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펜서] 전통이란 시간과 무게, 그리고 뉴 커런시 (강스포 해석리뷰-1)
스포리뷰를 적다가 넘 길어져 두편으로 나눴어요. 근데, 그래도 기네요;; 😂
NEXT> [스펜서] 의식주(3인방)의 속박, 진주목걸이와 춤 (강스포 해석리뷰-2)
다른 글을 먼저 보셔도 좋을듯요. 😉
영화의 실제장소 (스포), 영화속 촬영장소 (스포)
실제 왕실인물 사진, 실제 vs 영화속 패션의 의미
1. 나 지금 어디?
갑자기 Fuck!이 나와서 깜놀했던 오프닝입니다.
길을 잃은 다이애나비가 나중에 아?! 나 여기알아! 옛날 울집근처구만! 거의 다왔었네!! 하는 말이 의미심장한데요.
실제로 그녀가 태어나 14살때까지 살았던 저택 파크하우스는 왕실가족이 휴가를 간 샌드링엄 저택과 1마일(1.6km) 거리였답니다.
(본래는 황폐해지지 않았고, 자선단체에 기부함)
다이애나가 윈저가를 떠나 스펜서가 되고픈 갈림길에서 방황하고 있음을 드러내는 도입부였지요.
드라이브(drive)는 힘을가해 움직이단 뜻인데,
처음엔 무작정 드라이브해서 오다가 길을 잃었지만(lost), 마지막 드라이브땐 의도적으로 왕실을 놓쳐?버리는군요.(lost)
2. 블랙워치가 감시하는 전통의 시간과 무게
계속 몇시에 밥먹어라, 디저트 먹어라! 라며 시간을 독촉하고,
체중 3파운드(1.36kg) 찌워라! 라며 무게를 측정하는 블랙워치(검은 감시단) 출신의 그레고리 소령.
(89~92년 왕실을 관리한 공군중장 출신 데이비드 워커 경이 모티브라고...)
다이애나비는 여긴 과거-현재-미래 중 미래가 없다고 표현합니다. 게다가 현재는 과거와 동일하다고...
그녀가 슬픈 이유는 과거 때문이라 하지만,
클스마스에서 Present(선물)을 젤 좋아하는 윌렴은 현재가... 해리는 미래가 문제같다고 하는군요.
그러고보니 시제 가운데 소령이 계속 압박하는 Late(늦었네)란 표현은 Lately(최근의)와 맞닿아 있고,
찰스에게 말하는 Early(빨리 왔네)란 표현은 괜히 Earl(백작)이 떠오릅니다. (상관은 없음.ㅋ)
또한 그녀가 자꾸 말하는 Lost(길을 잃었네)는 이미 지나가버렸단 뜻이 내포되어 있지요.
빅토리아 여왕의 각질이 둥둥 떠다니고, 난방조차 안되는 얼어붙은 시댁에서...
그 옛날 앨버트 대공(빅토리아여왕 남편)의 장난으로 시작된 전통의 무게에 짓눌린 삶이란...
모든것이 측정당하는 신세의 그녀입니다.
(후반부의 냐하하! 110키로! 😜가 킬포!)
3. 꿩 같은 신세의 다이애나비
도입부에 죽은 꿩 사체 위로 군용차들이 지나가는데 참 조마조마합니다.
군인들이 절대 밟지는 않는 로열?한 꿩?!
다이애나는 이쁜데 멍청하고 무쓸모한 가축이라는데 연민을 느끼는군요.
왕실 남자들이 장난삼아 사냥하는 꿩에게는 총에 맞거나 혹은 차에 치여죽는 두가지 삶 뿐이라는데...
(결국 그녀는 나중에 차사고로...ㅠㅠ)
그녀가 꿩사냥에 난입해 이를 중지시키고, 아들들을 빼낸다는게 참 의미심장합니다.
(참고로 윌리엄왕자는 평민과, 해리왕자는 혼혈의 미국인 이혼녀와 결혼했다는...)
여튼, 영화속 배경인 91년 크리스마스가 지나고 92년에 다이애나는 별거를 발표하게 되지요.
장남 윌리엄은 이때(10살)부터 어머니와 함께 자선단체 후원 등의 공식적인 활동을 시작한답니다.
4. 왕실/대중의 시선? 사람의 감시가 끔찍한...
말이 밖으로 새어나가면 안돼! 라면서, 다들 무슨일이 일어났는지 듣고있고, 알음알음 말을 전하고있는 상황입니다.
에효... 지옥이 따로 없... ㅠㅠ
솔직히 블랙와치 출신 뿐 아니라 의식주를 담당하는 모든이들이 감시단 같단 느낌을 받았어요.
그나저나 전 시녀 매기를 왜 이렇게 설정한건지 처음엔 감이 잘 안오더라구요.
(그녀의 표현대로 약간 뜬금포라고 느낀...)
다이애나가 미쳤다고 말했단 풍문 vs 널 다른의미로 사랑해란 고백, 이 극과극을 어떤 의미로 넣은건지.
(분명 의도가 있을텐데, 영 깔끔하게 정리가 안되는 기분?)
다이애나가 어느정도 틀에 맞춰 버텨주기를 원하면서도, 가쉽거리 마냥 그녀의 정신상태를 전하고,
알몸을 몇번이나 봤을 정도의 관계에, 또한 너무나 깊이 사랑한다는 게 참 아이러니합니다.
게다가 널 사랑하는건 나 뿐만이 아니야... 라니!!
여기엔 쉐프나 다른 시중들, 더 나아가 대중들 또한 해당된다고 할 수 있을텐데... 참 혼란하군요.
매기의 애정은 그녀를 끔찍이도/끔찍할 정도로 사랑했던 대중들의 모순된 감정을 비유하는 걸까요?
그래도 매기와 함께있을 때 숨통이 트이며, 자유를 만끽하는 다이애나입니다.
참고로 다이애나는 드레서 중의 한명인 페이 애플비(6년간 일하다 결혼하며 퇴직)와 매우 가까웠으며,
나중에 그녀의 결혼식에도 참석하고 애플비가 암투병 중일때도 연락하고 지냈다고 합니다.
이후의 드레서랑은 사이가 엄청 나빴다고...
5. New Currency / The People's Princess
여왕이 한 말 중에 굉장히 의미심장하게 팍 꽂히는 단어가 있었는데요.
바로 'Currency'(통화, 유통, 통용되는 화폐) 입니다. (요건 자막이 잘 못살린 측면이 좀...ㅜㅜ)
다이애나는 대중들에게 노출되는 성당 나들이에서 다른 옷을 잘못입고 갔다가 남편한테 욕먹었죠.
뒤이어 크리스마스 공식성명을 발표했던 tv 장면을 보다가 여왕님께 옷이 참 이쁘다고 말하는 그녀...
여왕님은 난 골라준 옷을 안입었거든... 우후훗! 😏 이럼서,
파파라치 땜에 개고생하는 그녀를 걱정하며,
문제될 건 화폐에 박히는 초상화일 뿐, 너도 함 박혀보면 알거라는 듯... 그게 통화(Currency)란다... 라고 말합니다.
(영국 모든 지폐와 동전에 자신의 모습이 새겨지는 여왕님 클라스...ㄷㄷㄷ)
그뒤로, 다이애나는 꿩의 신세가 어떻게 되는건지 셰프에게 물어보러 갔다가...
(직원중 유일하게 실존인물 대런의 이름을 그대로 씀)
겸사겸사 앤 불린 유령을 봤다, 매기는 나보고 미친뇬이랬단 얘길하자,
No Noise(소리 낮춰!)를 입에 달고 사는 쉪은 다이애나에게 그런건 큰소리로 말하지 말라고 걱정어린 조언을 합니다.
여기에선 그런 말이 이방저방을 떠돌아다니게 된다고, 그게 통용(Currency) 된다고...
참고로 폭식/야밤에 고향집가다 걸렸을 때랑 요씬, 크레딧 중반에 흐르는 ost 제목이 New Currency 더군요.
나중에 매기와 함께 바닷가에 간 다이애나는,
내가 Queen(왕비)이 된다면 사람들은 날 어떻게 기록할까?를 고민하다,
정복자 윌리엄, 처녀왕 엘리자베스처럼 한줄평으로 압축될텐데... 난 insane(미치광이)이라고 할까? 뼈있는 농담을 합니다.
아마 저포함, 매기와 쉐프 포함, 또 다이애나를 아는 모든이들은 그 답을 이미 알고 있을텐데요.
다이애나에게 통용되는 대표적인 수식어는 바로...
'The People's Princess' (대중이 사랑한 왕세자비) 랍니다.
비록 남편에게는 사랑받지 못했을 지언정,
얼굴만큼이나 아름다운 마음씨로 수많은 자선사업과 봉사활동을 함으로써 모든 이들에게 사랑받았던 다이애나...ㅠㅠ
6. 내이름은 스펜서!
여튼 아이들이 최고의 크리스마스란 땡땡이치는거라며 기적이 필요하다고 했던 것처럼...
All I Need is a Miracle 노래에 맞춰,
아이들과 씐나게 드라이브하다가 들린 KFC 드라이브 쓰루!
오프닝의 드라이브 땐 길잃고 헤매던 식당에서 다들 "어맛? 저사람 다이애나야!" 했다면,
이제는 "안뇽! (주문자인) 내이름은 스펜서!" 를 말하는군요. 😏
윈저가의 웨일즈 공주(이 직함은 이혼해서도 유지했지만)에서 다시 스펜서 백작가의 레이디가 된...
새삼 제목이 <다이애나>가 아니라 <스펜서>인게 꽤 멋진 선택이었단 생각이 드는 엔딩입니다.
그나저나 타워브릿지가 보이는 템즈강에서 툭 마무리되는 건 왠지 헛헛한 감정이 들었어요.
이후 인생의 결말을 알아서 그런가...ㅠㅠ
아마 그녀는 이듬해 별거를 발표하게 되고,
굉장히 자기주도적으로 아들들과 함께 활발히 사회활동을 이어나가다...
이혼에 성공하게 되나, 이혼 1년만에 파파라치에 쫒기다... 차사고로 R.I.P. ㅜㅜ
>NEXT: '의식주(조연3인방)의 속박과 진주목걸이' to be continued...
덧.
유툽 알고리즘이 꽤 재밌는 분석리뷰를 띄워주더군요.
https://youtu.be/YNbBzrmUOhA
솔직히 요거 쓰는 도중에 봤다가, 순간 김이 팍 새버리기도 했어요. ㅜㅜ
넘 친절하고 유용하니 좋으면서도 위험하더라는... ^^;
제 생각정리가 미처 안되어 있을 땐 새삼 뭘 먼저 보면 안되겠구나...란 생각을 하게됐네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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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hira
추천인 25
댓글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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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본에 굉장히 심혈을 기울인 거 같더라구요.
영어 표현 땜에 2차가 땡기더라는...ㅎㅎ
전 다이애나비 생전에 tv에서 많이 접해서 그런가... 참 가슴아픈 영화였습니다.
.
초반에 Drive, Lost, Late란 단어를 계속 힘주어 몇번씩 말하더라구요. ^^
그래서 인상깊은 단어로 기억해놨었는데,
커런시는 귀에 세번이나 꽂혔음에도 자막이 별거아닌 취급하길래 중요한 단어가 아닌가? 했다가...
ost 제목보고 아! 다 뜻이 있겠구나?! 뒤늦게 깨달았네요. ㅎㅎ
심지어 'Spencer'랑 'New Currency'가 메인 테마곡 같더라는...
오 너무 멋진 내용들 잘 보았습니다(어디에 글 게시하시는 분 같아요). 티모시의 구두는 군인이여서 그런지 반짝반짝하였어요. 그리고 제일 처음 요리사들 씬에서도 군화를 신었던가 소리가 나서 혹시 요리사들도 군인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군용음식박스옆에는 22.12.91.이라고 표기 되었었고, 영화볼때는 영화 집중한다고 생각을 놓쳐서. 매기는 여성을 사랑하는 실제 고백이였던것 같아요. 내가 그렇게 다이애나를 사랑하는데 어떻게 그런 소문을 낼수 있나요 하는 반어적인 의미로. 소문을 낸 것도 찰스의 계획이였던것으로 저는 이해를 해서. 내가 무엇인가 창작을 할때 참고자료를 읽어볼수 있지만, 유튜브는 영상 정리는 피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영화보기전 영화생활 시청 절대금지처럼). 오늘 하나 더 보게 된 것은 마지막 씬에서 점퍼가 리바이스였다는 것 (아이들이 추위에 떠는 모습만 나와서 점퍼를 입혔을수도). 미사에 참석한 곳으로 나온 노퍽 성당(Norfolk Attleborough St Peter & St Paul's Church)과 매기와 같이 이야기 하고 뛰던 노퍽(Old Hunstanton Beach)해변도 찾아보았습니다. 버틀러스 워프 피어Butler's Wharf Pier 추측성 위치 사진 올려봅니다. (스포주의) 다른 곳은 독일이였다는 것이 슬프고도 놀라운 사실ㅡㅡ; 막내 해리포터 어릴때 론 같아요 보면 볼수록 (KFC는 나중에 크리스틴하고 아이들 월드 모델로 써야할듯 이렇게 무료로 홍보 많이 할 수 있을지^^ 샤넬보다 몇배는 홍보된듯)
오옷?! 템즈강 스팟은 뷰가 거의 정확한 거 같아요!
담에 런던가면 저기서 꼭 KFC를 먹으리라! ㅋㅋㅋㅋ
그나저나 실제로 자주 갔다던 맥도날드는 땅을 치며 울고있을 듯한... ^^;
역사극들이 대게 실제 장소랑 촬영장소가 다른데 성당도 달랐군요?!
(원래는 샌드링엄 근처의 성 막달라마리아 성당 들르는게 왕실 코스였대요. )
여성으로서 사랑한다는 설정은 첨엔 진짜 그녀말대로 더 쇼크! 였는데...
이루어질수 없음에도 그녀를 넘나 깊~이 사랑한다는 느낌 땜에 대중을 의미한게 아닐까 걍 껴맞춰 봤습니다. ㅋㅋㅋ
그래서 풍문도 실제론 걍 걱정어린 맘에 우리 다이애나님이 미쳐가! 어뜨케!! 이런식으로 말한게 아닐까 싶더라는...
영화가 맘에 들면 덕질하면서 익무에 시리즈로 글쓰는게 왠지 낙이 된거 같습니다. ㅋㅋㅋㅋ
여러모로 취향저격인 영화였네요. :)
항상 좋은 글 올려주시는 리뷰 땜에 익무에 Nashira님 글 뜨면 반가워서 열어봅니다 ㅎㅎ
글을 참 읽어 내려가기 쉽고 지루하지 않게 쓰시는데 대단한 능력이신듯 합니다.
블랙워치가 저런 의미란 것도 처음 알았구요,
영화에 대한 상식과 감성이 덕분에 늘어갑니다.
감사합니다 진심으로^^
오옷...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ㅎ
좋은 영화 만나면 계속 메모하면서 무슨 의미일까 곱씹게 되더라구요. :)
상식이 많기보단 걍 호기심이 많아서 그때그때 추가 자료검색을 많이 해보는 편이에요. ㅎㅎㅎ
전 전쟁영화들 덕에 하이랜더-블랙워치 연대를 알고 있는건데,
아마 게임하시는 분들도 좀 아실듯요.
미쳤다고 말하고 다녔다는 건 부정하지도 긍정하지도 않았지만 원래 루머라는게 특정 인물이 말했다기보다 그냥 암암리에 대중의 입으로 전해지기 마련이니까요
저도 모티브가 된 인물이랑은 관계가 딱히 없는 설정같아서... 대중을 상징하는 거라고 받아들였습니다.
아마 미쳤다고 말한건... 걍 걱정하는 듯이 "우리 다이애나님이 스트레스를 너무 받아서 미쳐가... 어뜨케!" 정도지 않았을까 싶어요.
가쉽을 쉽게 소모하고, 걱정하는 말도 아무렇게나 편하게 뱉지만...,
그럼에도 그녀를 엄청나게 사랑했던 당시 영국 국민의 모습이지 않았을까...
정보, 후기 감사합니다~^^
덕분에 영화가 더 특별해진 느낌이예요
n회차 할 예정인데 더 몰입될 것 같아요!
전 2회 했는데, 변기?드레스포스터가 땡겨서 3차를 할까말까 고민중이네요. ㅎㅎㅎ
늘 깊이 있는 해석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