닌 크레이프 수플레(crêpe soufflé)라고... ㅎㅎ
살구 수플레와 KFC는 의상과 마찬가지로 "널 위해 준비했어"와 "내가 골랐어!"를 대표하는듯 합니다.
솔직히 셰프는 그녀에게 우호적이었기에, 마지막에 왜 저렇게 잔인한 말을?! 이라고 느끼긴 했지만,
한편으로 그녀 입장에선 너만을 위한거야! 가 엄청나게 부담스럽고 끔찍했을 것 같아요.
(실제로 저당시 섭식장애가 심했다고...)
그녀가 거식증 후 크리스마스 전날밤 폭식증 상태일 때 마구 집어먹던 건 디저트류와 닭다리였는데요.
막판에 갑자기 튀어나온 팝송 "All I Need is a Miracle"에 이어 KFC는 강렬한 임팩트를 주는군요.
(어쩐지 KFC 먹었단 후기가 올라오더란...ㅋㅋ)
나중에 런던 가게되면 타워브릿지가 보이는 템즈강의 그 스팟에서 KFC 먹어봐야짓! 😏
근데, 실제론 애들 델고 맥도날드를 자주 갔대요. ㅋ
그 밖에 쉐프가 디저트 이름들을 주르륵 나열하다가 '하이그로브'를 유난히 강조하던데,
이건 찰스왕세자가 거주하는 저택(with 농장)이름이자, 그가 만든 왕실 자선재단의 럭셔리 티 브랜드입니다. 😅
사냥터에서 찰스가 홀짝이는 장면이 나오지요. (누가 영국사람 아니랄까봐...ㅋㅋㅋ)
C. 주(住)
커튼/철망을 자르고 밖으로!, 고향집(본원)으로!
나중에 그녀를 죽음으로 이끈 파파라치들은 겁주는것 마냥 계속 있다고 언급만 될 뿐,
성당 앞에 진치고 있을 때 빼고는 솔직히 존재감이 딱히 안느껴집니다.
다만 그녀의 일생을 아는 관객들은 그 경고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게 되죠.
소령은 사진찍힌다며 자꾸 커튼을 치지만, 영화속 느낌은 오히려 사냥용 꿩을 새장 안에 가두는 거 같았습니다.
왕실 내부의 은밀한 얘기가 밖으로 새어나가는 것을 막으려 한 것도 있겠으나,
실제론 당시 다이애나의 인기가 하늘을 찔렀기에, 그녀가 매스컴의 관심을 독차지하는 걸 찰스가 질투했었다는...
결국 그녀는 커튼의 실밥을 잘라 숨을 내쉬고,
몸이 진짜 안좋다고 전해!! 를 외치며 앤불린의 혼령과 물아일체되어 만찬장으로부터 되돌아가다가...
철망을 잘라 고향집에 가게 되는데...
그레고리 소령은 의외로 가게 냅둬!라 하는군요?!
2. 조연 3인방의 입장은? (Noise / Fit / Oath)
여튼 의식주를 대표하는 왕실직원 3인방은 그녀를 전통 속에 얽매이도록 하는 존재이면서도,
그녀에게 애정 또한 갖고 있는 듯 합니다.
마치 밖에 있을 대중들/파파라치들 마냥 양가적인 감정이 혼합된 듯 했어요.
쉐프는 Noise를 주의시키며 그녀의 입에 맞는걸로 어떻게든 잘먹이도록 노력 했지만, 경계를 허물 도구를 가져다 주었고,
(실제론 거식증/폭식증에 시달렸을 그녀 때문에 가장 스트레스받는 직무일 듯한...ㅜㅜ)
매기는 Fit을 안심시키며 그녀가 몸에 잘 맞춰 견뎌내길 바랬지만, 결국 바닷가로 나가 자유롭게 바람을 쐴 수 있게 해주었지요.
(실제론 의식주 중 패션이 다이애나가 가장 자유롭게 본인을 표현할 수 있는 부문이었을 듯...)
문제의 그레고리소령은 비록 그녀에게 계속 늦었다(Late)며 전통이란 시간과 무게를 압박하고,
자리를 벗어나지 않게끔 관리할 뿐 아니라... 주위의 시선을 경계하며 커튼을 치고,
앤볼린 책을 가져다줘서 괜히 목 잘리지 말고 순종?하라고 경고했었는데요.
군인출신답게 왕관의 Royalty에 충성을 맹세하고 서약(Oath)에 목숨을 거는 사람이었지만...
벨파스트에서 어린시절 말을 길들이지 못한 전우의 뒷이야기를 못들은 채, 그 전우의 죽음 덕에 살아난 트라우마 때문인지,
어린시절의 집으로 돌아간 그녀의 뒷 이야기가 최근(Lately)까지 이어지도록... 조용히 방관해/놓아주었던...
참고로 다이애나는 왕실사상 최초로 결혼서약서의 기도문에 있던 순종이란 단어를 읽지 않고 생략한 것으로 유명하답니다.
나중에 그녀의 며느리들 또한 서약서에 있던 남편에게 순종한다는 문구를 삭제했지요.
소령의 전우가 키우던 말이 절대 길들여지지 않았길 바란다는 그녀의 말이 참 의미심장하더라는...
3. 앤볼린-제인시모어와 진주목걸이
영화속에선 앤볼린 책과 진주목걸이가 중요한 소품으로 나옵니다.
소령이 가져다둔 헨리8세의 왕비 앤볼린의 이야기 때문인지, 역사속 삼각 관계에 매몰된 그녀는...
헛것을 보는 등 불안감-두려움에 점차 휩싸입니다.
헨리 8세(≒찰스)가 앤볼린(≒다이애나)과 이혼하고, 제인 시모어(≒카밀라)와 결혼하려고 앤을 불륜으로 몰아 목을 쳤거든요.
[스펜서] 노스포 총평과 앤볼린 이야기
찰스가 둘에게 똑같이 선물했다는 진주 목걸이를 찬 목 부위가 근질근질한게,
정신나갈듯한 심정을 스릴러처럼 담아냈습니다.
처음에는 그 진주목걸이를 윈저가의 식탁에서 안으로 먹어 삼킬까?를 상상했다면,
결국 스펜서가의 계단에서 밖으로 터트리는 쪽을 택했네요.
(실제로 자해/자살시도를 꽤 많이 했다고...)
진주목걸이는 마치 결혼의 지속, 남녀관계(feat.불륜)란 족쇄를 상징하는 듯 합니다.
4. 포켓볼의 검정색 8번공 (feat. 커튼, 피플)
당구대 앞에서 아들이 안전하도록 사냥에서 빼달라는 그녀에게 찰스는 옷, 음식, 지각, 커튼 얘기들만 계속 뺑뺑 돌면서...
니가 똑같은 목걸이 줘서 내가 표적(circling)이 된거잖아! 란 말에 난 커튼 잘치그등? 하는... 하아... ㅂㄷㅂㄷ 딥빡! 😡
참고로 찰스가 집착하는 커튼(curtain)은 원래 법정(court)을 가리는 장막에서 나온말이라,
향후 이혼하게 될 그들을 암시하는 듯합니다.
또한 그는 국민(people) 운운하며 두가지 모습으로 살라면서, 그들은 우리가 특별한 존재(not people)이길 바래! 라고 하지만,
나중에 그녀는 The People's Princess로 불린답니다.
찰스와 다이애나 사이에서 공이 왔다갔다하다가, 너빼고 너 얘기 모두다 알지롱! 에 또 딥빡! 🤬
게임을 끝내야할 검정색 8번공을 툭 떨어뜨려 낙(落)이 된건 "너랑 더이상 이 게임판에 안있어!" 를 의미한다는...
결국 이 생활을 청산하겠단 그녀의 결단을 상징하는 장면이었네요.
5. 그녀의 춤사위와 종교적 의미
참고로 그녀는 어릴 때부터 발레와 춤을 좋아했으나, 찰스는 움직이는 걸 싫어했다고 합니다.
결혼초 남편을 위한 서프라이즈로 발레 댄서와 공연(업타운걸)을 하시기도...ㅠㅠ
https://youtu.be/pmf-P0xkd9A
(1985년 결혼초 남편X?을 위한 공연)
영화 후반부, 계단끝에서 목걸이를 끊기 직전! 마치 어린시절 스펜서가에서 발레하듯...
그동안 입어왔을 옷들이 계속 바뀌면서 미친듯이 춤추다가, 소녀가 자라나 윈저가를 마구 달려나가는 (상상)장면은 정말 백미입니다.
음악도 엄청나게 웅장한게 취향저격이었어요.
고향집에서 흐르던 ost제목은 Home-Lacrimosa(진혼곡), 춤출땐 Crucifix(예수가 못박힌 십자가상) 였네요.
(대체 왜 아카데미 음악상 후보가 아닌거지?)
아마도 별거후 자유롭게 부활하기 직전, 왕실에서의 삶을 쭉 반추하는 마지막 고난의 춤사위인듯한...
또한 앤불린 책의 부제가 한 순교자의 삶과 죽음(Life and Death of a Martyr)이었기에,
그녀가 왕실개혁의 대속물?이 된다는 종교적 의미가 다소 내포된 듯 합니다.
결국 맨처음 그녀가 입고싶어 했던 블랙 드레스는 (그녀 본인의) 장례식 때 입는 옷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부활의 신호탄을 알리는 무도회복을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존 트라볼타와 한곡 땡기시는 유명한 사진)
트라볼타 드레스라고도 불리는 위에 옷 뿐 아니라,
리벤지(나는 복수다!ㅋ) 드레스라는 별칭으로 유명한 아래 드레스도 시크한 블랙이랍니다.
찰스가 자기도 나름 용썼었다며 카밀라와의 불륜을 시인한 인터뷰 방송날 입어서 특히 유명한데,
내가 백만달러짜리처럼 보이고 싶다며, 그날 베니티 페어 행사때 이 과감한 오프숄더 드레스로 급 변경했다는군요.
왠지 다이애나에게 블랙이란 자신의 가치를 드높이는 자유로움/부활의 상징 같네요.ㅎㅎㅎ☺️
덧.
제가 학생때 다이애나는 어마어마한 셀럽이었으나, 젊은 분들은 잘 모르시는 듯 하여...
그녀의 성격을 잘 드러낸 인터넷 뉴스 2개를 소개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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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hi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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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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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튼 존이 조문송 불렀던게 기억나네요.
여러 팝스타 뮤지션들이랑 두루두루 친하셨던...ㅠㅠ
마지막에 클래식풍이 아니라 팝송 나온게 넘나 좋았습니다.
너무 웃겼어요 ㅋㅋ 그놈의 하이그로브
하나하나 가 정말 꼼꼼하고 섬세한 리뷰예요 이번 글도 재밌게 읽었습니다 😊
뭔가 포인트 되는 단어나 명칭은 떡밥인거 알아봐달라는 듯 몇번씩 강조해서 말해주니 좋더라구요. ㅋㅋㅋ
생각보다 내포된 의미가 많군요
쓰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
역사물이나 심리를 파고드는, 영상이쁘고 음악좋은 영화를 선호하기도 하지만,
요렇게 떡밥 많은 영화는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해서 자꾸 덕질하게 되는거 같아요.ㅋㅋㅋ
정말 너무 유익하고 재밌었습니다ㅠㅠ
저는 다이애나비를 스펜서 보면서 거의 처음 들었는데요(어렸을 때 어렴풋이 들은 것 같긴하지만 기억이 없어요)
오늘 이 리뷰보면서 영화에 대한 이해가 더 깊어졌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녀를 기억하는 세대나, 특히 영국인들이 보면 굉장히 가슴아플 거 같은...)
저도 어렸을 때 워낙에 유명하신 셀럽이라서 이런저런 이미지나 이야기거리가 어렴풋이 기억에 남아있는데요.
덕분에 관련정보를 쉽게 다시 검색해볼 수 있었네요. ㅎㅎㅎ
여러모로 다이애나의 심리상태에 확 이입되도록 잘 만든 거 같았습니다.
그녀가 왜 섭식장애랑 자해/자살시도를 했는지 이해시키기 쉽지않았을텐데,
갑갑해서 미치고 팔짝 뛰겠다 싶더라구요.
음식에 관한 이야기들을 제일 흥미롭게 읽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