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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 - '타고난 자신이 되는 것' 과 '다른 자신이 되고픈 소망' 과의 악몽같은 투쟁

건위천
1700 1 8

'Be Yourself' (네 자신이 되어라) 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된다. (이 영화 속에도 들린다)

고정관념이나 외부의 획일적인 기준, 비 생산적인 타성, 남의 눈치를 보는 몰개성,

등을 타파하고,

자신의 개성을 존중하면서 창의적인 삶을 추구하는 것에서 행복을 찾기를 권장하는

진리에 가까운 말이다.

창의성을 강조하는 대학이나, 개성을 바탕으로 독창성이라는 부가가치를 생산해야 하는 산업에서도

하나의 좌우명으로 삼고 있는 말이다.

 

하지만 진리나 진리에 가까운 금과옥조라 할지라도,

 

부조리를 내재한 물질현실에 타고나 짊어지고 가야 할 상처입고 병들게 되어있는 몸뚱이가 있음,

선을 구현하고 그 위대함을 체감시키기 위해 존재할 수밖에 없는 '필요악'에 노출된 정신적 고뇌,

 

로 인해서 그 취약함이 원인이 되고, 필요악에 휘둘리느라,

 

 '네 자신이 되어라' 는 말은 울림이 큰 선각자의 가르침일뿐,

불완전하고 불리한 점 투성이의 나약하고 못나게 태어났다고 생각하며 그 고뇌와 고통에 괴로워하다

지금의 '나' 아닌 더 '나은 나' 이기를 염원하는 인간들에게는 공염불로 여겨지게 된다.

 

남의 인정은 커녕 항상 무시만 당하는 지금의 못난 내가 한심하고 불쌍하게 생각되지만,

타고난 성품은 바꾸지 못하는 법이라,,

좋아하는 여자에게 하고픈 말도 잘 못하고, 자신의 의견이나 욕구를 강하게 주장하지도 못하는 소심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도스토예프스키의 꼴랴드낀 처럼,

상상으로 지금의 나의 단점을 보란듯이 깨고 멋진 사람이 된 '분신'을 상상해 봤을 법하다.

 

사회적인 인정과 사교성에 열등감과 무력감에 빠진 꼴랴드낀이 만든 '분신'은 살아있는 진정한 존재가

아니기때문에,

결국은 그 분신마저 상상의 주인을 배반하게 된다.

주인이 만든 분신은 주인의 무기력함을 더 강하게 일깨우기 때문일 것이다.

당연히 그 상상은 비극으로 귀결되게 되어있다.

 

진리의 가르침인, 'Be Yourself' 로 삶을 긍정적으로 승화시키지 못하고,

자신을 거부하고 상상으로 더 나은 가상의 분신을 만든 대가가 그런 비극일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세계에서의 인간 존재의 부조리와 불행이라는

 

그 달콤한 '악몽'

 

에 다름아니라는 슬프고 괴로운 이야기가 '더블' 이라는 영화를 채우고 있다.

 

'더블' 이라는 영화의 부제인 '달콤한 악몽' 은 그래서 영화의 메시지를 압축해 표현하고 있는 듯하다.

 

 

이 영화는

 

빛과 어두움,

악몽이므로 불쾌하고 몽환적인 느낌을 자아내는데 초점을 맞춘 그런 감각으로 충만한 거슬리는 사운드,

상상내지는 악몽이라는 이야기의 질감을 제대로 구현한 시공을 초월하고자 한 모호한 장소로서의 이미지,

간결하고 함축적인 대사,

제시 아이젠버그의 섬세한 1인 2역,

 

등으로  그 나름의 독특한 예술성을 성취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영화는 악몽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관객에게 어쩌면 영화를 관람하는 것으로 느낄 수 있는 어떤 즐거움보다는

괴로움을 느끼게 해줄지도 모른다.

 

사람들이 왜 '로미오와 줄리엣' 과 같은 비극을 보면서, 쾌감을 느끼는가에 대한 질문에,

불구경이나 호러를 보면서 즐기는 심리에 빗대어,,,

무대나 스크린 속의 '저들은 괴롭지만 나는 안전하기에' '평소에 보지 못한 그런 장면을 구경' 할 수 있기에,

'거기에서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와 같은 답으로써의 종종 설명이 이루어지지만,

 

'더블: 달콤한 악몽' 은

누구나 자신의 단점과 무기력함으로 상상의 분신을 만들어본 적이 있다면,

관객들에게는 '사이먼은 괴롭지만, 나는 안전해, 나는 괜찮아' 라는 '제3자'의 '안전함'을 온전히 담보하지는 못하기 때문에,

크건 작건 일종의 괴로움을 주는 영화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쨌거나 대단히 인상적인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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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doobe
    adoo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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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mage 1등

역시 건위천님의 잘 정리된 리뷰를 보는 맛은 언제나 즐겁습니다. ^^

11:28
14.09.19.
건위천 작성자
adoobe
리뷰 즐겁게 읽으셨다니 다행이군요, 감~사합니다^^
13:49
14.09.19.
profile image
건위천
전 건위천님의 리뷰를 보면 잘 정돈된 글솜씨가 항상 부럽더라구요.. ^^; 배우고 싶은 점입니다.ㅎㅎ
14:25
14.09.19.
건위천 작성자
adoobe
과찬이십니다. 오히려 adoobe님의 겸손함이 더 존경받을 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18:58
14.09.19.
2등
저번 별그대 친구

눈팅하는 비회원입니다. 시사회 당첨으로 신나게 갔는데, 영화를 보구나서는 어려워서 엉엉ㅠ.ㅠ

역시 건위천님 리뷰로 또 눈을 뜹니다. 마음이 한결 시원스럽고, 개봉하면 한 번 더 감상하렵니다 ㅋ

재미나게 읽고 갑니다. 유익한 리뷰 감사합니닷!

14:34
14.09.19.
건위천 작성자
저번 별그대 친구
아직 가입 안 하신 모양이군요~ 암튼 즐독하셨다니 감사합니다^^
18:59
14.09.19.
3등
순둥이

아,,이제야 이해가 확 되네염^*^;; 역시 건위천님♥ 지적이고 잼있는 리뷰 잘 보고 가여~ ㅋ

10:04
14.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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