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불호? 후기
황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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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귀한 시사회 기회를 주신 익무에게 감사드립니다!
저는 아무래도 타란티노감독이 헤이트풀 8의 각본 유출사건에 적잖은 쇼크를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아니면은 맨슨 사건을 둘러싼 참혹한 비극에 대한 서사를 쓴다고 해놓고, 모두를 배반하는 각본을 이렇게 이를 악물고 쓰진 않았을거에요.
영화는 무엇이든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라는 분위기를 차곡차곡 쌓아가기 위해 영화의 거진 4분의 3을 소비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긴 러닝타임이 별로 재미가 없어요. 많은 씬을 브래드피트와 디카프리오라는 거물 배우의 매력에 의지하고 있는데 사실 이제 이 두 배우들이 퇴물 서사를 연기한다, 여기에서 오는 쾌감은 소진된지 오래잖아요. 일단 원래 두 배우의 연기 스펙트럼은 원래 넓고요, 둘 다 어디선가 한 배역이라 별로 감흥도 없고요. 그러니까 디카프리오가 질질 짜면서 내 배우 경력은 이제 내리막길 뿐이야 하고 응석부리는 씬은 이제 별로 아무 감흥도 없다는 거죠. 아무튼 웃겨야할 씬이 별로 웃기지가 않습니다.
실제 일어난 사건을 비웃듯이 아예 다른 일로 대체해버리는 것은 그의 주특기이긴한데 그래도 이건 정말 기분이 나빴습니다. 별로 낭만화하고 있는 거 같지도 않고 시니컬하지도 않고 그냥 관객을 농락하겠다는 의지만 남아있네요. 아주 철저히 농락당했어요. 그런 의미에서 샤론 테이트 사건을 모른다면 더욱더 별 의미가 없는 영화라고 생각해요. 관객 기분 나쁘라고 만든건데 본 사람이 실제 사건을 모르면 기분이 안나쁠테니까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