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비' 당신이 놓쳤을 20가지 이스터에그들
토탈필름 기사를 우리말로 옮겨봤습니다.
https://www.gamesradar.com/barbie-easter-eggs-movie-references-discontinued-barbies/
결말까지 언급하는 스포일러들이 나오니 <바비> 아직 안 본 분들은 주의하세요.
[영화 오마주 혹은 패러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바비>는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상징적인 오프닝 시퀀스인 '인류의 새벽'을 거의 그대로 따라한 오마주 장면으로 시작된다. 사막의 우뚝 솟은 검은 기둥에 침팬지들이 몰려드는 대신, 구식 장난감에 지친 어린 소녀들이 거대한 바비(마고 로비)를 보기 위해 몰려든다. 두 영화 모두 ‘이것은 새로운 것이며, 패러다임의 전환이며, 이것을 목격한 뒤에는 다시는 예전과 같지 않을 것’이라는 은유를 담고 있다. 이 오프닝은 2022년 <바비>의 첫 예고편이 등장했을 때도 살짝 공개된 바 있다.
<대부>
켄들이 가부장제에 대해 알게 되고 바비랜드를 점령한 뒤, 킹즐리 벤어디어가 연기하는 켄이 TV로 <대부>를 시청하는 장면이 나온다. 켄의 주의를 돌리기 위해, 바비 중 한 명이 <대부>를 본 적 없는 척하자, 켄은 <대부>가 왜 그렇게 좋은지 설명하기 시작한다. 바비는 켄에게 영화 전체를 설명해달라고 부탁하고, 그 틈을 노려 다른 바비들은 최면에 걸린 바비를 구할 수 있게 된다.
<매트릭스>
마고 로비의 바비가 이상한 기분을 느끼게 되자, 그녀는 케이트 맥키넌이 연기하는 이상한 바비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이상한 바비는 현실 세계로 가야 한다고 말하면서, 그 선택을 상징하는 두 개의 물건을 손에 든다. 하나는 버켄스탁 샌들로 현실 세계로 가는 것을 의미하고, 다른 하나는 화려한 분홍색 하이힐로 바비랜드에 머무르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매트릭스>에서 모피어스가 네오에게 파란색 알약을 먹으면 시뮬레이션 안에 머물고, 빨간색 알약을 먹으면 현실 세계에서 깨어나는 선택권을 주는 것과 유사하다. 네오는 빨간 알약을 선택하지만, 바비는 분홍색 하이힐을 선호한다.
<오즈의 마법사>
바비랜드를 벗어나는 길은 핑크색 벽돌길에서 시작된다. 마치 <오즈의 마법사>에서 도로시와 그녀의 친구들이 노란색 벽돌길을 따라갔던 것처럼. 다만 도로시는 노란색 벽돌길을 따라 캔자스의 집으로 향하는데, 반대로 바비의 분홍색 벽돌길은 집을 떠나 로스앤젤레스로 이어진다.
<잭 스나이더의 저스티스 리그>
켄들에 의해 최면에 걸린 알렉산드라 쉽의 바비는, 아메리카 페라라가 여성으로서 겪는 어려움에 대해 열정적인 독백하자 최면에서 깨어난다. 쉽의 바비는 <잭 스나이더의 저스티스 리그>에 몰입했다가 깨어난 기분이라고 말한다. 일명 ‘스나이더 컷’이라고도 불리는 그 영화는 팬들의 캠페인 덕분에 공개된 감독판으로, 스나이더가 가족의 비극으로 인해 감독직에서 물러난 뒤 조스 웨던이 완성한 극장판 <저스티스 리그>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그리스>
라이언 고슬링의 켄은 현실 세계에 가서 가부장제에 대한 속성 수업을 받는다. 이어지는 남성주의 몽타주 씬에서 영화 <그리스>에 나오는 “Greased Lightnin” 노래 장면이 나온다. 자동차에 대해 노래하는 한 무리의 남자들보다 더 마초적인 장면이 또 있을까?
<플레이타임>
바비가 현실 세계에 오자 큰 소동이 벌어지고, FBI까지 나서서 마텔사의 말단 직원 아론 딘킨(코너 스윈델스)에게 연락을 취한다. 아론과 다른 마텔 직원들은, 미래의 파리를 배경으로 한 자크 타티 감독의 1967년 프랑스 코미디 영화 <플레이타임> 속 사무실과 똑같이 생긴 회색 사무실 칸막이 방들에서 일한다. 영화 후반부, 바비가 마텔에서 탈출할 때 줄지어 늘어선 칸막이들 사이로 유쾌한 추격전이 벌어진다.
<오만과 편견>
이 작품은 엄밀히 말해 영화가 아니다. 바비가 현실 세계에서 바비랜드로 돌아왔더니, 켄이 친구들에게 가부장제를 전파한 탓에 남자들이 우위에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절망에 빠진 바비를 위한 “7시간 동안 인스타그램 스크롤하기” 등 ‘우울증 바비’를 위한 광고가 나온다. 우울증 바비의 또 다른 특징으로는 콜린 퍼스, 제니퍼 일리가 출연한 1995년 BBC 미니시리즈 <오만과 편견>을 재시청하는 것인데, 그 시리즈의 짧은 영상도 나온다. 걱정 마, 바비. 우리들도 해봤던 거야.
<록키>
라이언 고슬링의 켄에게 있어서 가부장제의 또 다른 상징은 모피 코트를 걸치는 것이다. 그것도 단순한 모피 코트가 아니다. 켄은 실베스터 스탤론의 <록키> 영화를 본 뒤, 1980년대 스타일의 모피 코트를 흉내 내서 입었다.
<탑건>
바비의 여정에 비행기는 안 나오지만, 1986년 영화 <탑건>에 대한 오마주는 나온다. <탑건>에선 톰 크루즈와 그의 동료들이 비치발리볼을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웃통 벗고, 땀 흘리며, 전혀 동성애적(?)이지 않은...), 켄들도 그와 비슷한 장면을 연출한다. 켄들이 하이파이브하는 장면은 <탑건>에서 매버릭과 구스가 하이파이브한 장면과 유사하다.
[단종된 인형들]
임신한 미지
에메랄드 페넬이 연기한 미지는, 긴 머리에 보라색 드레스를 입은 바비 인형이다. 임신한 미지 제품에는 탈부착 가능한 아기 주머니와 그 안에 넣을 수 있는 작은 아기가 함께 제공되었다. 월마트는 부모들의 불만 제기로 미지를 리콜했다. 미지는 2013년에 재출시 되었는데, 이때는 임신했거나 아이를 가지지 않았다(오리지널 미지 역시 임신하지 않았다.) 영화에서 마이클 세라가 연기한 앨런이 바로 그 미지 아이의 아빠였고, 미지와 앨런, 그리고 둘 사이의 아이들은 2003년 마텔사의 해피 패밀리 제품군의 일부였다.
앨런
여러 켄들이 등장하는 가운데, 마이클 세라가 연기하는 캐릭터만 앨런이다. 앨런은 켄의 절친한 친구이자, 켄의 옷들을 그대로 입힐 수 있었던 인형 제품이다. 앨런은 1964년에 처음 출시된 인형인데 1966년에 단종 되면서 수명은 무척 짧았다. 하지만 90년대 완전히 새로운 리브랜딩으로 다시 등장했는데, 앞서 언급한 미지의 남편이 되었다.
비디오 걸 바비
이상한 바비의 집에 살고 있는 단종된 인형 중 하나인 비디오 걸 바비는 2010년에 마텔에서 출시되어 논란이 된 인형이다. 영화에서도 나오듯이 인형 뒷면에는 최대 30분 분량의 동영상을 찍어서 컴퓨터로 전송할 수 있는 카메라가 장착되어 있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바비 인형에 숨겨진 카메라가 불법적으로 사용될 수 있음을 경고하는 FBI의 내부 기록이 유출됐다. FBI는 나중에 성명을 통해 “인형에 대해서 경고한 것은, 법 집행 기관이 동영상 촬영이 가능한 다른 장비들과 마찬가지로 인형도 증거가 포함될 수 있음을 인식하고 수색 중에 그러한 물품을 무시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라고 밝혔다.
가슴이 커지는 인형(Growing Up Skipper)
이게 진짜로 있었다니 믿기지 않는다. 아메리카 페레라가 연기한 글로리아는, 어렸을 때 ‘그로잉 업 스키퍼’를 갖고 있었다. 글로리아는 이상한 바비의 집에서 이 괴상한 인형과 다시 만나서 그 기가 막힌 기능을 시험해 본다.
1975년에 출시된 그로잉 업 스키퍼는 팔을 돌리면 작동하는 스위치를 통해 인형의 가슴이 부풀어 오르고 키가 1인치 커지는 것이 특징이었다. 당연히 이 인형은 인기가 별로 없었고, 70년대 후반에 새로운 스키퍼 제품들이 이 모델을 대체했다.
프루스트 바비
이상한 바비의 집에는 다른 단종된 바비 인형들과 함께 프루스트 바비가 살고 있다. 프랑스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의 이름을 딴 프루스트 바비는 다른 단종된 친구들처럼 실제 인형을 모티브로 하지는 않았지만, 영화의 주제와 연관성이 있다. 프루스트의 가장 유명한 작품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영화 속 바비의 탐구와 마찬가지로 의미와 진실을 찾는 것에 관한 소설이다. 바비가 마텔 본사에서 포장 상자에 들어갔을 때 냄새를 맡고 "프루스트적(비자발적) 기억“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프루스트는 <바비>의 감독 그레타 거윅이 주연을 맡고, 거윅과 공동으로 각본을 쓴 노아 바움백이 연출한 2012년 코미디 영화 <프란시스 하>에서도 언급된다. (“프루스트는 꽤 무겁지. / 그래, 하지만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고 들었어. / 아니, 책 말이야. 비행기에 실을 때 말이야.”)
슈가 대디 켄
이상한 바비의 집에는 버려진 바비들뿐만 아니라, 단종된 켄들도 살고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슈가 대디 켄’이다. 가족 친화적인 것 같진 않은데? (※슈가 대디는 돈을 대주고 젊은 여대생들과 사귀는 중년 남자라는 뜻) 다행히 롭 브라이던이 우스꽝스러운 카메오로 등장해 그런 슈가 대디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그가 데리고 다니는 흰색 개 이름이 슈가고, 자신은 슈가의 아버지란 뜻이다. 2009년 바비 50주년을 기념하여 슈가 대디 켄이 출시되었을 때 사람들은 그런 디테일을 잘 몰랐고, 마텔은 뉴욕 포스트에 해명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어링 매직 켄
슈가 대디 켄과 함께 있는 캐릭터는 이어링 매직 켄이다. 톰 스터튼이 연기한 이어링 매직은 1990년대에 마텔이 켄을 다시 '쿨'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한 결과물로, 매쉬 소재 셔츠와 인조 가죽 조끼, 귀걸이로 장식했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의도치 않게) 퀴어 코드가 적용되었다. 말할 필요도 없이, 이 인형은 바비 구매층들 중 동성애를 혐오하는 사람들 사이에선 인기를 끌지 못했고, 6개월 만에 상품 진열대에서 회수되었다.
[마텔의 역사 관련]
오리지널 바비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오프닝을 완벽하게 패러디한 <바비>의 오프닝에서 외계인의 모노리스 대신, 척박한 풍경 속에서 등장한 것이 마고 로비의 바비다. 그녀는 검정-흰색 줄무늬 수영복을 입고, 흰색 태두리 선글래스, 하이힐, 금발 머리의 완벽한 컬로 스타일링했다. 1959년 바비 인형이 처음 출시되었을 때 모습 그대로다.
루스 핸들러
마텔의 초대 회장이자 바비 인형의 발명가인 루스 핸들러가, 레아 펄먼이 연기한 캐릭터로서 영화에 등장한다. 마고 로비의 바비는 마텔 본사의 숨겨진 방에서 그녀의 '유령'(핸들러는 2002년 사망)을 만나고, 영화 후반부에 인간이 되기로 결심하면서 또 다시 만난다.
루스는 바비라는 이름이 자신의 친딸 바바라에서 따왔다고 설명하는데, 이는 사실이다. 또한 탈세에 대한 농담도 사실이다. 핸들러와 그녀의 남편, 그리고 사업 파트너는 1975년 마텔이 허위 및 오해의 소지가 있는 재무 보고서를 발행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고, 마텔에서 강제 사임해야 했다.
마텔의 여성 CEO들
남자 임원들에 둘러싸인 마텔의 CEO(윌 패럴)는, 자신의 회사가 과거 한 명 이상의 여성 CEO를 배출했다면서 마텔의 화려한 역사를 언급한다.
바비 인형의 창시자인 루스 핸들러는 1945년부터 1975년까지, 질 바라드가 1997년부터 2000년까지 CEO를 역임하며 마텔을 10억 달러 규모의 회사로 성장시켰다. 가장 최근의 여성 마텔 CEO는 2018년에 퇴임한 마고 게오르기아디스였다.
gol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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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영화 보기 전에 보면 안 됩니다.^^
와드표시만 해뒀다가 다시 꺼내볼려고 적어뒀죠 ㅋㅋ
스페이스 오디세이 부분은 너무나도 유명해서 저거는 알고 있었습니다 ^^
고전 영화 패러디가 참 많네요
아마 좀 나중에 볼거 같은데 참고할게요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