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 이야기(1953)> 단평
조윤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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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부에는 집중하고 보기 힘들었습니다.
카메라워크도 없고, 특별한 사건 같은 것도 없고, 배우들은 정면으로 응시한 채 대사를 전달하니
저로서는 '보기 불편하면서도 지루한 영화겠구나'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러닝타임이 흐를수록 이 영화의 진가가 크게 다가왔습니다.
환대와 홀대가 서로 뒤바뀐건 아닌지 의문이 들고, 그래서 안쓰러움에 차츰 젖어들자
어느새 이 영화는 움직이는 가족사진처럼 보였습니다.
정말로 가족을 위해서 그런 말이나 대우를 한 것이냐고, 할 것이냐고,
가족을 '기억'을 하기보다 '처리'하고 뒷날을 생각하는 게 우선순위가 된 거냐고,
선뜻 비난을 하고 싶으면서도 자문해보면 나라고 안 그럴것이란 보장이 있을지...
감상 전에는 이렇게까지 씁쓸함을 선사해주리라곤 몰랐습니다.
포스터의 의미도 영화를 감상한 후에야 비로소 한 층 더 가까이 느껴졌습니다.
혼자 보아서 다행이었지만 추천하고픈 영화, 부끄러움을 가르쳐준 영화,
<동경 이야기(1953)>였습니다.
2달 전에 보았지만 이대로 흘려보내긴 아쉬워서
문득 감상평을 남기고 싶었습니다.
조윤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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