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콥 엘로디, 전쟁 포로에서 괴물까지

배우 제이콥 엘로디가 최근 <인디와이어>와의 인터뷰에서 다양한 차기작과 작업 경험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현재 저스틴 커젤 감독의 TV 리미티드 시리즈 <먼 북으로 가는 좁은 길>에 출연 중이며, 오는 4월 18일 프라임 비디오에서 공개된다. 해당 작품은 2월 베를린영화제에서 첫 선을 보였고, 호주 작품으로는 이례적으로 미국 배급도 확정됐다.
엘로디는 리처드 플래너건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에서 전쟁 포로이자 외과 군의관인 도리고 에반스를 연기한다.
“도리고는 캠프 안에서 오직 하나의 목적만 있어요. ‘내 동료들을 최대한 살리는 것.’ 형제애와 생존이 캐릭터를 움직이는 핵심이었죠”
작품은 1940년대 도리고의 전쟁 경험과 1980년대의 노년 도리고(키어런 하인즈 분)를 교차 편집하며 전개된다. 전쟁 전 도리고는 엘라(올리비아 더용)와 약혼 중이었지만, 삼촌의 아내 에이미(오데사 영)와 운명적인 관계에 빠지며 두 번의 인생을 흔드는 "폭발"을 겪는다.
“원작자 리처드 플래너건이 이런 말을 했어요. ‘인생엔 모든 것을 뒤흔드는 폭발 같은 순간이 두 번 온다.’ 도리고에겐 그게 에이미와의 여름이었고, 또 하나는 수용소에서의 시간이에요. 그 말 덕분에 장면을 어떻게 연기해야 할지 감이 왔죠”
엘로디는 극 중 설정을 위해 6주간 체중 감량을 소화했다.
“솔직히 말하면 되게 지루했어요(웃음). 근데 와드 파머라는 좋은 트레이너, 그리고 영양사, 함께한 친구들이 있어서 버틸 수 있었죠. 일종의 지옥을 같이 겪어낸 거예요”
4화에는 일부 시청자들이 파졸리니의 <살로 소돔의 120일>을 연상할 수도 있는 고문 장면이 등장한다.
“실제로 <살로 소돔의 120일>은 안 봤는데, 오늘 숙제가 생겼네요. 듣자하니 꽤 괴물 같은 영화라고 하던데요(웃음)”
이어 그는 “당시 진짜 고통은 사람들이 서로의 고통을 지켜봐야 했다는 점이에요. 누군가 사랑하는 사람이 고통당하는 걸 보는데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상황. 연기하면서도 굉장히 본능적이고 고통스러웠어요. 그 장면에서 함께한 배우 토마스 웨더럴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엘로디는 말론 브란도와 비교되는 연기에 대해 “최고의 찬사”라고 답하며, 참고한 배우로는 몽고메리 클리프트를 언급했다.
“그 조용한 집중력과 눈빛이 인상 깊었어요. <갈리폴리> 같은 영화들도 봤고, 톤을 유지하기 위해선 <팬텀 스레드>가 가장 큰 영향을 줬죠. 드레스를 만드는 그 손짓이 외과 수술 같았거든요”
엘로디는 현재 LA에서 HBO <유포리아> 시즌3를 촬영 중이며, <솔트번>으로 함께한 에메랄드 펜넬 감독의 신작 <폭풍의 언덕>에도 출연한다.
“원래는 휴식기를 가지려 했는데, 에메랄드가 문자 하나로 나를 붙잡았어요. 도망칠 수가 없더라고요”
함께 출연한 마고 로비에 대해서는 “정말 대단해요. 에너지 넘치고, 연기에 모든 걸 쏟아부었어요”라며 극찬했다.
하반기엔 기예르모 델 토로의 <프랑켄슈타인>에서 괴물 역으로 출연한다.
델 토로 감독은 1930년대 <프랑켄슈타인> 영화들을 주요 참고자료로 삼았으며, 엘로디와 함께 다시 관람했다고 한다.
“덩치 큰 괴물 캐릭터의 몸짓을 연구하며, 특수분장을 담당한 마이크 힐과도 많은 작업을 했어요. 그런데 웃긴 건… 촬영 시작할 때 델 토로 감독이 저한테 아기 발달 관련 서적을 선물했어요. 그 책과 1930년대 영화, 그 둘이 저한테는 핵심 참고 자료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