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스포) 말 없는 사나이를 보고
존 포드 감독이 연출한 <말 없는 사나이>는 고향에 돌아온 한 남자가 겪는 여러 가지 사건을 다루고 있는 작품입니다.
미국에서 고향 아일랜드의 작은 마을 이니스프리로 돌아온 숀(존 웨인)은 어렸을 때 자신을 돌봐주고 친하게 지낸 노인들을 하나둘씩 만나면서 고향에 돌아왔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마차를 타고 집으로 오는 길에 아름다운 여성 메리를 보고 첫 눈에 반한 숀은 그녀에게 고백을 하려고 하지만 그의 오빠가 둘을 막아섭니다.
사실 숀은 이니스프리로 돌아와 자신의 가문의 옛 집을 찾으려고 하는데 그 소유권 문제가 메리의 오빠와 연결되어 있던 것이죠. 어릴 때 떠나온 숀은 사실 아일랜드의 문화를 잘 알지 못합니다. 그래서 메리의 오빠를 무시한 채 메리와 결혼 하려고 하지만 이 지역 문화에서 집안 가장의 허락 없이는 결혼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깊은 고민에 숀은 빠지고 맙니다.
존 포드, 존 웨인 콤비의 현대배경의 걸작 중 하나인 말 없는 사나이>는 헨리폰다 주연의 <분노의 포도>와 함께 잘 알려진 작품입니다. 물론 이 둘의 대표작인 대부분 서부극이죠. <역마차><수색자>등이 영화 역사에 남을 대표작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튼 <말 없는 사나이>는 은유적인 표현이라고 하기엔 주인공 숀이 과묵하다고 보긴 어려울 것 같은데요 ㅎㅎ 이런 캐릭터보다는 아일랜드, 특히 지역 작은 마을의 로컬문화를 잘 들여다 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지금에서야 이런 이야기가 색다를 것 없겠지만 1955년 당시만 해도 스튜디오에서 만들어진 아일랜드의 풍경과 문화는 색다를만 했을 것 같습니다.
언제나처럼 존 웨인은 자신의 고유한 캐릭터를 이 작품에서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마초적이고 언제나 옳은 결정을 하는 인물말이죠. 사실 지금 봐서는 별로 재미없는 인물이지만 그 당시엔 당대를 대표하는 캐릭터였습니다.
작년에 개봉했던 <파벨만스>의 엔딩에 등장해 다시 한 번 그 이름을 알렸던 존 포드 감독은 영화 장인 중의 장인이라는 것을 이 작품을 통해 다시 한 번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그의 대표작은 서부극이라는 것 또한 부정할 순 없겠더라고요.
문화 충돌.. 재밌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