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펜서] 다이애나 메모리얼 분수 @ 런던 하이드파크 (인생스포)
스펜서 관련 마지막글입니다. ㅎㅎ
오늘은 개인적으로 영화를 보고난 뒤 떠오른 다이애나비의 추모시설을 델고와봤습니다.
(영화랑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듯 해서 끄적게용 같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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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애나비는 영화속 배경인 91년 12월 직후, 92년에 찰스왕세자와의 별거를 발표했는데요.
그리고 96년 이혼한 뒤, 1년만인 97년에 파파라치에 쫓기다 자동차 사고로 사망했습니다. ㅜㅜ
이혼후 교제중이던 남자가 아랍계인 대부호였기에 왕실에서 공작한거란 음모론이 꽤 돌았는데,
당시에 왕실 폐지론도 나오고 난리도 아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다이애나를 사랑했던 국민들이 엄청난 충격을 받고, 분노로 부글부글 들끓었던...
결국 사후 2년뒤인 99년에 왕실주최로 추모시설을 만들겠단 얘기가 솔솔 나오게 되었지요.
그러다 01년 제가 막 건축과 새내기였을때,
이 메모리얼 분수/공원의 국제 설계공모전이 엄청나게 큰 이슈였습니다.
참고로 80년대 미국 베트남전쟁 메모리얼은 당선자가 21살 예일대생이라는 깜짝 반전이었기에,
요런 설계공모 한번 뜨면 다들 관심이 많았어요.
그리곤 1년 뒤인 02년, 당선작품을 보고 모든 건축/조경학도들이 와아아... 끄덕끄덕했습니다.
당선자는 미국인 조경가 캐서린 구스타프슨으로,
빤한 동상이나 비석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런던 하이드파크 한켠에 아주 작고 심플한 물길(분수)을 만들었거든요.
(03년에 착공해서 04년 7월에 오픈함)
https://goo.gl/maps/Z8hJiwtZhfwnFEu29
모든 설계공모가 그렇듯(에펠탑처럼...) 물웅덩이야 뭐야! 웅장하질 않잖아! 란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았습니다만,
여왕님과 윌리엄+해리왕자는 맘에 들어했다네요.
설계 컨셉으론 다이애나의 자질이었던 'Reaching out – letting in' (손을 내밀어 - 들여 보내다)를 담았으며,
두방향의 물줄기가 다이나믹했던 그녀의 삶을 은유하면서도 결국엔 평온한 풀(pool)에 이르게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알고보면 분수바닥의 패턴과 깊이, 폭, 경사, 물소리와 형태, 유속설계가 겁나 복잡해서, 엄청난 시뮬레이션 끝에 시공했다고...)
의례 만들어지던 휘황찬란하게 위로 확 뿜꺼나 팟 내려오는 분수가 아닌,
지면에 바짝 붙어 리드미컬하게 흐르며 순환하는 링 형태로 '물의 목걸이'(Necklace of Water)라고도 불린답니다.
또한 아이들이 마음껏 발담그며 편하게 뛰어놀수 있는 누구에게나 열린 시설이기도 하구요.
참고로 다이애나는 아이들을 매우 좋아해서 전세계 어린이 관련된 구호활동을 많이한 걸로 알려져있는대요.
결혼전에 했던 유일한 사회생활 경험도 유치원 보조교사/보모였다고 합니다.
근데 수로모양을 보니까 왠지 요 물놀이 사진(후룸라이드?)이 떠오른....ㅠㅠ
여튼 이 분수는 영화 <스펜서>의 주요 키워드들이랑 참 닮은꼴인 거 같습니다.
무거운 장신구인 진주가 아닌, 반짝이는 물로 된 목걸이 모양 같은,
대지에 순응하듯... 바닥에 낮게 깔려 잔잔하면서도 다이나믹하게 흐르는 소박한 형태로...
탁트인 자연이랑 어우러지며, 아이들이 맘껏 뛰놀 수 있다는 게 참 비슷한 듯요.
참!
그녀가 세자비 시절에 살았던 켄싱턴 궁 한켠에는, 피터팬을 모티브로한 다이애나 메모리얼 놀이터도 있답니다.
10시부터 해질때까지 개방해두고 매년 백만명 이상이 무료로 놀고간다는군요.
[작품에 대한 평가]
이 다이애나 메모리얼 분수는 82년 마야린이 설계한 베트남전 메모리얼(아래사진) 못지않게,
단순한 디자인이면서 추모의 의미를 잘 살린 진정한 메모리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참고로 제가 전세계 추모시설 탑5로 꼽는 곳은...
- 워싱턴 베트남전쟁 메모리얼
- 베를린 홀로코스트 메모리얼
- 베를린 유대인 박물관
- 뉴욕 911 그라운드 제로 (옛 WTC 건물자리)
- 런던 하이드파크 다이애나 메모리얼 분수입니다.
(아마 많은 건축/조경가들이 비슷한 의견일듯한...)
여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분수 10 으로도 손꼽힌답니다. (영국 BBC 선정이긴 함.ㅎ)
http://news.heraldcorp.com/view.php?ud=20170317000680
덧.
미국 베트남전 추모시설의 당선자는 중국계 학생,
영국 왕실의 추모시설은 당선자가 미국회사란 것도 참 아이러니하지요. ㅎ
(급 배트맨을 연기한 영국배우 패틴슨과 영국 왕세자비를 연기한 미국배우 스튜어트가 떠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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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hira
추천인 25
댓글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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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스펜서 개봉 덕분에 다이애나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 다시 생기고(찰스 이 🐶🐶) 추억도 되새길 수 있는 시간이어서 좋았습니다 올려주신 글들도 감사히 잘 읽었어요 😊
영화가 참 매력적이더라구요. 아마 다이애나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추억에 젖을듯한...
부디 찰스가 왕이 되지 않게 여왕님의 만수무강을 빌어봅니다. ㅎㅎㅎ
좋은 영화는 이런저런 수다 꽃을 피우게 만드네요. ㅎㅎㅎ
늘 흥미진진하면서도 세심함이 돋보이는 글들 감사한 맘으로 잘 읽고 있습니다.
이번 편에서는 특히 Nashira님의 '인생 스포'에 풉! 웃으며 저도 모르게 제 학번이랑 비교도 해보게 되는군요. ㅎㅎ
한편 다음엔 또 어떤 영화에 꽂히실까 은근 기대되네요^^
엌! 다이애나 인생스포 였는데 졸지에 제 연식 탄로가...ㅋㅋㅋㅋ
요즘엔 더노스맨이랑 탑건 기대하고 있습니다.
아는 역사물이어야 박찬호? 모드가 될텐데... ㅋ 1,2차 세계대전 전쟁물이 좀 나와줬음 좋겠네요.
오? 가보셨군요!! 공원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있어서 이게 추모시설인지 잘 모를수도 있을거 같아요. ㅎㅎㅎ
워낙 엄청나게 커다란 공원의 안쪽이라 아는 사람 아니면 많이 안가볼만한 위치이기도... ^^;;
으허~전 그 서펜타인 리뉴얼후엔 런던엘 못가본...ㅜㅜ
언젠가 가게되면 날잡아서 걍 하루종일 하이드파크 주변에서 유유자적하게 거닐고 싶어요. ㅎㅎ
켄싱턴궁이 하이드파크 서쪽끝에 있어서 플레이그라운드 또한 같은 공원안에 있는 느낌이랍니다. ㅎㅎ
근데 문제는 하이드파크가 워낙에 큰;; (거의 여의도만한...^^;)
정말이지 스펜서 후기에서 세계 추모시설 탑5를 배우게 될 줄야....!!👍판타스틱 익무에요. 진짜~~~~🤩
저도 런던(비안오고 날 좋을때...ㅋ) 다시함 가보고싶네요.
와.... 역시 뱅크시!!! 아이디어 정말 눈물 나게 좋네요. ㅜㅜ (근데 해롯.....ㅋㅋ 남친네 백화점에서 산거려나;;)
놀이터가 엄청난 명소였군요?! 아무래도 분수는 무쟈게 게 큰 하이드파크의 안쪽에 자리하고,
놀이터는 쟈철역이랑도 가까운데다 켄싱턴궁 옆에 있어서 더 인기가 많을거 같아요.
영국갔을때 이런정보를알앗어야햇는데!ㅠㅠ
다음에 꼭 가보고싶어요
하이드파크가 워낙에 커서 아무래도 여유있게 공원 산책할만한 일정일 때 들러볼 수 있을거에요.
다이애나는 참 영혼이 아름다운 사람이었던 것 같네요.
뜻깊은 글 잘 봤습니다.
한번 꼭 가보고 싶네요..!
인생 스포네요 ㅎㅎ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