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열의 음악앨범] gv 후기 (노스포)
후기가 조금 늦었네요-
지난 금요일, 오랜만에 당첨이 되어 '유열의 음악앨범' 뮤직gv에 다녀왔습니다.
저는 영화를 보기전에 항상 관련 정보나 후기들을 좀 보고선 관람하는 편인데요-
요즘 여행준비다 뭐다 정신이 없어서 이번엔 대충 네이버 평점과 짧은 리뷰들만 봤는데 전반적으로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느낌이더라구요.
원래 좋은 평보다 나쁜 평이 더 눈에 잘 들어오다보니 퇴근 후 날씨도 꾸리꾸리한데 보다가 졸면 어쩌지, 너무 지루해서 집중이 안되면 어떡하지 따위의 걱정을 하며 여의도를 찾았어요. 영화시작 1시간 20분쯤 전에 도착했는데 미리 표를 나눠주고 계시더라구요. 함께 간 동생과 중간 중앙 꽤 괜찮은 좌석 표를 받았답니다 : ) 참, 관람 전 대기하는데 익무님? 처럼 보이는 모자 쓰신 분을 발견하곤 혼자 속으로 반가워 했는데 그 분이 맞는지는 잘 모르겠어요ㅎㅎ
저는 사실 관람전엔 '건축학개론' 같은 느낌의 영화를 기대했는데요. 관람후에 느낀건 이 영화를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누군가 말씀하신 대로 '평양냉면'같다는 것. 개인적으로는 영화라기보다 약간 영상스케치? 뮤직비디오 같은 류를 감상한 느낌이었어요. 이유는 장면의 연결과 사건의 묘사가 생략되어 이어지는 부분이 많아 관객 입장에선 계속 추측을 해야 하는 조금 불친절한? 부분들이 많았기 때문에.. 그래서 내 마음대로 해석하게 되는 부분들이 있어서 이걸 이렇게 생각하고 넘어가도 되는건지.. 보면서도 조금 걱정이 되더라구요. 그리고 사운드관 특성이 그런건지 몇몇 장면에서 음악이 지나치게 크다는 느낌? 소리가 상영관을 휘감아 버려 장면보다 음악이 주가 되는 순간이 종종 있었어요. 그래도 영화 내용이 걱정했던 것처럼 마냥 졸리고 지루하지 않아 엔딩크레딧이 올라갈 때까지 집중해서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영화 상영 후 이어진 gv를 통해 다행히도 의아하거나 궁금하던 조각들 대부분이 해소되어 더욱 영화를 깊게 이해할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이 영화가 더 좋아졌어요. : ) 사실 좀 더 대중적으로 알려진 노래들을 삽입하고 사건들을 촘촘히 그려낼 수도 있었겠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조금은 뻔한 공식을 사용하지 않은 것이, 그 여백이 슴슴한 매력을 더욱 배가시켰던 것 같네요. 작위적이지 않아 더욱 잘 스며든달까..
솔직히 gv가 없었다면 자극적인 콘텐츠에 길들여진 저에게는 이 영화가 그냥 밍밍한 멜로영화로 남았을 지도 모르겠어요. 그만큼 gv 질문들이 참 좋았고 감독님의 답변 또한 여태껏 참석했던 gv중 손에 꼽을 정도로 좋았습니다. 조금 어렵긴 했지만 무슨 말씀을 하시려는지는 어렴풋이 알겠더라구요. 그런데 워낙 많은 분들이 질문을 하고자해서 gv가 예정되었던 시간보다 너무 오래 걸렸어요. 영화와 감독님의 팬인 다른 분들은 무슨 복에 겨운 소리냐 하시겠지만 중후반 부터는 너무 지치더라구요ㅠ 퇴근하고서 2시간여 영화관에 앉아있는 것도 솔직히 꽤 힘든 일이잖아요;; 게다가 의자도 뭔가 푹신은 한데 개인적으로 싫어하는 찝찝한 가죽 느낌의 시트라 사람들의 땀냄새도 조금 나는 것 같고 영화보면서도 자세가 불편했는데 gv까지 의자에 계속 앉아 있으려니 후반에는 gv가 대체 언제 끝나는지만 기다리며 내용에 집중을 못하겠더라구요. 이 부분은 사전에 약속된 대로 진행되지 않아 조금 아쉬웠습니다. 그만큼 현장 분위기가 좋아서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도 gv 끝나고 귀여운 두부도 나눠주시고 다행히 비와 바람도 예상과 달리 잠잠해서 기분좋게 집으로 귀가했어요. 금요일 밤 알차게 채울 수 있어 감사합니다 :D
덧1
최준영 배우분 나올때마다 되게 섬뜩한 기분이었는데 너무 낯이 익어서 이 분을 어디서 봤나 했더니 극장에서 봤던 영화 '샘'의 주인공이더라구요. 이 분 목소리와 눈빛이 참 강렬해서 존재감이 상당하던데 앞으로 다른 작품에서 어떤 역할을 맡으실지 기대가 되네요. 정해인 배우는 매번 느끼는 거지만 웃을 때 너무 예쁜 것 같아요 : ) 김고은 배우님 의상들 너무 예뻤어요. 특히 원피스들..ㅎ
덧2
유열이 누군지도 모르는 90년대생인 동생도 의외로 영화에 많이 공감하며 감상하더라구요. 음악도 연기도 참 좋았다고 합니다 : )
그래서 의자 물티슈로 구석 구석 닦고 앉아요.
허리가 아프긴 하더군요. 3시간동안 앉아 있었으니 그럴만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