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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alive], 2014

스타니~^^v 스타니~^^v
705 1 0

 

movie_imageK10NM1JQ.jpg

 

 

 

연출 박정범

출연 박정범(정철), 이승연(수연), 박명훈(명훈)

 

어떤 '고통의 질감'을 담는 카메라(의 움직임)

 

이 영화는 불편하다.

이 불편하다는 의미는 느린 흐름으로 정철과 연관된 사람들의 직간접적 고통을 제시하고 보여주는 것에 불편하고,

라고 물으며 그들의 고통을 하나하나 추론해가야만 이들의 몸짓을 알 것 같다는,

막연한 나의 답 없는 고통의 질문에서 '불편하다.'

감독은 4~5시간을 고려해 <산다>를 연출했다고 하지만 상영을 온전히 해야 한다는 물리적인(자본적 논리이기도 한) 이유에서 166분으로 편집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내가 갖는 불편하다는 의미에 또 하나가 추가되는 것은 편집되어 암전된 2시간에 가까운 영상들이 <산다>에 담기는 산자의 고통을 온전히 말해줄지도 모른다는 궁금증의 불편함과,

각 인물들의 고통에 대한 의문의 해갈이 있을 것이라 추측을 하게 된다

 

앞서 2011년 감독의 <무산일기> 또한 어떤 이의 고통을 담고 있다.

일인극으로서 '보여주는' 고통의 점철과도 같은 <무산일기>에는 60여년의 절단된 국토의 동족이 탈북자’란 명칭으로 등장한다.

그래서 감독의 카메라는 영화 속 인물과 개입되기를 주저하고(‘거부가 아니다) 바라보는 카메라,

3인칭 시점을 유지한다.

흔들리고 멀찍이 떨어져 지켜보고 부감숏으로 주위를 맴돈다.

<산다>의 카메라 역시 <무산일기>와 별반 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이 카메라의 움직임은 어디에서 기반 되는 것인 걸까.

<무산일기><산다>의 공통의 흐름은 치유될 수 없는 산자의 고통을 담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카메라의 바라보기의 움직임이 (감독의 경험에서 우러난)개인적인 통각에서 비롯되는 것인가.

 

하지만 일말의 의문.

<무산일기>의 탈북자란 꼬리표(주민등록번호 125...로 시작되는)를 단 승철이는 남한에 첫 발을 딛는 순간 철저한 이방인이다.

하나의 국토에 둘로 갈린 공간에서 승철은 비슷한 한글을 공유할 뿐 그의 입을 통해 언어가 말해지는 순간,

이질감은 쉽게 찾아온다.

그래서 <무산일기> 내내 우리는 온전히 남한으로 합류되지 못하는 동족의 이방인화를 감독의 카메라의 목격담으로 지켜보지 않았던가.

<산다>의 정철은 토착민이다.

강원도 산골에 살면서 산사태로 무너진 집을 언젠가는 고칠 것이라는 희망으로 하루하루를 버티면 산다.

여름철 폭우로 인한 산사태에 죽은 부모와 파장된 상처로 공황장애가 생겨 정신이 온전치 못한 누나와 그녀의 딸을 추스르며 강원도의 겨울을 버티며 산다.

여기서 달라지는 고통의 질감,

다시 말해 박정범의 <무산일기><산다>의 지켜보는 카메라라는 3인칭 작법이 결코 같을 수가 없다,

라고 난 말하고 싶다.

<무산일기>의 탈북자 승철이 남한사회로부터 무시와 멸시라는 고통을 당하고 있다고 한다면,

그것을 지켜보는 우리는 어느덧 일말 감춰진, 그러니까 '윤리의 부재'를 안게 되기 때문이다.

그의 고통은 그 자체로 힘들겠지만 어쩌면 그러한 상황들은 그의 선택에 의해 주어진 것일지도 몰라.’

 

, 이질적인 존재의 고통을 우리가 어느 순간 자의적인 해석으로 외면하게 될 수도 있다는 추론도 가능한 것이다.

하지만 <산다>의 정철의 고통은 어떠한가.

그의 고통의 몸부림은 자본제적 남한사회가 아우르지 못하는 어두운 그림자에 묻힌 소시민이 아닌가.

감독의 의도된 시선, 다시 말해 인물의 내면으로 투영하지 않고 계속해서 지켜보는 카메라의 3인칭화 된 카메라의 바라보기가 불편하더라도 우리를 끝까지 정철의 몸짓을 바라보게 만든다.

마치 병원에서 곧 숨이 넘어갈 듯 몰아쉬는 환자의 심박계의 모니터에 가느다란 사선을 지켜보는 보호자의 흔들리는 눈동자처럼 말이다.

부언으로 <무산일기>의 승철과 <산다>의 정철을 고통 속에 몸부림치는 환자라고 가정한다면,

(타자인) 승철의 고통을 끌낼 안락사를 결정하는데, 우리는 (물론 주저하더라도) 결정할 수 있다면,

<산다>의 정철이 겨우 숨만이라도 살아 쉬길 바라며 그 고통을 지켜보길 원한다는 것이다.

영화적인 동일시를 굳이 언급하자면 승철의 고통은 경험할 수도 있는 (타인의) 고통의 질감이고 정철의 고통은 언젠가 체험할 수 있는 ‘(나의) 고통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무산일기><산다>의 인물과 각 산포된 고통을 담는 카메라의 흔들림과 바라보기,

하지만 <산다>의 카메라가 이전의 움직임(핸드헬드)과 미묘하게 다른 이유는 어떤 인물이 겪는 고통인 것인가에 달라진 질감의 카메라가 아닐까.

 

ps: 익무의 '승은'을 입어~5월 22일 신촌 아트레온 GV시사회 인증샷

 

20150522_220043.jpg

스타니~^^v 스타니~^^v
28 Lv. 84983/100000P

IF......

로빈 윌리엄스가 '위저드'의 말을 빌어 영화에 대해 말을 한다면,

 

영화가 뭔지 아니?

 이 우주에 우리 말고도 다른 것이 존재한다고 신이 살짝 알려주는 거지.

영화는 살아있는 모든 것들을 연결하는 조화로운 연결 고리란다.

 

어쩌면, 인간이 만든, 모든 예술 안에서 영화가 그 중심의 '별'이 될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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