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역할을 충실히 해낸 스타워즈 로그원

스타워즈 로그 원을 보았다. 결혼을 해도 영화는 혼자 보고 앉아있다. 다만 결혼 하기 전의 영화 관람과 차이가 있다면 양 옆에 커플이 앉아도 부럽지 않을 줄 알았는데 부럽다.
스타워즈 클래식 3부작을 시작하려다가 잠들어서 늘 타투인 사막의 루크 스카이워커만 기억에 남아있고, 프리퀄 3부작은 망작이라는 소문에 쳐다도 안보고, 새로운 에피소드 7이 재밌다길래 극장에서 본게 스타워즈에 대한 전부다. 시사회 당첨되어 극장에서 관람한 스타워즈 애니메이션 클론전쟁(제목이 맞나?;;)은 처참하게 재미없었기에 제외한다. 아무튼 스타워즈를 딱히 인상깊도록 재밌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지만 그 세계관 자체는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좋아하는 FSS도(리부트 이전) 스타워즈에서 차용한 부분이 많고.
감독이 가렛 에드워즈다. 그의 전작인 고질라는, 많은 사람들이 그 감질나는 연출에 대해 욕을 했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그 연출도 굉장히 좋아했다. 극중 무게감있고 신비로운 고질라를 나타내는데 적절했다고 보고, 그렇기 때문에 마지막 무토와의 결전에서 쏟아낸 방사선빔에 소름이 돋아 부들부들 떨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역시나 그의 장기는 로그 원에서도 발휘된다. 극 중간에 잠깐 등장해서 카리스마를 은근 드러낸 다스베이더는 모두가 열광한 그 마지막 장면에서 마치 공포영화같은 스릴을 주며 우리가 기대했던 다스베이더의 그 모습을 보여준다. 이 마지막 장면을 위해 로그 원 부대의 지루하고 헛발치는 느낌의, 처절하려고 했지만 그냥 개죽음같은 전투가 있었던 것이다. 그들의 영화 내내 답답했던 그 모습들은 이 마지막 5분의 사이다를 위한 감독의 연출이라고 믿는다. 마치 고질라의 마지막 전투 전까지 뭘 했는지 뭘 하고 있는지 뭘 하려는지도 모르는 인간들의 지루한 총질처럼.
아무튼 로그 원은 그냥저냥 볼만한 영화였고 그 존재의 의미는 마지막 5분에 있다. 앞선 로그 원의 이야기가 없었다면 마지막 5분의 그 임팩트는 지금같지 않았을 것도 분명하고, 이 영화가 있음으로써 클래식 3부작에 더욱 맛있는 양념이 쳐졌을 것도 분명하다. 타투인 사막에서 늘 잠들었지만, 다시 시작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 것으로도 이 영화의 의의는 충분하다고 본다.
바보초자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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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잘읽고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