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왔는데 영혼을 보내버린 케이스
영화를 보다가 잠이 쏟아져서 잠시 기절한 적은 많아도 상영시간내내 잔 적은 거의 없습니다.
요즘 영혼보내기 얘기가 나와서 그런데 반대로 몸은 극장에 있지만 영혼을 극장밖으로 보내버린 케이스를 얘기해볼까합니다.
잉마르 베리만 <페르소나>
아트하우스 모모 기획전으로 보러갔었는데 난해함과 지루함 그리고 식곤증때문에 보다가 졸았습니다. 보통 5~10분 정도 눈붙이고나면 그 다음부터 쌩쌩해져서 집중이 되는데 이날은 컨디션이 안좋았는지 보다가 또 졸았습니다. 거의 영화를 비몽사몽으로 봤다고 해야할 정도입니다.
영화도 난해했지만 이날 정성일 평론가 GV도 어렵게 다가왔습니다. 놀랍게도 이날 나온 해석은 다양한 해석들중 하나에 불과하고 이것을 부정하는 해석도 있다는 말에 경악. 주말인데다 극장 자체가 시간의 압박을 주지않아서 정쌤의 끝없는 강연을 듣다 막차를 놓치고말았습니다. 제 생에 처음으로 GV듣다 막차를 놓친 경험이었습니다. 그래서 저에게 <페르소나>는 여러가지로 전설이자 공포의 영화가 되어버렸습니다(...)
데이비드 린치 <멀홀랜드 드라이브>
관람했던 극장도 가물가물합니다. 아마 CGV에서 봤던걸로 기억하는데 정확히 어느 관이었는지는 찾아봐야 알 것 같습니다. 이날도 식곤증때문에 오프닝부터 스멀스멀 눈이 감깁니다. 그리고 일어나보니 영화의 엔딩(...)
시간이 사라졌습니다. 살면서 이렇게 영화의 오프닝과 엔딩만 본 경우는 처음이네요. 그나마 포인토로 결제한거라서 크게 돈 아깝다는 생각은 안들었던게 다행이라고 봐야할지...😂 그래서 이 영화만큼은 몸은 극장에 있어도 영혼은 극장밖으로 보내버린 유일무이한 케이스로 남았습니다.
막상 극장에 왔어도 위의 사례처럼 영화를 제대로 보지 못한 것 또한 어떤 의미에서 영혼보내기로 봐야할지 참으로 애매합니다.🤔 두 작품 다 제대로 봤다고볼 수 없고 언젠가는 다시 봐야할 작품으로 남았습니다. 다만 극장에서 겪은 충격이 트라우마로 남다보니 이것 또한 극복해야할 과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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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여관은 치약칫솔이라도 주는데 배지도 못받고...😭😭
타르코프스키, 키에슬로프스키 영화를 재미나게 보는 관람객이지만 원더스트럭 보다가 두 번 다 졸았습니다.
'반투명하고 촉촉한 수수께끼의 우연한 번성' 영화입니다.
아티스트 배지 받으러 간 거였는데 꿀잠만 자고 심지어 배지도 못 받아서 더 안좋은 기억으로 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