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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다치 미츠루에 대한 스기이 기사부로 감독의 인터뷰(2014년)

중복걸리려나
18721 3 6

 

"아다치 미츠루씨의 작품이, 나의 애니메이션을 바꾸었다"

 

저는 10년 정도 애니메이션 일을 그만뒀던 시기가 있습니다만, 돌아온 계기는 아다치 미츠루 씨의 만화입니다. 우연히 여행하고 있을 때 읽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무엇이 충격적이었냐면, 대사가 적은데 왜 이렇게 내면이 잘 전해지는가 하는 부분이었습니다. 아다치 만화는 등장인물들의 내면을 대사로 독자에게 전하는 것이 아니라 상상하게 하는 스타일이죠. 예를 들어 타츠야가 "미나미!"하고 부르면 "뭐야?"라며 미나미가 돌아보죠. 타츠야는 "아무것도 아니야."라고 밖에 말하지 않지만, 그 때 타츠야가 무슨 말을 하고 싶었는지 독자들은 알 수 있다는 것이 굉장하잖아요.

 

IMG_7795.png.jpg

IMG_7796.png.jpg

 

저는 작가가 가지고 있는 작풍, 어디에 작품을 지탱하고 있는 미학이 있는가 하는 것을 철저하게 분석해 나가는 편이거든요. 아다치씨의 [나인]이나 [터치]를 애니화할 때도 그랬습니다. 애니메이션이라고 하는 것은 정감을 전달하는 것이 가장 어렵습니다. 액션은 얼마든지 그릴 수 있고 연출할 수 있지만 사람의 내면을 표현한다는 것은 어려운 부분이죠. 당시에 애니메이션으로 그걸 표현할 수 있다면 좀 더 다양한 작품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마침 그 타이밍에 아다치 만화와 만나 도전을 하게 되었고, 공부가 되었습니다.

 

사실 저는 [터치]와 병행해서 [은하철도의 밤]이라는 작품을 만들고 있었는데 미야자와 겐지라는 작가도 조반니나 캄파넬라가 무엇을 생각하고 있었는가 하는 것을 일체 쓰지 않는 작가입니다. 그래서 만약 아다치 씨의 수법을 표현할 수 있었다면 미야자와 겐지도 표현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도전을 한 것입니다. 계기는 역시 아다치 만화거든요.

 

 

 

작품의 골격을 추구

 

만화를 애니화할 때는 작품이 가지고 있는 골격의 어디를 포인트로 영상화하면 좋을지 생각합니다. 만화라고 생각하면 억지로 코믹하게 만들기 쉽지만, 그것보다는 드라마를 제대로 만드는 것이 좋아요. 토우메 케이씨의 [양의 노래]같은 작품에서도 그것을 의식하고 있었습니다.

 

[양지의 나무]는 역시 원작의 시선이 좋죠. 에도막부 말기를 마을 의사와 하급 무사로 그린다고 하는 조합이 절묘해요. 정치의 중요한 부분은 마을 의사가 있는 항간까지는 흘러가지 않지요. 하급 무사도 마찬가지로 큰 움직임은 보이지 않지만, 명령만은 내려오죠. 그런 정변에 휘말린 쪽에서 막부 말기를 그리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노우에 다케히코씨의 [배가본드] 같은 것은 가능하다면 영상화해 보고 싶어요. 그 분위기를요. 뭐라고 할까, 시간이 상념이라는 철학을 이노우에씨가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 부분은 도전해보고 싶은 소재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건 그냥 애니메이션으로 만들면 재미없어질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야말로 아다치씨의 경우와 같은데 등장인물들이 말로는 전하지 않는 생각이라든가, 시간과의 교제라든가 하는 점이요.

 

 

 

아다치 만화의 영향

 

뭐니뭐니 해도 우리 세대는 데즈카 선생님의 [신보물섬]이죠. 신보물섬 쇼크! 이건 재미가 차원이 다르다고 느꼈네요. 저는 당시 7살이었는데 평평하게 쌓여 있는 풍경이나 종이 재질까지 기억하고 있으니까요. 데즈카 만화는 이전까지의 만화와 달리 전체의 구성이나 드라마를 만드는 방법이 굉장히 영화의 시나리오 같아요. 어린이 나름대로 다른 시선으로 읽었네요.

 

그런 의미에서 제 베이스는 데즈카 만화입니다만, 아다치 미츠루씨의 만화는 역시 커요. 저의 영화, 애니메이션 기법을 바꾼 사람이죠. [나인], [터치]를 영상화한 것을 통해 아다치씨라는 작가가 가지고 있는 하나의 드라마 구성 방법·전달 방법이라는 것이, 제 애니메이션의 사고방식에 굉장히 영향을 주고 있으니까요. 아다치 만화를 만나지 않았다면 저는 애니메이션으로 돌아오지 않았을지도 모르고, [은하철도의 밤]이라든가 [폭풍우 치는 밤에]라는 작품도 다른 느낌이 되었을 것입니다.

 

 

 

<스기이 기사부로씨의 추천 작품>

[터치] 아다치 미츠루

[나인] 아다치 미츠루

[양의 노래] 토우메 케이

[양지의 나무] 데즈카 오사무

[배가본드] 이노우에 다케히코

[신보물섬] 데즈카 오사무

 

 

《이런 작품도 추천하셨습니다!》

[밀림의 왕자 레오] 데즈카 오사무

[라이온 북스] 테즈카 오사무

[죄와 벌] 데즈카 오사무

 

https://bigcomicbros.net/7465/

 

 

이 감독에 대해 간단한 설명만 하자면

 

일본 최초의 컬러 장편 애니메이션 [백사전]에 동화가로 참여한 멤버 중 하나입니다. 저 시절 멤버 중 현재까지 활동을 이어가는 건 스기이 기사부로를 제외하면 린 타로 감독 정도가 있을 겁니다.

 

IMG_7797.jpeg

 

1963년에 만들어진 애니 [철완 아톰]에서는 6화에 이르러서야 데즈카 오사무 말고 다른 사람이 연출 크레딧에 올랐는데 그 사람이 스기이 기사부로였습니다.

 

그 외 다른 주요 감독들이 처음 크레딧을 받은 시기는 야마모토 에이이치(7화), 린 타로(26화), 토미노 요시유키(104화), 데자키 오사무(123화)입니다.

 

 

이 감독의 대표작이라고 할 건

 

 

슬픔의 벨라돈나 

크레딧으로는 작화감독입니다. 그렇지만 야마모토 에이이치 감독은 스토리만 알려준 채 콘티를 전혀 작성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제작현장의 관리를 스기이 기사부로가 직접 하면서 여러 가지 지시를 내렸기 때문에 실질적인 감독 역할을 했다고 보기도 합니다.

 

 

터치 

이 예고편은 극장판이고 실질적으로 유명한 건 TV판입니다.

 

 

 

은하철도의 밤

 

스트리트 파이터 2 무비

 

 

폭풍우 치는 밤에

 

 

 

 

사실 2020년대 시점에서 애니메이션 팬들한테 이 감독의 이름이 언급된다면 감독 자체보다 제자의 영향이 더 크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 제자는 현 세대 최고로 재능있는 애니메이션 감독 중 하나로 평가받는 사이토 케이이치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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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치는 이미 만화에서 영상적 감각이 느껴지네요.

11:41
24.10.02.
golgo

애니메이션을 작화 위주로 평론하는 오구로 유이치로도 스기이 감독의 터치를 다루는 칼럼에 그런 얘기를 했더라고요. 자기가 영화적이라고 생각하는 만화가가 몇 명 있는데 아다치 미츠루가 그 중 하나라는 식으로요.

11:49
24.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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