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러맨] 쇼, 마이웨이

'뉴키즈온더블럭'의 영국 버전 '테이크댓' 출신으로 그룹에서 쫓겨나다시피 탈퇴한 이후 오히려 솔로로 눈부신 성공을 거뒀다고는 하지만, 테이크댓 그룹명 정도는 들어 본 적 있어도 로비 윌리엄스라는 이름은 이번 <베러맨>의 개봉으로 처음 인지하게 되었다. 영국 본토와 유럽에서 짱짱했던 것과 달리 북미 팝씬에서의 활약은 그다지 수준이었기에 국내에서의 인지도도 최상급은 아니었기 때문인 듯, 아니면 그냥 내가 과문한 탓이겠지 ㅎ
<베러맨>은 브릿어워즈 최다 수상을 자랑하는 영국의 국민가수(라고 나무위키에 있더라) 로비 윌리엄스의 성공의 연대기를 보여 주는 전기 영화다. '보헤미안 랩소디'의 거대한 성공 이후 '로켓맨', '엘비스'를 잇는 그런 유사 장르의 영화라 하겠다. 테이크댓과 로비 윌리엄스의 히트곡들로 꾸민 쥬크박스 뮤지컬이라는 점에서 '보헤미안 랩소디'나 '엘비스'보다는 '로켓맨'의 결을 따른다.
'위대한 쇼맨'의 마이클 그레이시가 연출을 맡아 스크린에 펼쳐 놓은 화려한 쇼타임은 이번에도 유효하다. 특히 테이크댓 탈퇴 후 방황하던 로비가 그의 첫 아내가 되는 니콜과 만나 아름다운 듀엣의 노래와 댄스의 보여 주는 선상 파티 장면이 백미.
드라마의 깊이는 없다. <베러맨>의 전략은 유년 시절부터의 뿌리깊은 자기혐오, 자신의 롤모델이지만 자신을 버리고 떠난 아버지에 대한 애증 등을 극복하는, 더 좋은 사람(Better man)이 되는 과정에서 감동을 생성하는 것인데, 러닝타임 내내 중2 병 개차반을 치던 슈퍼스타가 영화를 끝내야 낼 종반부에 이르니 어쩔 수 없이 급 정신적 성숙을 이루는 모습으로는 관객을 설득시킬 수가 없다. 전체적인 드라마의 완성도와 별개로 로비가 자신이 오랫동안 꿈꿔왔던 듀엣, 아버지와 함께 부르는 마이웨이 엔딩은 그 자체로 울컥하는 감정을 만들어내기는 한다. 장면에 성공하고 드라마에서 실패한 '위대한 쇼맨'의 전철을 똑같이 반복하는 마이클 그레이시의 행보 되겠다.
극 중 로비 윌리엄스는 CG 작업의 의인화된 침팬지의 모습으로 등장한다.(목소리는 로비 자신이 더빙했다) 로비가 자신을 침팬지라고 부르곤 한 것을 영화적 아이디어로 쓴 듯 한데, 어떤 배우보다도 로비 윌리엄스라는 인물의 악동적 기질을 제대로 보여주지 않나 싶다.
다솜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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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로비 윌리엄스를 잘 알았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고요
장면에 성공하고 드라마에서 실패라는 말이 와닿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