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의 노래 (Mr. Peabody and the Mermaid, 1948) - 인어를 낚아올린 남자의 걸작 로맨틱 코메디.
이 영화는 나온지 70년이 넘은 영화인가...... 하지만 놀랍도록 신선하고 톡 톡 튀는 감각이 있으며 무엇보다도 로맨틱하다.
피보디 부부는 어느 해안가로 피서여행을 온다. 이미 부부생활이 오래 되어 서로 너무 익숙해진 부부는 더 이상 로맨스도 놀라움도 없다.
부부는 해안가에서 따로 논다. 아내는 멋진 남자와 아슬아슬한 데까지 가지만 피보디는 별 신경을 쓰지 않는다. 혼자 바다낚시를 하러
먼 바다로 보트를 타고 가는 것이 더 재밌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느날 안개 끼는 바다에 나가 인어를 낚아올리게 된다.
그리고 피보디의 삶은 180도 달라지게 된다. 피보디의 삶에 로맨스와 활력 놀라움이 가득차게 된다.
이 영화를 성공시킨 가장 큰 요인은 인어 역을 맡은 앤 블리스의 매력 같다. 그녀의 매력은 70여년의 세월을 넘어서서
마치 오늘날 청춘스타를 보는 것 같은 아우라를 풍긴다. 오늘날 청춘스타를 70년 후 본다면 어떨까? 그때도 풋풋한 그런 느낌이 들까?
그런 점에서 앤 블리스의 매력은 대단한 것이다.
인어는 자기가 떠나온 바다도 잊어버리고 피보디에게 반해서 피보디가 묵은 호텔 연못에서 산다.
피보디는 자신이 오래 전 잃었던 젊음과 활력을 얻는다.
인어가 말을 못하는 것으로 설정되어 더 신비감을 준다. 아마 앤 블리스가 입었던 인어 옷 같은 것은 당시로서는
아주 큰 특수효과이지 않았을까? 물 속 수중 발레같은 인어의 헤엄치는 모습도 당시에는 볼 거리가 아니었을까 한다.
영화 대부분은 피보디와 인어 간 로맨스, 인어를 둘러싼 피보디 주변 사람들이 벌이는 소동에 할애된다. 이것이 너무 과하게 난장판을 벌이지 않으면서도
우아하게 야단법석을 보여준다. 이 영화는 아주 잘 절제되어있고 꽉 짜여져있고 어디까지나 우아하다.
영화 마지막에 인어는 피보디를 자기 집인 바닷속에 끌어들이려 한다. 그것이 인어의 사랑법이었던 것이다. 지금까지의 잔잔하고 달달한 분위기와 달리
상당히 격렬한 장면을 보여준다. 순진하고 온순한 것처럼만 보이던 인어가 열정과 본능을 내보이는 순간이니까. 피보디는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다.
피보디는 인어를 단념하고
아내에게 간다. 둘은 애정과 믿음의 유대를 되찾는다.
피보디가 정신과의사를 만나 이 이야기를 하자 정신과의사는 자기도 그런 초현실적인 존재를 만나 연애를 했다고 한다. 중년남자에게는
그런 존재가 꼭 하나씩 온다는 것이다. 주제를 대놓고 이야기하는데,
중년남자에게 오는 그런 존재는 유혹이라는 것이다. 중년남자 스스로가 그런 존재를 만들어내는 것인데, 그것에 매혹되는 것은
의미 없는 일이다. 당신의 생활로 돌아가라는 것이다. 사실 인어와의 로맨스가 너무나 활력있고 로맨틱하게 그려져서
정신과의사가 말하는 이런 주제는 그냥 안티클라이맥스처럼 보인다.
너무나 잘 만든 로맨틱코메디이고 한마디로 우아하다. 아주 싱그럽기도 하고. 적극 추천한다.
댓글 0
댓글 쓰기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