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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재밌게 보기 위해선...

golgo golgo
9365 13 14

일본 블로그 글 내용을 요약해서 옮겨봤어요.

https://dero339.hatenablog.com/entry/howdoyoulive

 

b4958c91d8e41a5fa7c08a6c2ec18f4c.jpg


이야기 중반에 “나를 배우는 자는 죽는다”(ワレヲ学ブ者ハ死ス)라는 문구가 나옵니다.


이 말에 가까운 말은 150년 정도 이전의 중국에서 나온 문장입니다.
예술가 제백석(斉白石)의 말로 “나를 닮은 자는 살고, 나를 모방한 자는 죽는다(似我者生 象我者死)”입니다.


대략적인 의미는 “스승의 가르침을 지키면서 창조를 더한 사람은 대성하지만, 한편으로 그저 형태만을 흉내 내는 자는 대성하지 못한다.”라는 뜻입니다.

 

배운다는 모방한다는 것
배운다(일본어 마나부まなぶ)라는 말은 모방하다(마네부 まねぶ)에서 온 것이라고 합니다.
즉 “배운다”는 것은 “모방한다”가 되지요.


그렇게 따지면
“나를 배우는 자는 죽는다”는 “나를 모방하는 자는 죽는다”라고 바꿔서 볼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과감히 그 문장을 의역하면
“나, 미야자키 하야오를 모방하기만 하는 크리에이터들은 대성하지 못한다”라고 읽을 수 있습니다.


이것는 크리에이터 미야자키 하야오를 능가해라!라고 받아들일 수도 있기 때문에, 미야자키 하야오가 지금껏 만나온 제자들에 대한 격려의 메시지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kimitachi012.jpg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왜 지루하게 느껴지나?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애니메이션 작가로서 지금까지는 오락성을 가진 작품을 만들어왔습니다.


그런데 말년에 접어들면서 관객이 보고 싶은 것보다는 자신이 그리고 싶은 이미지를 우선시해왔습니다.


2008년 <벼랑 위의 포뇨> 이후로 <바람이 분다>로 그 추세가 계속된 것처럼 느껴집니다. 사실적인 그림을 그리던 피카소가 나이가 들면서 (일반인에게는) 난해하게 느껴지는 그림을 그렸듯이, 미야자키 하야오도 이야기 작가에서 예술가로 변화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토토로>나 <라퓨타> 같은 오락성 강한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작가성이 강하고 자전적인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가 난해하고 지루한 작품으로 느껴졌을지도 모릅니다.

 

kimitachi002.jpg


배경을 알면 재밌어진다.
저는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를 무척 재밌게 감상했습니다.
하지만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생애, 친구 타카하타 이사오 감독에 대한 질투와 부러움, 스튜디오 지브리와 애니메이션 제작에 담은 생각 등 그러한 배경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즐길 수 있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교양이 없으면 즐길 수 없는 재미없는 작품은 만들지 마라!
분명 그것은 지당한 말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동서고금, 예술이라는 것은 그런 경향이 있습니다. 회화, 건축, 문예 등 문화적 작품의 일부는 분명 교양(배경 지식)을 필요로 합니다. 


게다가 아무리 오락성이 강한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작가라고 할지라도 먹고 사는 데 어려움을 겪지 않거나, 자신이 죽을 날을 깨달으면 자기 표현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일본 영화계의 거장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도 <7인의 사무라이>나 <츠바키 산주로>와 같은 오락성 넘치는 작품을 만들었지만, 만년에는 <꿈> 같은 난해한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누구나 인정하는 일본 애니메이션 업계의 거장입니다. 그가 자기표현을 우선시하는 것은 당연하며, 그것이 허용되는 몇 안 되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kimitachi007.jpg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를 조금이라도 재밌게 즐기려면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를 재밌게 즐기기 위해서는 미야자키 감독을 둘러싼 역사나 인간관계를 알 필요가 있습니다.


간단히 말하면 (프로듀서) 스즈키 토시오, (친구이자 동료) 타카하타 이사오, 아들 미야자키 고로를 비롯한 후배 애니메이션 작가들입니다. 크게는 그 세 사람과의 관계를 이해할 수 있다면 좋습니다.

 

영상물로는 다큐멘터리 영화 <꿈과 광기의 왕국>(국내 미발매)

아들 미야자키 고로와의 관계를 다룬 <아버지와 아들의 300일간 전쟁>(국내 미발매)
스즈키 토시오 프로듀서가 쓴 책 <지브리의 천재들>
...을 추천합니다.

 

다운로드.jpg

 

k442739334_1.jpg

golgo golgo
90 Lv. 4124531/4500000P


익스트림무비 스탭
영화, 영상물 번역 / 블루레이, DVD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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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mage 1등
글을 읽으니 이 작품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습니다. 예시 든 걸로,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츠바키 산주로>나 <7인의 사무라이>는 개인적으로 좀 지루하거나 그저 그랬거든요. 이후에 흑백 영화에서 컬러 영화로 넘어 오고 나서 만들었던 <란>, <꿈>이 더 좋았습니다. (물론 컬러 영화인 <카케무샤>는 좀 아쉬웠고, 저 두 흑백 영화는 그저 그랬지만 다른 흑백 영화인 <거미의 성>, <나쁜 놈일수록 잘 잔다> 등은 많이 좋아합니다)

그래서, 이 영화가 기대가 되네요. <바람이 분다>보다는 괜찮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10:23
23.10.26.
profile image
golgo 작성자
톰행크스
바람이 분다보다 더 몽환적이고.. <포뇨>나 <센과 치히로> 후반부쪽 색채가 강해요.
10:25
23.10.26.
profile image 2등

이글의 소챕터 제목인 "교양이 없으면 즐길 수 없는 재미없는 작품은 만들지 마라!"는 팬이든 아니든 간에 관객이 함부로 꺼내면 안되는 말인 듯합니다. 

 

깊이있는 분석이 담긴 좋은 번역 감사합니다.

10:30
23.10.26.
profile image
golgo 작성자
해리엔젤
요즘 많이 들리는 말이긴 하죠.^^
10:31
23.10.26.
profile image
이따 볼 때 참고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13:51
23.10.26.
이런 글을 기다렸습니다.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으시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17:24
23.10.26.
profile image
golgo 작성자
분당에도돌비를
유튜브에 꿈과 광기의 왕국 검색하면 자막 입힌 클립 영상들이 일부 올라와 있더라고요.
12:14
23.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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