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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금호러 No.77] 블랙 미러의 장편 버전 - 컴패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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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패니언 (2025)
블랙 미러의 장편 버전


<컴패니언>은 영화에 대한 아무런 정보 없이 감상했을 때 그 진가가 더욱 발휘되는 영화입니다. 다시 말해, 영화를 아직 보지 않았다면 이 글을 읽지 않는 것이 좋다는 의미입니다. 참고로 <블랙 미러>의 소재와 어두운 분위기를 좋아한다면 이 영화가 마음에 드실 겁니다. 마치 극장판처럼 느껴질 거예요.
 
슈퍼마켓에서 우연히 만나 첫눈에 사랑에 빠진 조쉬와 아이리스는 외딴 곳에 위치한 별장으로 여행을 떠납니다. 이곳에서 조쉬 친구들과의 만남이 예정되어 있었고, 아이리스는 처음 만나는 조쉬의 친구들이 자신을 싫어할까 봐 걱정합니다. 예측대로 아이리스는 조쉬의 친구와 별장의 주인이라는 예의 없는 러시아 남자의 거북한 시선을 느끼며 불안해합니다. 그리고 다음날 러시아 남자는 호숫가에서 아이리스를 성추행하고, 그녀는 자신을 지키고자 살인을 저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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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아이리스의 내레이션으로 시작됩니다. 조쉬와 첫 만남에 사랑에 빠지고, 그리고 그를 죽였다는 충격적인 고백을 하게 되죠. 이게 뭐죠? 스포일러에 해당하는 내용을 관객이 눈치 채기 전에 먼저 까발리다니? 그 의미가 무엇이건 도입부의 이 대사는 단숨에 관객들을 이야기 속으로 끌고 들어갑니다. 운명적인 사랑을 만났는데 무슨 이유로 죽였을까? 앞으로 펼쳐질 전개에 급호감이 들기 마련이죠. 그리고 이 대사로 인해 말랑말랑한 로맨스 분위기에서 순식간에 장르 전환이 이루어집니다. 참을성이 없는 현대 관객들에게 이 도입부는 탁월한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컴패니언>은 사랑이라는 보편적 감정을 첨단 기술과 결합해 새로운 시각으로 풀어냅니다. 아이리스는 인공지능을 장착한 로봇입니다. 그녀는 단순히 외로운 남성들을 위한 섹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봇이 아니라, 인간과 감정도 교류하는 발전된 기술의 산물입니다. 엄밀히 말해 참신한 소재라고 말할 수 없지만, 소재를 풀어가는 방식이 신선합니다. 그래서인지 진부하게 소비되기 쉬운 설정의 이야기를 고심 또 고심하며 시나리오를 써내려갔을 드류 핸콕 감독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컴패니언>에서 그려내는 아이리스는 매력적입니다. 이 영화는 그녀를 단순한 기계가 아닌, 감정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존재로 만들며, 그 감정을 호러 장르에 녹여냅니다. 로봇이 등장하는 호러 영화에서 로봇들은 인간을 위협하고 공격하는 일차원적인 빌런으로 묘사되죠. 하지만 아이리스는 다릅니다. 그녀의 생존을 위한 저항과 자기방어를 보노라면, 로봇이 아닌 인간처럼 느껴지곤 합니다. 이는 관객들에게 아이리스의 행동에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전형적인 로봇 빌런의 모습을 뛰어넘는 캐릭터의 매력을 부여하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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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패니언>이 전달하는 진정한 메시지는 기술 자체가 위험한 것이 아니라, 그것을 자신의 욕망과 이익을 위해 악용하는 인간의 이기심이 진짜 위험한 것임을 강조합니다. 영화는 아이리스와 조쉬의 애틋한 사랑이 파국으로 치닫는 과정을 통해, 결국 모든 비극은 기계가 아닌 인간의 그릇된 선택에서 비롯된다는 아이러니를 효과적으로 담아냅니다.
 
이런 점이 <컴패니언>이 <엑스 마키나>나 <그녀> 같은 다른 AI 영화들과 차별화되는 지점입니다. 그 영화들이 AI의 자아의식과 깨달음에 집중했다면, <컴패니언>은 악질 인간과 그에 맞서는 로봇의 감정적 진화에 더 큰 관심을 보입니다.
 
아이리스를 연기한 소피 대처는 훌륭한 연기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갑니다. 그녀는 정체성이 흔들리는 자신의 존재에 대한 복잡한 감정들을 온 힘을 다해 연기를 하죠. 영화의 시작에서 부드럽고 수줍은 연인이었던 아이리스가 점점 격한 감정의 날을 드러내며 감정이 진화하며, 인간보다 더 인간에 가까워지는 내면의 드라마는 <컴패니언>에서 가장 뛰어난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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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임...


1. 핸콕 감독은 원래 TV 코미디 작가였지만, 팬데믹 기간 동안 자신이 좋아하는 SF·호러에 도전하게 됩니다. 그는 이야기를 만들면서 아이리스 캐릭터에 매료되어 자비로 컨셉 영상을 만들고 직접 연출을 결심합니다.


2. 초기 각본에서는 아이리스가 악역이었다고 하는군요. 각본을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변화가 되었다고 합니다. 만약 악역이었다면 <컴패니언>만의 색깔이 흐려졌을 겁니다.
 
3. 소피 대처는 한쪽 눈에서만 눈물을 흘리는 특기를 활용해 아이리스가 느끼는 감정의 절정 장면을 연기했다고 합니다. CG나 인공 눈물 없이 실제 연기로 표현된 이 장면은 촬영장에서 모두를 놀라게 했다고 하는군요.


4. 조쉬를 연기한 잭 퀘이드는 대부분의 액션 장면을 직접 소화했지만, 손이 자동차 문에 끼이는 장면만큼은 스턴트 대역에게 맡겼습니다. 퀘이드는 과거에 그와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어서 연기하기가 부담스러웠다고 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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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mage 1등
아이리스의 정체를 알고 봐도 재밌었지만, 모르고 보는 게 더 나을 것 같더라고요
08:03
2일 전
profile image

스포일러 까고 훌러덩 이야기하고 싶은 영화였습니다. 이 영화는 모르는 게 약(절대 아무  정보도 없이 보는 걸 추천)이라...!

10:49
2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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