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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썬더볼츠*>를 보고 (스포O)

폴아트레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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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일상에 피로감을 느끼고 지나온 삶에 대한 회의감에 젖은 ‘옐레나’의 보이스오버로 영화는 막을 엽니다. ‘옐레나’라는 캐릭터 자체가 <블랙위도우>에서 처음 소개된 것처럼 이 영화는 일정 부분 <블랙위도우>의 유산이 출발점인 셈입니다. 종종 ‘블랙위도우’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기도 하고요. 그 외에도 짧게 대사로 MCU의 전작인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의 사건이 짧게 스쳐지나가는 등 MCU의 거대한 세계관 속에 포함되어 있음을 인지시켜주기도 합니다. 그 외 여러 인물들의 배경과 관련해서도 MCU의 무수한 전작들과 연속성을 지니지만, 전작 관람이 필수적이라기보다 영화적 재미를 감미하는 정도랄까요. 이전에 MCU를 안 봤다고 해서 이 영화를 놓치기엔 이 영화의 만듦새가 좋아서 아쉽기도 하고, 영화 자체도 시리즈적인 재미보다 개별적인 영화가 주는 만족도가 크기 때문입니다.

 

이 영화의 화자인 ‘옐레나’라는 인물이 초인적인 능력이 없고 ‘캡틴 아메리카’나 ‘블랙위도우’와 궤를 같이 하는 편이라 초반부는 에스피오나지로 전개됩니다. 자연스럽게 정치적인 이야기를 끌어오게 되면서 영화의 대표적인 빌런인 ‘발렌티나’가 자신의 탄핵을 모면하기 위해 증거를 인멸하려는 과정에서 ‘썬더볼츠*’라는 팀이 될 인물들이 첫 만남을 가지게 됩니다. 그리고 그 인물들은 결함이라는 공통점으로 하여금 동변상련을 느껴 당장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팀을 결성하게 되고요. 아무래도 일반적인 팀업무비의 멤버 구성과는 조금 차이가 있어서 오합지졸로 팀워크를 이뤄나가면서 코미디가 발동되기도 합니다. ‘밥’이 희생을 하게 되면서 영화에 잠깐 충격효과를 줬다가 금세 그의 능력을 소개하면서 전반부를 매듭짓고 이제 후반부로 전환됩니다.

 

‘썬더볼츠*’라는 이 팀의 이름은 어디에서 봤는지도 살펴보면 좋은 포인트입니다. 극 중에서 유머처럼 넘어가긴 하지만 ‘옐레나’의 유년시절에 한 번도 못 이긴 어린이 축구단에서 따온 이름이 근원인 겁니다. 그러니까 계획은 어긋나고 뭐 같은 인생을 살고 어딘가 결함이 있는 멤버로 구성된 이 팀을 묘사한다고 볼 수 있는 거죠. 후반부에서는 ‘레드 가디언’과 ‘버키’가 개입하게 되면서 이 팀에 제 2의 목표가 생기게 됩니다. 잠깐이지만 자신의 팀이었던 ‘밥’을 구출하기 위함이면서 이제 삶을 전환시키고자 했던 각자의 소망이 발현된 겁니다. 실제로 이 새로운 공동의 목표는 처음 그들의 목표가 생존을 위한 필수적이었던 것과 달리 선택권이 주어지기도 했고요. 그러면서 임무를 수행할 때, 팀워크와는 거리가 먼 멤버로 구성된 팀이다보니 케이퍼 무비의 변칙적인 리듬으로 영화에 활기를 주기도 합니다.

 

사실 후반부에 빌런을 담당하는 ‘센트리’라는 인물의 능력치가 <엑스맨> 시리즈의 ‘피닉스’만큼이나 과하게 설정되어 있어서 히어로 무비 속 캐릭터간 능력치의 밸런스가 맞지 않아서 실패한 건가 하는 우려감이 살짜쿵 든 것이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건 저의 명백한 오판이었습니다. 화자로 나오는 ‘옐레나’의 불완전하고 외롭고 공허한 주된 감정이 이 영화의 주축인 정서인 겁니다. 그리고 그건 빌런인 ‘밥’ 혹은 ‘센트리’ 역시 그렇습니다. ‘밥’의 능력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워커’나 ‘발렌티나’ 등 모두 공통된 감정을 가지고 있기도 하고요. 더구나 흑화한 ‘센트리’가 세상을 대하는 방식도 보면 인간을 살해하는 게 아니라 심연 같은 어둠으로 만들고 그들의 트라우마, 공허함에 가두는 식입니다.

이 영화에 액션이 주는 카타르시스를 기대하셨다면 큰 실망감을 느끼시겠지만, 반대로 이 영화만이 주는 고유한 감동과 창의력이 그 자리를 대신합니다. 클라이맥스에서는 인물의 트라우마, 공허함을 시각화하여 주파수가 같은 위안을 사건의 해결책으로 내세우니까요. 동변상련, 동질감으로 하여금 트라우마와 공허함을 치유하는 이 영화는 공존과 유대라는 해결에 대한 메시지와 팀업무비라는 장르가 일치해서 왜 팀업무비여야 했는지에 대한 설득력도 주고 드라마가 주는 울림도 꽤나 강합니다. ‘센트리’와 ‘밥’의 대결은 오락영화적 쾌감을 덜할지언정 자기파괴에 대한 현대인들을 위한 위안을 히어로 영화적인 묘사로 풀어내 상당히 참신하게 다가왔네요. 그렇기 때문에 뉴어벤져스가 탄생하는  ‘MCU’의 커다란 판 속에서의 존재감이나 기대감보다 개별적인 영화 자체의 만족도가 컸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 영화 끝나고 바로 코믹스러운 쿠키 하나, 엔딩크레딧 뒤로 제법 길고 다음을 기대케 하는 쿠키가 하나 있어서 꼭 보시길 바랍니다.

 

- 별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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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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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in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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썬더볼츠 이름 유래가 재밌더라고요.^^

제 취향엔 안 맞았지만, 영화가 그래도 잘 만든 편이라고 생각듭니다.

23:16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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