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영화화했다면 더 좋았을걸 하는 우리나라 바둑인

조훈현과 이창호는 라이벌 관계라기보다는 스승과 제자의 느낌이 강하고 (물론 이창호가 조훈현을 꺽기는 했지만)
말그대로 승부를 벌인다는 느낌이 강한건 서봉수와 조훈현이라고 생각합니다.
보통 이런 승부를 다룬 영화를 만들때 캐릭터의 성격이 판이하게 달라야 하고 서로 사이가 안좋아야 영화적 재미가 더해지는데 조훈현의 내제자인 이창호는 사이가 안좋을리가 없죠
애초에 내제자 라는게 집에서 데려다가 같이 살면서 실력을 키워주는 개념인데 조훈현 입장에서 이창호는 아들과 같았을 겁니다.
어릴적 일본으로 유학을 가서 3명의 제자밖에 두지 않았다는 세고에 켄사쿠의 3번째이자 마지막 제자가 되어 일본 기원에서 엘리트 교육을 받아온 조훈현과 달리 서봉수는 어릴적부터 먹고 살기위해서 독학으로 바둑을 배워왔습니다.
바둑을 배운 이유도 단지 내기 바둑으로 돈을 벌기위해서 바둑을 배웠다고 하니 두 사람의 바둑두는 스타일도 다릅니다.
조훈현의 바둑이 화려하게 싸우는 스타일이라고 하면 서봉수의 바둑은 물고 늘어지는 처절한 스타일의 바둑입니다.
원래는 그리 사이가 안좋은편은 아니었다고 하는데 성격 자체도 워낙 다르고 바둑 두는 스타일도 달랐습니다.
일본 유학을 다녀온뒤 기원에서 만나서 짜장면 내기 바둑을 두면서 친해졌다고 하는데 이때당시 조훈현의 회상을 보면 서봉수와는 물과 기름같이 어울리지 안맞겠구나 싶습니다.
흙탕물에서 글러브를 끼고 이종 격투기를 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고 회상한걸 보면 어지간히 거칠고 무자비한 바둑 스타일을 구사한거 같습니다
이때문에 전투적인 바둑을 선호하는 바둑 매니아들은 조훈현보다 서봉수를 더 좋아합니다.
이렇게 바둑 두는 스타일이 다르다보니 성격도 안맞았던건지 74년 명인전에서 서봉수에게 3대 1로 조훈현이 대패하고 난뒤 둘 사이는 피튀기는 진검승부가 시작되면서 사이가 겉잡을수 없이 안좋아집니다.
둘다 바둑두는 실력이 실력이다 보니 바둑을 두었다하면 무조건 부딪쳐서 76년 왕위 78년 명인위까지 조훈현이 서봉수를 꺽으면서 사이가 서먹해졌고 나중에는 바둑이 끝나고 복기조차 하지 않을 정도로 사이가 안좋아집니다.
나중에 조훈현을 이창호가 꺽으면서 둘다 바둑계뒤편으로 내려갔을때는 다시 사이가 좋아지는듯 했으나 다시 사이가 안좋아졌는데 왜 둘이 사이가 좋지 않은지는 바둑계 관계자들도 모른다고 합니다.
인터뷰 중에 조훈현에게 물어봐도 두루뭉술하게 답변을 해서 어째서 사이가 좋지 않은지는 아직도 모른다고 하네요
참고로 조훈현이나 서봉수나 바둑둘때 매너가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다고 합니다.
서봉수는 한손에 바둑돌을 한움큼 집고서 그걸 계속 쥐고 흔들어서 상대 신경을 건들였고 (신의 한수2에서 부산 잡초가 바둑두는 스타일이 서봉수 스타일이라고 합니다.) 조훈현은 바둑두는 내내 이상한소리를 해서 (주로 무슨 방언같이 으음ㅇㅁㄴㄹㄴㅇ 이런 소리를 내서 상대방이 짜증스런 표정을 짓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영화로 만든다면 서봉수 쪽이 훨씬 더 재미있겠다 싶었는데 이창호와 조훈현 이야기를 다룬다니 이것도 재미는 있을거 같아서 기대됩니다
속편으로 서봉수와 조훈현의 라이벌 이야기 다룬 프리퀼도 만들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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