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DOF] 액트 오브 킬링
작년 부천 영화제에서 시간이 길어 볼 목록에서 뺐다가 연말 해외에서 호평일색이라 엄청 후회했는데,
운좋게 인디 다큐전에서 놓치지 않을 수 있었다.보다보면 긴 러닝 타임이 그렇게 괴롭게 느껴지진 않는데,
문제는 내용이다.보다보면 여태까지 내가 배웠던 상식이라던가 인간성같은게 송두리째 부정되는
느낌이라 정말정말 묘하다.크레딧 올라갈때 나만 그런게 아니라 관객들 표정이 대체 내가 뭘 본거지란
표정이다.부스럭대는 소리 하나 안 들렸으니.세월호 침몰 사건을 보면 울 나라도 멀었구나 싶은데,
이 영활 보면 인도네시아란 나라도 멀었구나 싶다.경제 발전,경제 발전 그러는데,한마디로 빛좋은 개살구,
후진국이다.
내용은 60년대 인도네시아에 군부 정권이 들어선 후 그때까진 불법이 아니었던 공산주의자에 대한 대대적인
학살이 벌어졌다고 한다.그게 백만명 이상이었단 건데,문제는 희생자들이 공산주의자도 있었겠지만 대부분
소작농,지식인,화교였다.극 중 돈 내놓으라고 해서 안 내놓는 사람은 모조리 죽였다고 실토하는 장면이 나온다
보통 이런 경우 그래도 시간이 흐르면 사면 복권같은게 이루어지기 마련인데,오죽 씨를 말렸으면 그때의
학살자들이 이날 이때까지 잘먹고 잘살고 있다는 사실.
우리나라? 우리나라도 별다르진 않지만 그래도 그걸 바로 잡았고 적어도 국민 절반은 그때의 사람들을 손가락질
하고 있는건 사실이라 그나마 인도네시아보단 낫다고 본다.적어도 이게 잘못된 일이란건 알기 땜에 영활 보는게
괴로웠던 거고.근데,저 나란 부통령,공중파 TV 에서도 이들을 투사라고 치켜 세워주고 있다는 사실.학살을
주도한 사람들을 프레만이라고 하는데,이들은 공무원도 뭣도 아닌 공무원이 대놓고 할 수 없는 지저분한
일을 맡았음에도 자신들을 프레만-프리맨이라 자청하는걸 보면 이건 웃어야 할지.이들 프레만들을 데리고
영화를 찍는 과정을 담은 이 다큐는 그럼에도 심각하지만은 않다.코믹하기까지 하다.모님은 혹시 감독이
이 사람들을 속여 영화를 찍은게 아니냐고 하셨는데,그건 절대 아니다.
이들은 죄책감이고 뭐고 자신들이 저지른 일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기 땜에 애초에 속이고 자시고 할것도 없었다.
그중 주인공격인 안와르 콩고는 영화가 진행될수록 죄책감 비스무리한 감정을 내보이는데,내눈엔 그게 악어의 눈물처럼
보였다.나에게 아무런 해가 없을걸 아는데,그깟 죄책감 좀 연기할수도 있는거 아닌가.여튼 마지막은 그때는 나의 신념에
따라 사람들을 죽였다는 안와르 콩고의 말로 끝난다.헐리웃 영화광인 안와르 콩고덕에 영화는 뮤지컬,갱스터,호러등
여러 장르를 왔다갔다 해서 다큐임에도 지루할 틈이 없는데다,이들의 사고 방식을 보다보면 인간은 어디까지
갈 수 있나 탐구하는 기분이 들어 내내 눈을 뗄수가 없다.정말 희한한 괴물같은 영화였다.
해피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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