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크모드
  • 목록
  • 아래로
  • 위로
  • 댓글 13
  • 쓰기
  • 검색

<롱레그스>를 보고 (스포O)

폴아트레이드
24488 6 13

36FA745D-4EF4-4FC1-AFE8-91FCEF6667B0.jpeg.jpg

 

2020년대의 <양들의 침묵>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며 배급사 NEON이 배급한 작품 중에서 가장 높은 수익을 기록한 <롱레그스>를 보고 왔습니다.

관객이 처음 이 작품을 보게 되는 건 강렬한 붉은색의 화면입니다. 그 위로 T.Rex의 ‘Get it on’ 의 가사 중 일부가 깔리면서 시작하게 됩니다. 한 소녀가 ‘롱레그스’라는 인물을 만나게 되는 짧은 프롤로그로 막을 여는데 이 부분만 떼어놓고 단편영화로 봐도 무척 좋았습니다. 한 소녀의 시점쇼트를 강하게 써서 인물이 어디를 보고, 무엇을 보는지에 대한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상황의 긴장감을 배를 시켜주는 겁니다. 그렇게 영화의 첫인상을 강하게 남기고 관객의 이목을 끄는 데 성공하며 출발하게 됩니다.

프롤로그 이후로 알 수 있는 사실은 영화가 크게 3장으로 이루어져있다는 겁니다. 프롤로그에서 크게 시간이 흘러 본편의 1장으로 넘어오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전개시켜나갑니다. 웨스 앤더슨 감독 만큼은 아닐지라도 화면 구도가 충분히 대칭 구도로 구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는데요. 이런 의도적인 인공미가 불편함을 야기하기도 하면서 역삼각형의 상징을 중요하게 다루는 극 중 상황과도 맞닿아있어 의도와 형식이 일치하는 측면입니다.

결국 이 영화는 <양들의 침묵>의 얼개에서 출발해서 <유전>과 같은 오컬트 무비의 종착점으로 향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과거의 사건에 괄호를 치고 그걸 미스터리의 동력으로 삼아 현재의 사건과 시종 과거를 교차시키며 진실을 좇다가 ‘사탄 숭배’ 같은 오컬트를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니까요. 이때, 플래시백이 단지 과거를 회상하거나 과거를 제시하는 용도가 아니라 주인공의 혼란스러움이나 기억의 혼재와 같은 상태를 묘사해줘서 오스굿 퍼킨스 감독님이 영화 문법을 영리하게 활용하고 있다고 느껴집니다.

사실 시놉시스만으로는 반전이라고 해야할지 싶은 후반부 이야기에 대한 전개가 유추가 쉽고, 많은 오컬트 무비에서 봐온 것들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이야기의 특성을 극대화해서 의도된 불쾌함이나 음침함을 살려 영화적으로 전달하는 내러티브는 꽤나 좋습니다. 다만, 이제까지 보여준 화법과 너무나도 다르게 이야기의 원점으로 돌아간 후반부에서 친절하게 설명조로 풀어나가서 당혹감이 드는 부분이랄까요. 의도와 형식을 맞닿으며 쌓아올린 공든 탑이 한 순간에 무너뜨린 듯해서 허탈함과 의아함이 들어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 별점 : ★★★

신고공유스크랩

추천인 6


  • 젊은이를위한나라도없다
  • Sonatine
    Sonatine
  • 카란
    카란
  • 천시로
    천시로

  • 퍼니셔neo
  • golgo
    golgo

댓글 13

댓글 쓰기
추천+댓글을 달면 포인트가 더 올라갑니다
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profile image 1등

리뷰 잘 봤습니다. 후반부가 좀 당혹스럽긴 했어요.

18:34
24.10.30.
2등
꼼꼼하고 세심하게 쌓아올린 트럼프 타워가 한숨 한번에 날아갔을 때 느끼는 허무함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후반부에 그렇게 세심히 풀어야만 했는지....
20:04
24.10.30.
퍼니셔neo
그전까지 공들여서 혼재해놓고서 ㅠㅠㅠ 아직 풀어내는 역량이 부족했던 걸까요 ㅠㅠㅠ
저도 오랸만에 괜찮은 오컬트 무비가 나오다 하다가 허무함에 탄식을..
20:30
24.10.30.
profile image 3등
저도 영화 후반에 잉 지나간 전개를 상세히 풀어주네 했는데 실망까지 하셨군요ㅋㅋ 머 그래도 전 나쁘지는 않았어요
20:09
24.10.30.
profile image
후반부는 이렇게까지 설명해준다고? 싶더라고요ㅋㅋㅋ
멋진 리뷰 잘 읽었습니다👍
21:09
24.10.30.
혹시 영화에 귀신이나 유령같은게 나오는 공포영화인가요?
아님 싸이코패스만 나오는 미스테리 스릴러물에 가까울까요?
대충 정보를 보면 그 중간일거 같기는 한데... 제가 귀신,유령 이런거 나오는걸 못봐서요.
형사 미스터리일거 같은데... 여자주인공 형사가 귀신을 보는 능력 이런게 있는걸까요??
암튼 죽은 사람들이 나오는지 궁금합니다. 유령 나오는거 못봐서요/T.T
00:23
24.10.31.
RL
귀신, 유령이라기보다는 악령이라는 게 맞을 것 같아요. 싸이코패스만 나오는 미스터리 스릴러는 아니예요ㅠㅠ 오컬트 무비라고 생각하시면 이해하시기 편할 것 같네요
01:27
24.10.31.
profile image
RL
귀신 유령은 안나옵니다. 오컬트 스릴러인데 마귀나 악령 이런 존재가 두드러지게 등장하는 영화도 아니고요. 근데 장면장면의 섬뜩함이 좀 쎈편입니다. 제가 어지간한 공포는 다 보는데 이건 장면 장면들 때문에 좀 쫄렸거든요.
13:40
24.10.31.
profile image
저도 어제 보고 왔는데 저와 평이 좀 비슷하네요. 장면장면의 불쾌함이나 섬뜩함은 너무 잘 살렸는데 스토리가 그에 받쳐주지 못한다고 생각했거든요. 여튼 컬쳐데이에 그럭저럭 인상에 남는 영화를 보고 온 기분이었습니다.
13:42
24.10.31.
마샤파일
좋은 각본이랑 만나면 더 좋은 작품을 만날 슈 있을 것 같아서 차기작이 기대가 돼요! ㅎㅎㅎ
15:22
24.10.31.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에디터 모드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공유

퍼머링크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HOT 'Presence'에 대한 단상 4 네버랜드 네버랜드 1시간 전19:41 234
HOT 영화 브로큰 이게 뭔가요 1 블루레이 1시간 전19:36 689
HOT 오늘 개봉 '9월 5일: 위험한 특종' 로튼 리뷰 2 golgo golgo 3시간 전17:27 555
HOT 박훈정 감독의 [슬픈 열대] 스틸 공개 6 시작 시작 2시간 전18:45 1106
HOT <구스코 부도리의 전기> 개봉 당시 스기이 기사부로 ... 2 중복걸리려나 7시간 전13:23 502
HOT 9월5일: 위험한 특종 - 리뷰 2 소설가 소설가 4시간 전16:22 521
HOT 권력과 인간의 민낯 <브루탈리스트> 2 마이네임 마이네임 2시간 전18:15 582
HOT 영화<당탐1900>에서 주윤발 영어 연기 4 손별이 손별이 2시간 전18:06 426
HOT 중국애니메이션 <나타지마동요해> 개봉 8일만에 관객... 5 손별이 손별이 3시간 전17:57 433
HOT 넷플릭스) 더 핫 스팟(The Hot Spot) 2화까지 - 초간단 후기 2 소설가 소설가 3시간 전17:47 520
HOT <퇴마록> 최초 VIP 시사 후기 (스포 없음) 15 베니베니당근당근 6시간 전14:21 1700
HOT 블루레이,DVD 구매한게 도착했습니다 (feat.일본무비박스) 3 카스미팬S 3시간 전17:09 263
HOT 넷플릭스)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 - 간단 후기 4 소설가 소설가 3시간 전17:21 632
HOT [건담] 실사 영화 공식 제작 진행 6 시작 시작 4시간 전16:13 974
HOT 또 이상한 이벤트 하는 메가박스 9 밀크초코 밀크초코 6시간 전14:44 2054
HOT 고레에다 히로카즈 영화음악 모음 1 julia 6시간 전14:42 371
HOT <러브레터> 작품이 참 좋더라고요. 5 뚠뚠는개미 6시간 전14:41 517
HOT 브로큰 에그지수 공개 2 아라그 6시간 전14:41 1140
HOT 브로큰 보고왔습니다 스포 약간? 1 루니 7시간 전13:42 1317
HOT 조 바이든, 이정재, 봉준호, 오타니가 한 소속사 6 NeoSun NeoSun 7시간 전13:14 2375
1165668
normal
RandyCunningham RandyCunningham 14분 전20:49 49
1165667
normal
그레이트박 그레이트박 19분 전20:44 54
1165666
image
손별이 손별이 40분 전20:23 274
1165665
image
라라랜더 라라랜더 59분 전20:04 296
1165664
image
네버랜드 네버랜드 1시간 전19:41 234
1165663
image
블루레이 1시간 전19:36 689
1165662
normal
시작 시작 1시간 전19:10 335
1165661
image
e260 e260 1시간 전19:08 218
1165660
image
e260 e260 1시간 전19:08 196
1165659
image
e260 e260 2시간 전19:03 303
1165658
image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2시간 전18:56 175
1165657
image
시작 시작 2시간 전18:45 1106
1165656
image
21C아티스트 2시간 전18:37 608
1165655
image
마이네임 마이네임 2시간 전18:15 582
1165654
image
손별이 손별이 2시간 전18:06 426
1165653
normal
전단메니아 전단메니아 3시간 전18:02 500
1165652
image
손별이 손별이 3시간 전17:57 433
1165651
image
hera7067 hera7067 3시간 전17:48 282
1165650
image
소설가 소설가 3시간 전17:47 520
1165649
image
hera7067 hera7067 3시간 전17:45 318
1165648
image
golgo golgo 3시간 전17:27 555
1165647
image
소설가 소설가 3시간 전17:21 632
1165646
image
카스미팬S 3시간 전17:09 263
1165645
image
무비티켓 4시간 전17:02 497
1165644
image
NeoSun NeoSun 4시간 전16:55 383
1165643
image
소설가 소설가 4시간 전16:22 521
1165642
normal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4시간 전16:16 195
1165641
image
golgo golgo 4시간 전16:14 699
1165640
image
시작 시작 4시간 전16:13 974
1165639
image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4시간 전16:12 244
1165638
image
NeoSun NeoSun 4시간 전16:10 305
1165637
image
카스미팬S 5시간 전16:02 327
1165636
image
중복걸리려나 5시간 전15:19 336
1165635
image
에버리지83 5시간 전15:14 446
1165634
image
시작 시작 5시간 전15:06 15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