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카사마츠 쇼 배우 [헤어질 결심] 대담 –후편-
전편(https://extmovie.com/movietalk/90660171) 에 이어 후편을 번역ㆍ정리해보았습니다😊
카사마츠 쇼(이하 K): 이건 정말 촌스러운 질문일지도 모르겠는데요....지금까지 감독님의 취재나 이 작품에 대한 영화제 등에서의 인터뷰도 읽어봤지만 좀처럼 힌트를 얻지 못해서요.
마지막 장면, 그녀는 XXX인가? YYY인가? 어느 쪽일까.........이거에 따라 이 영화가 미스터리인지 로맨스인지 크게 나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이 부분에 대해 꼭 여쭤보고 싶어요. 마지막 장면까지의 흐름도 포함해서요.
박찬욱(이하 P): 가장 중요한 순간을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에 관객의 해석에 맡기려고 했어요. 그런 의도로 '그것'을 명확하게 보여주지 않은 거죠. 하지만 제 생각에는 XXX인 것 같아요.
K: 헉! 아니 그런...!
P: ■■가 모래로 채워지고, 거기에 파도가 치면서 소용돌이가 생기죠? 이 장면이 이 영화의 핵심적인 장면이라고 생각해요. 서래가 ●●●을 했거나 지금 현재도 ●●●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곳에 서 있는 해준이 자신의 △△에 서래가 ●●●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는데 "서래씨!" 하고 외치며 필사적으로 찾는 모습이 제일 애처롭죠. 그 부분이 애처로우려면 그가 있는 곳에 서래가 ●●●하지 않으면 안되는거죠(※).
K: 저는 엔딩 노래와 음악이 끝나고 나서 그 후에 주인공이 예를 들어 차로 돌아가서 태연한 얼굴을 하지 않았을까 저는 그런 생각을 하기도 했어요. 이걸로 끝나지 않아, 끝낼 수 없어, 뭔가 이렇게 아직도 계속될 것 같은 그런 느낌의 영상이었어요.
P: 그래요. 물론 그렇게 보는 시각도 있겠죠.
K: 그래서 정말.... (편집자에게) 아, 'XXX'라는 말은 쓰지 말아주세요!
P: 그건 그렇네요(웃음). 하지만 영화를 만든 후, 개봉한 후에는 감독의 생각조차도 다양한 견해 중 하나일 뿐이예요.
※편집부주: 답은 꼭 극장에서 확인해주세요!
K: 그렇군요. 아까 감독님께서 프리프로와 촬영 단계, 편집 단계에서도 항상 그림이나 만화처럼...한다고 말씀하셨는데요, 영상에서 비중을 두는 부분은 각본이 완성된 단계에서 결정되는 건가요? 아니면 촬영하는 과정에서 확장되는 걸까요?
P: 스토리보드를 만드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미지를 정확하게 만들기 위해서예요. 그런 부분도 미리 계획합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특히 세트가 아닌 로케이션 촬영을 할 때는 새로운 발견이 있을 수 있어요. 그래서 그때그때 즉흥적으로 표현하려고 노력합니다.
K: 로케이션에서는 정말 여러 가지 일이 일어날 수 있죠. 하지만 역시 현실적으로 준비되지 않은 촬영은 기본적으로 불가능하지 않나요? 그렇다는 건 철저하게 리허설도 한다는 건가요?
P: 우선 프리 프로덕션 때 배우들과 앉아서 움직이지 않고 많은 대화를 나눕니다. 이해가 잘 안 되는 장면이 아니더라도 화면에 나오지 않는 장면까지도 한 줄씩 이야기하면서 왜 이렇게 썼는지 설명해줍니다. 그러면 배우가 질문을 할 수도 있고, 배우가 자신의 대사를 읽고 '이 감정을 이해할 수 없다'고 하면 토론이나 논쟁이 벌어지기도 하죠. 제 설명으로 설득이 잘 안 되면 그 배우의 의견에 맞춰 대본을 고치기도 합니다. 그런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촬영장에 오면 인물에 대한 분석은 다 끝난 상태가 되죠. 그다음에 움직임에 관해서는 그날 아침에... 촬영 당일 아침에 간단하게 블로킹(*)을 합니다. 하지만 스토리보드에 다 미리 적혀 있기 때문에 모든 것을 예상하고 촬영에 임할 수 있는 거죠. 앉아서 말할 것인지, 서서 말할 것인지 등등. 가만히 서 있을 것인지, 왔다 갔다 하면서 말을 할 것인지...그런 것들은 다 정해져 있어요. 그래서 그렇게 큰 리허설은 필요 없습니다.
*촬영 장면 하나하나마다 배우의 정확한 동작과 위치를 리허설하고, 연출과 기술의 세세한 부분까지 조정, 수정하는 것.
K: 감독님과 토론을 하거나 감독님에게 의견을 제시한다는 건 배우에게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인데요, 의논은 촬영 전에 어느 정도까지 이루어지나요? 촬영에 들어가기 전의 프리 프로덕션은 언제쯤부터 시작되나요? 한 달 전쯤인가요? 그 시간에 따라 준비가 늦어질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P: 몇 달 전부터죠. 저희는 조금 길게 하는 편이에요. 특히 한국에서 영화를 찍을 때는 미국이나 영국에서 찍을 때보다 한국에서 프리프로를 길게 하는 편인데, 4~5개월은 하는 편이에요. 어쨌든 시간을 많이 들이는 편이에요.
K: 대단하네요. 일본에서는 준비 기간이 별로 없는 것도 있고요.
P: 미국도 마찬가지예요.
K: 정말 치밀한 영상과 음악, 편집, 대본, 감독님의 연출도 다 포함해서 모든 것이 감독님의 머릿속에 있던 것들이네요. 그것을 감독님뿐만 아니라 팀이 형성하는 힘 같은 것이 하나의 작품으로 탄생되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감독님과 대담을 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이야기를 들었더니 다시 한 번 더 보고 싶네요.
P: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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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배우라서 그런지 질문이 별나네요.
한국 영화가 미국보다도 준비를 빡세게 한다는 것도 신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