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세계 최대 크기 IMAX 스크린으로 탑건 : 매버릭을 봤습니다
안녕하세요. 평소 영화 내공이 깊지는 않아서 익무 눈팅만 하던 1人입니다. 근데 이번에 트라움팔라스트 레온베어크에서 탑건 : 매버릭을 보고 와서 드디어 익무에도 소개할 만한 글을 쓸 수 있게 된 것 같아 회원가입도 했네요. 원래 영화수다에 써야할지, 극장수다에 써야할지 고민이 되었는데, 영화의 대한 리뷰 자체는 저 보다 훨씬 잘 아시고 눈썰미도 좋으신 분들이 국내외로 많이 했으니 이 글은 영화관 자체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레온베어크의 아이맥스 상영관의 대해서는 익무에서도 관심있게 지켜보시기 소개해주시던 분이 계시기 때문에 들어보신 익무 회원도 있을 겁니다(익무에서 닉언이 허용되는지 모르겠어 닉네임을 적지는 않습니다만, 그 분이 이곳에 와서 탑건을 보실 수 있으시면 참 좋을텐데 정말 아쉽게 생각합니다. 나중에라도 다른 아이맥스 영화를 보러 꼭 오세요.). 비율 상으로 1.90:1, 크기는 38m * 21m, 여타 아이맥스 GT 상영관과 같이 4K 레이저 영사기 2개가 들어갑니다. 먼저 Traumpalast Leonberg 본관을 지은 다음 옆에 아예 아이맥스 관용 건물을 새로 지은 형식입니다. 크기가 크기라 그런지 본관보다 좀 작은 2관 넓이의 대부분을 아이맥스 상영관이 차지합니다. 참고로 아이맥스 상영관 외의 모든 사영관이 아트모스 상영관이기도 한 (독일 기준) 비범한 영화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기할만한 사항으로 레온베어크 마을/시 외곽의 고속도로 인근의 산업/사무실 단지에 들어선 영화관입니다. 그래서 교통은 좀 불편합니다. (슈투트가르트 시내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할 시 1시간 걸립니다.) 이러한 이유로 차로 오는 관객이 매우 많더군요. 특히 아이맥스 영화 중 인기 있는 영화(현재는 탑건 : 매버릭)의 상영시간 직전에는 주차장에 들어가려는 차가 줄을 서는 모습을 보았는데, 독일에서는 좀 처럼 볼 수 없는 이색적인 모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IMAX라 붙은 회색 건물 안에 들어 있는게 IMAX 상영관이고, 붙어있는 건물에 침대식 상영관 하나가 들어있습니다. 사진에서는 잘 안 나오지만 중간에 하얀 줄 같은게 본관이랑 경계고, 본관에는 아트모스관 (일부는 컨셉이 있는 특별관) 10개가 있다네요. (슈라이버)
레온베어크의 아이맥스는 세계 최대의 아이맥스 스크린이라는 유명세 때문에 수요가 엄청납니다. 제가 한국에는 가끔 밖에 안 가기도 하고, 용아맥은 제가 한국을 떠난 다음에 지어진 상영관이라 용아맥 예매하는게 어떤 느낌인지는 직접 경험해보지 못하고 인터넷에서 주워들어보기만 했습니다만, 아마 독일의 용아맥이 있다고 하면 레온베어크의 아이맥스가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배후인구가 서울-경기권이고, 한국인의 영화 사랑을 생각해본다면 레온베어크의 예매 경쟁은 용아맥보다는 훨씬 덜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정확하게 말하여 레온베어크의 배후인구는 가장 큰 슈투트가르트를 중심으로, 욺, 로이트링엔, 튀빙엔, 하일브론, 포어츠하임 그리고 칼스루에(근데 칼스루에에도 잘 만든 아이맥스 GT관이 있습니다. 이전에 테넷이나 1917 같은 여러 영화를 이곳에서 봤네요.) 정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각설하고, 이러한 높은 수요가 독일인들의 더빙 사랑과 겹쳐서 원본(독일어로는 OV라고 합니다. 정확히는 Originalverfassung과 Original mit Untertitel이 있는데, 전자의 줄임말인 OV는 자막 없이 그냥 영화 제작국 상영버전 그대로 틀어주는 것이고, 후자의 줄임말은 OmU인데, 이건 자막이 붙습니다. OmU의 경우 여타 비영어권 유럽이나 아시아 영화, 특히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를 상영할 때 보입니다. 참고로 제 친구들은 인도인 한 명을 빼면 모두 자막 극혐파이거나 영화를 제대로 볼 수 있는 수준으로 영어를 잘 하지는 못해서 같이 영화 보러 갈 일이 없습니다...)은 상영 수가 더 적다는 것과 어우러져, 개봉 후 한 달이 훌쩍 지난 이제서야 이곳에서 탑건 : 매버릭을 OV로 볼 수 있었습니다.
레온베어크 아이맥스에 가기 이전에, 저는 개봉 당시 돌비 디지털을 쓰는 일반관(대신 아주 넓고 편한 전동 리클라이닝 시트가 들어갑니다)과 돌비 7.1 일반관에서 이미 탑건 : 매버릭을 2번 본 상태였습니다. 정확히는 두 번째로 간 7.1관은 7.1관에 갈려한게 아니라 아이맥스와 비교해보기 위해서 아트모스관에서 보려고 한 것인데, 보러간 상영관 자체는 아트모스관이였지만 제 실수로 아트모스가 아닌 그냥 7.1 서라운드 버전을 보게 되었네요. 쨋든 이러한 이유에서 제 아이맥스관에서의 관람 경험은 앞의 2개의 상영관과의 비교 + 첫 번째와 두 번째 관람에서는 놓친 디테일 비교가 주가 되었습니다.
우선 영화관에 들어가자마자 느껴지는 첫 번째는 정말 압도되는 크기였습니다. 이전에 한국에 잠깐 귀국했을 때 마침 덩케르크가 상영중이라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의 슈퍼플렉스 G에서 관람한 경험이 있는데, 상영관 자체의 크기는 체감상 롯데 월드타워 21관의 크기가 더 컸던 것 같지만, 느껴지는 스크린의 크기는 확실히 그 이상이였습니다. 사실 이건 21관에서 덩케르크를 본 경험이 제 영화 관람 경험 중 그렇게 큰 상영관에 처음 들어가 본, 즉 처음으로 그런 경험을 한 것에서 오는 과장도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좌석은 제일 좋은 8열과 9열 중 8열의 중앙이였습니다. 이번 주 상영 공지가 뜨자마자 예매한 결실이였죠. 제 좌석은 Parkett Plus 였는데, 앞으로는 등 받이대가 젖혀지고 발받침이 있는 라운지 좌석이 있고, 맨 뒤 공간의 프리미엄 라운지는 리클라이닝 좌석입니다. 프리미엄 라운지 관객은 또 3층(독일의 층 세는 법 기준 2층)에 별도로 마련된 식음료 판매대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훨씬 시간이 덜 걸리겠죠. 보니까 칵테일도 팔더라고요. 파켓 플루스는 일반 파켓 좌석이랑 동일한데 가장 좋은 위치기 때문에 파켓 보다 비쌉니다. 맨 앞의 릴렉스는 누워서 보는 좌석인데, 영화가 끝나고 가서 보니 추천은 못 하겠습니다.
갓 나온 다음주 탑건 상영의 좌석 상황입니다. 이걸 보시면 대충 상영관내 좌석 구조를 아실 수 있으실 것 같습니다. 여기에는 표현이 안 되어 있지만 측면 좌석은 정면이 아니라 중앙을 바라보는 배치입니다. (트라움팔라스트 레온베어크 공식 사이트)
이렇게요. 저도 사진을 찍었는데, 역시 공식 사진이 상영관 크기 제감이 더 잘 되네요. (트라움팔라스트 레온베어크 공식 사이트)
독일은 영화관들이 상영일정을 1주일 단위로 발표하는데, 한국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만, 이 때문에 한 번 탑건의 OV가 아이맥스 상영일정에서 내려간 주가 있었어서 한마타면 이곳에서 탑건을 못 보는 줄 알았습니다. 반 쯤 포기하고 있었는데, 미련이 남아 예매 사이트에 들어가보니 다시 사영 일정이 떠서 바로 예매한 것이죠. 이게 다 다행히도(?) 쥬라기 월드가 폭망한 덕분이라 하겠습니다. 제 자리에서는 말 그대로 아이맥스 스크린이 눈에 꽉차게 들어오는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스크린의 가장자리의 경우 곡률이 들어갔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로 길이상 가장자리로 갈 수록 명도가 조금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더군요. 하지만 전반적인 영상 경험에 있어서는 대만족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레온베어크에서 보니 전투기가 등장하는 장면도 그 크기 덕분에 끝내주게 좋았지만, 그것과 더불어 작전을 위해 해상으로 가기전 매버릭과 페니가 하드덱 주점의 앞에 있는 바닷가에서 나란히 서 있는 장면이 정말 아름답게 다가왔습니다. 영상의 해상도에 있어서는... 톰 크루즈의 주름 하나하나를 넘어 모공 하나하나가 전부 선명하게 보이는 수준이였네요.
사실 아이맥스의 영상미나 스크린의 크기도 좋았지만, 그 보다 크게 체감되는 부분이 레온베어크 아이맥스의 음질이었습니다. 독일에 있는 아이맥스 GT관들은 모두 12채널 사운드가 들어가있는 것으로 아는데(위에서 거론한 칼스루에의 Filmpalast am ZKM에 있는 IMAX관도 GT관입니다), 그 중에서도 레온베어크가 음질과 음량에 있어 제일 좋지 않았나 하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한국 아이맥스관들이 전반적으로 어떤지는 잘 모르지만, 이번에 익무에 아이맥스관과 돌비 시네마관을 비교한 글이 올라오고 돌비 시네마관을 극찬하는 것을 봐, HDR과 아트모스에 있어 돌비 시네마로 관람하신 분들이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만, 레온베어크 관람 후 부럽다는 생각은 싹 사라졌네요.
우선 음량과 진동입니다. 사실 저는 레온베어크에서 본 탑건 : 매버릭의 음량과 진동의 사실성을 설명함에 있어 아주 좋은 경험이 있습니다. 바로 영국 잉글랜드에서 열리는 에어쇼인 RIAT에 다녀온 경험이죠 (잠시 딴얘기로 빠지게 되는데, 이해 부탁드리겠습니다). RIAT 관람 당시 특별석으로 예매했었는데, 자리가 아주 명당이였죠. 우선 활주로 바로 앞의 자리에서 볼 수 있어, 전투기가 활주할 때 나는 소음을 아주 잘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건 군복무를 공군기지에서 하신 분들도 비슷하지 않을까 예상합니다만, 그게 다는 아닙니다. 보통 에어쇼에서 전투기로 곡예 기동을 보여주면 에너지가 빠지게 되어 다시 에너지를 확보, 즉 고도를 올려야합니다. 보통 고도를 올리는 부분은 곡예 기동 구역의 끝자락, 아니면 정중앙이 되는데, 정중앙에서 고도를 올리는 것은 수직 상승을 하면서 전투기의 높은 추중비를 뽐낼 수 있기에 자주 선택되는 방식입니다. 이 때 애프터버너를 키게 되는데, 제가 관람했던 특별구역이 곡예비행구역의 정중앙에 있습니다. 즉 전투기가 뿜는 애프터버너의 배기제트를 말그대로 직빵을 맞게 되는데, 이 때 들리는 소음, 진동 그리고 조금 텀을 두고 나타나는 배기 가스의 뜨거운 공기의 돌풍이 장난이 아닙니다. 그리고 이런 전투기의 애프터버너의 후연을 바로 뒤에서 맞는 경험을 레온베어크에서 일부나마 다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선 좌석에 버트키커라도 달린 것인지 좌석으로 전해지는 진동이 장난이 아니였습니다. 이것이 전방에서 전해지는 사운드와 더불어 에어쇼에서 느낀것과 비슷하다는 것 이외에 표현하기 힘든 느낌을 주더군요. 단 하나 빠진게 있다면 배기 가스의 뜨거운 돌풍이였습니다. 이게 영화 초입에 데인저존이 나오는 장면에서 캩에서 사출 전 슈퍼 호넷이 애프터버너를 키는 장면에서 부터 시작되어 영화의 비행 장면 내내 이어지는데, 정말 끝내주는 음량과 진동입니다.
대충 이렇게 공군기지 하나를 통틀어서 진행하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에어쇼 중 하나입니다. 사실 저 처럼 가까이서 관람하는 사람들은 귀마개를 착용하는게 권장되는데, 저는 진성 밀덕이라 소리만으로 소름이 돋을 수 있는 사람이라서 맨 귀로 들었습니다. RIAT 방문 당시 잉글랜드에서 하는 다른 에어쇼도 하여 총 3일간 에어쇼를 즐겼는데, 귀마개를 안 꼈더니 거의 2주간 이명이 들리는 후유증이 있었습니다 ㅎㅎ... (In Pictures: Crowds enjoy feast of flying at RIAT 2019 (punchline-gloucester.com))
12채널 답게 음향의 공간감도 뛰어났는데, 이전에 아트모스관에서 7.1로 관람 했을 때 보다도 공간감이 뛰어났습니다. 비행 장면에서의 공간감에서 아쉬운 느낌이 전혀 없었네요. 근데 음량/진동이나 공간감만큼이나 뛰어난게 있엇다면 바로 음질 즉 해상도였습니다. 이전 돌비 디지털관이나 7.1관에서 관람했을 때에는 등장인물의 말이 좀 뭉게져서 나오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때문에 전후 상황/대사로 내용을 추론해서 봐야하는 경우도 잇따금 있었는데, 레온베어크에서 관람할 때에는 그런 일이 전혀 없었습니다. 정말 대사들이 전부 또박또박 잘 들려서 못 알아듣는 부분이 없었어요. 이런 해상도가 전투기의 비행음이나 기타 기계음을 사실적이라 느끼게 해주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물론 이것이 돌비 시네마관과 비교해서는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독일의 단 두 개 있는 돌비 시네마관 중 갈만한 곳은 뮌헨의 돌비 시네마인데, 나중에 이곳에 가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네요. 제가 알기로 돌비 7.1 서라운드관이랑 돌비 시네마는 비교가 힘들 정도의 차이가 있다고 하니 말입니다.
어쨋든 저쨋든, 레온베어크의 아이맥스관, 익무 회원 여러분들이 근처에 여행 올 일이 있으시다면 들려서 영화도 보고 가시길 아주 추천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공교롭게도 슈투트가르트에는 볼거리가 많죠. 당장 포르쉐랑 메르세데스 박물관이 있는것도 슈튜트가르트고, 공장 견학도 가능하고, 북쪽 만하임 인근으로 보면 진스하임과 슈파이어에 하나씩 테슈닉 박물관이 있으니까 말이죠. 테슈닉 무제움에 가면 러시아와 (바이코느루 우주기지가 있는) 카자흐스탄 밖에서 볼 수 있는 유일의 부란 우주왕복선 기체가 있습니다. 또 양 박물관에는 상용화된 유일한 초음속 여객기들인 콩코드와 투폴레프 144가 나란히 전시되어 있죠. 정말 영국 IWM이나 미국 스미소니언 처럼 가보시길 강력하게 추천하는 박물관들입니다. 이런 유명 관광지에 들리면서 레온베어크에 들려 영화를 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 아닐 수 없죠. 다만 위에서 설명했듯 트라움팔라스 레온베어크는 대중교통 연결성이 그닥 좋지는 않기에 렌터카를 빌리시거나, 관람하신 날은 레온베어크 혹은 슈투트가르트에서 자고 가는게 나을겁니다.
영화 끝나고 찍은 인증샷입니다 :)
ps. 제가 오랫동안 밀덕질이랑 항덕질을 한 사람이라 탑건의 고증의 관해서 써보면 재미있을 것 같은데 (정확히는 밀덕 커뮤랑 블로그에 이미 썼네요), 영화 커뮤니티인 익뮤에 쓰면 좋아하실 분들이 많을지 모르겠어 고민이 되네요.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 계신다면 써보겠습니다.
ps 2. 와 생각 이상으로 반응이 좋네요. 일일이 댓글을 달다보니 댓글창이 너무 불어날 것 같아 감사 인사는 본문에 따로 넣는게 나아 보입니다. 읽어주셔서 다들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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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인들의 꿈의 극장이네요 ㅎㅎ
세계 최대 스크린인데 생각보다 좌석수가 많지 않아서 신기해요. 훨씬 쾌적한 환경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