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렘 대포 “진 해크먼의 조언을 어길 수밖에 없었다”

배우 윌렘 대포는 신작 <오치의 전설>을 통해 또 한 번 독특한 선택을 했다. 이번 작품은 애니메이션과 뮤직비디오 연출로 명성을 얻은 이사야 색슨 감독의 장편 데뷔작. 인디와이어와의 인터뷰에서 대포는 “진 해크먼의 조언을 어기게 됐다”고 밝혔다.
“진 해크먼이 나에게 해준 조언 중 하나는 ‘처음 연출하는 감독과는 작업하지 마라’였어요. 하지만 이번엔 그 말을 따르지 않았죠. 고인이 된 그에게, 부디 편히 쉬시길”
(※ 대포와 해크먼은 1988년 <미시시피 버닝>에서 함께 출연한 바 있다.)
2024년 한 해에만 로버트 에거스, 요르고스 란티모스, 팀 버튼, 제이슨 라이트먼 등 굵직한 감독들과 연이어 작업한 대포는, 색슨 감독에게 흔들릴 이유가 없어 보였다. 하지만 그는 <오치의 전설>을 보고 “그저 또 하나의 영화가 아니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가 이 이야기를 오랫동안 가슴에 품고 살아왔다는 걸 느낄 수 있었어요. 단순한 영화가 아니었죠. 만들지 않으면 죽을 것처럼 몰입하는 창작자들과 일할 때, 그런 에너지가 전해져요”
<오치의 전설>은 마트 페인팅과 퍼펫으로 구현된 가상의 마을 '카르파티아'를 배경으로 한다. 이 마을 사람들은 귀엽지만 수수께끼 같은 생물체 ‘오치’를 두려워하며 살아간다. 대포가 연기한 맥심은 오치 때문에 아내를 잃었다고 믿고, 아이들로 구성된 군대를 만들어 이들을 박멸하려 한다.
이번 작품에서 대포는 6명이 조종하는 퍼펫과 함께 연기하는 독특한 경험도 했다. 배우는 오치 퍼펫을 두고 “작고 귀엽지만 내 캐릭터에게는 공포 그 자체로 다가왔다”고 설명했다.
“나는 몸을 통해 표현하는 연기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연기는 결국 행동이죠. 오치와의 장면에서는 여섯 명이 하나의 생명체처럼 퍼펫을 조종하고 있었는데, 그 집중된 에너지가 오히려 장면을 더 강하게 끌어당겼어요”
그는 이 퍼포먼스가 1980년대 우스터 그룹에서의 실험적 연극 경험을 떠올리게 했다고 밝혔다. 당시에도 인물이나 사운드 대신 ‘외부 참조점’에 반응하며 연기하는 방식에 익숙했다고 한다.
“연극에선 무대 밖에서 신호를 받아 연기하는 경우도 있었어요. 그건 일종의 몰입 훈련이에요. 주위가 사라지고, 온 몸이 그 순간에 집중하게 되죠. 자아도 사라지고, 순수한 존재로 남는 상태. 마치 운동선수가 어떤 감각에 온몸을 맡기는 것처럼요”
대포는 퍼펫이라는 물리적 요소가 오히려 인간보다 더 높은 집중력을 이끌어냈다고 말하며, 자신이 여전히 새로운 도전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는 점을 재확인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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