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해서 [스즈메의 문단속] 소설 미리보기 부분을 번역해봤습니다.
귀찮아져서 하다가 말았는데... 일단 일부분만이라도 번역을 해봤습니다.
번역 안한 부분은 훝어보니 대체로 티저 예고편 속 묘사와 일치하더라고요.
나에게는, 반복해서 꾸는 꿈이 하나 있다.
머리 위에는 별들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고, 누군가의 실수로 광량(光量) 측정기를 수십 배 올려놔버린 것처럼, 그 밤하늘은 미칠 듯이 눈이 부셨다. 너무나도 눈이 부셔서 빛 하나하나가 쨍하고 내는 소리가 나올 것만 같았다. 내 귓속에서 별의 소리와 건조한 바람, 괴로울 것 같은 나의 숨결과 나 자신이 풀을 밟는 소리가 뒤섞여있다. 그래, 나는 계속 풀 속을 걷고 있었다. 시야의 끝엔 세상을 빙빙 감싼듯한 산맥이 있다. 그 안쪽엔 하안 색 벽 같은 구름이 있고, 그 위에는 황색의 태양이 걸치고 있다. 하늘에 가득한 별과, 하얀색 구름과 태양이 동시에 떠있다. 모든 시간이 섞여버린 것 같은 하늘 아래를, 나는 계속해서 걷고 있다.
"엄마! 엄마! 어디있어!"
죽상이 되도록 울면서, 나는 걷는다. 토해내는 숨소리가 새하얗다. 축축한 숨결은 바로 얼어붙고, 내 귀 끝을 더욱더 차갑게 만든다. 진흙이 가득 메어 검게 더럽혀진 손끝도, 매직테이프를 붙인 신발을 신은 동그란 발밑도 아플 정도로 차가웠는데도 말이다. 목구멍과 심장과 눈 속 깊은 곳만이 특별하게 아팠던 것처럼 특히나 불쾌하게 아팠다. 나는 걷는 것도 우는 것도 모두 지쳐가고 있을 때, 그대로 풀속에서 주저 않고 야 말았다. 다운재킷 속 구부린 등부터 바람이 조금씩 체온을 뺏어가고, 그를 대신해 무력감을 불고 온다. 작은 몸이 흙으로 덮여가는 것처럼 무거워진다.
서벅, 서벅, 서벅, 하고 멀리서부터 자그마한 소리가 들려온다. 누군가가 이 초원을 걷고 있다. 뾰족하고 단단해야 할 잡초는 '그 사람'이 밟고 지나가면 마치 신록의 계절같이 잔잔하고 부드러워진 소리를 낸다. 양쪽 무릎에 파묻힌 얼굴을 들었다. 발소리가 가까워지고 있었다. 나는 천천히 고개를 들며 뒤를 돌아다봤다. 흐린 눈망울을 닦아낸 것 마냥 꾹꾹 하고 강하게 깜빡거렸다. 흔들리는 풀 너머로 석양 색의 얇은 종이가 투과된 것 같은 그림자가 보인다. 헐거운 하얀색 스커트가 바람에 둥글게 부풀고 금색 빛이 긴 머리카락을 감싼다. 호리호리한 어른 같은 그 사람의 입은 좁은 상현달처럼 얇게 구부러진 미소를 띠었다.
"스즈메"
이름을 부른다. 그 순간, 귀에서부터, 손가락 끝에서부터, 코끝에서부터 그 목소리가 어루만진 끝에서부터 군데군데 따뜻한 물에 적시는듯한 기분 좋음이 온몸으로 퍼져나갔다. 아까만 해도 바람에 뒤섞인 눈송이는 어느새 핑크색 꽃잎이 되어 주위에 흩날렸다. 그래. 그 사람은... 그 사람이... 계속해서 찾아다니고 있었다.
"엄마..."
라고 중얼거리던 때에는, 이미 나는 그 꿈에서 깨어나 있었다.
저곳은 꿈속에서, 몇번이고 가봤던 곳.
지금은 아침으로, 내 방이다.
이불 속에서 나는 단번에 이해했다.
짤랑짤랑하고 창가의 풍경이 작게 울린다. 바다내음을 품은 바람이 레이스가 처진 커튼을 천천히 움직였다. '아, 축축하구나.' 하고 배게에 파묻한 얼굴로 생각한다. 쓸쓸함과 기쁨이 뒤섞인 저림이 손끝과 발끝에 희미하게 남아있다.
"스즈메! 일어났니?"
밑에서 크게 곤두선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깊은 한숨을 내쉬며, '영차' 하고 몸을 일으켜 큰 목소리로 "일어났어" 라고 대답한다. 아까까지 있었던 꿈의 여운은 이미 완전히 잊혀졌다.
정열맨 여고생 버전...^^
글에서 신카이 마코토스러움이 느껴지네요.^^
번역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