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언니전지현과 나> 간단후기
게임에 대한 애정으로 접근하면서도 이런 시의적인 다큐가 나오네요
박윤진 감독은 자신이 오랫동안 플레이해온 '망겜' 일랜시아의 플레이어들이 궁금해집니다.
'이들은 왜 운영진으로부터 버려진 게임에 남아있을까?'
박윤진 감독은 카메라를 들고 자신의 길드원들을 직접 만나면서 왜 일랜시아를 아직도 플레이하는지 물어봅니다.
"노력하면 결과가 수치로 뜨는 데서 오는 성취감", "어렸을 적 추억이라서", "새로운 것을 시작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등등
의미심장한 답변이 돌아옵니다.
버려진 세계에서 자신들만의 세계를 세우고 사람들과 끊임없이 교류하는 90년대생 그들에게 공유되는 노스탤지아는 씁쓸한 현실을 상기시킵니다.
경쟁과 취업이 전부가 된 세상. 노력은 했지만 성취감은 없는 일들이 연속인 세상.
그리고 그 세상과 자신들이 꿈꿔왔던 세상 사이의 괴리감.
이러한 것들을 떠올리게 될 때 현실에서 마음 둘 데를 찾기 힘든 90년대생들의 안타까운 초상이 카메라에 담겨있습니다.
일랜시아 뿐만이 아니라 경쟁과 현질이 거의 빠지지 않는 최신 온라인 게임을 통해서라도
성취감을 느끼길 바라는 90-00년대생들을 보면 '게임 권하는 사회'에 대한 고찰을 해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박윤진 감독은 거기까지 나아가지는 않아서 조금 아쉬웠어요.
박윤진 감독은 다큐가 영화제에서 공개되고 난 후의 에필로그를 붙여놨는데
넥슨의 대처를 보여주는 이 장면들은 조금은 사족처럼 보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경쾌한 휴먼다큐처럼 담았지만
20대 중반을 지나는 저에게 노스탤지아를 불러일으키면서도 한편으로 씁쓸한 뒷맛을 남기는 다큐네요.
(빅뱅패치 이전의 메이플을 좋아했던 사람으로서 저는 돌아갈 데도 없지만요..ㅜ)
평점 6/10
추천인 7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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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보다 마음 붙일 곳 없는 성취감 얻기 힘든 현실이라는 부분에서 저도 꽤 공감했고 마음이 아려왔더랬습니다. 그들에게 있어서는 일말이나마 관리받는 게임이 되는 것만으로도 하나의 큰 성취인 듯해 다행이라면 다행인 일이지만 게임을 하지 않는 입장에서는 과연 이 허한 마음을 뭘로 채울 수 있을지... 오죽하면 저도 일랜시아를 해볼까 하는 생각을 잠시 했다가 접을 정도였다니까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