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일렉트릭 스테이트, 어디선가 본 듯한 설정의 향연

넷플릭스 시사에 당첨되어 관람했습니다.
3점 정도?
무난한 범작에 해당하고 좀 더 고민했더라면 더 좋은 작품이 나오지 않았을까? 싶은 경계에 걸친 애매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 애매한 시간선 설정
오버테크놀로지가 존재하는 1990년대의 미국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즉, 현실이 아닌 평행세계의 1990년대 지구라는 이야기죠.
그 이전부터 로봇들이 인간의 일을 대신하기도 하다 결국 로봇의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투쟁하다 인간에게 밀려 고립되고 인간은 로봇의 신체에 자신의 정신을 연결하는 뉴로캐스터라는 장치에 의존하여 살아가는 디스토피아가 펼쳐집니다.
이 내용만 봐도 대충 어떤 일들이 펼쳐질 것인가? 라는 게 눈에 훤히 보이는 것이 영화의 흥미로움을 감소시키는 지점이었습니다.
레트로 풍 디자인은 스타워즈를 연상시키고 로봇(드론)들은 프로펠러를 펼쳐 날아다니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프로펠러에 매달려 흔들거리는 장난감같은 모습으로 묘사되었죠.
그런데 또 인간의 의식을 드론에 무선 링크시켜 동작시키는 엄청난 오버테크놀로지가 나오는데 어떻게 동작하는 것인지는 비밀입니다.(안 알랴줌)
감독이 또 애플을 싫어하는 듯...악당이 왠지...애플의 구세주와 후계자를 연상시키는 모습이었고요 ㅎㅎ
. 호불호가 심하게 갈릴 것 같은 로봇 디자인
주역 로봇은 물론 귀엽지만(험이나 코즈모키드같은?) 싹쓸이나 일부 로봇들은 상당히 불쾌한 디자인, 또는 불쾌한 동작을 하는 모습이 자주 나옵니다.
이 부분이 제게는 순수하게 영화의 메카 디자인을 즐기기 어렵게 만드는 요소였습니다.
. 역시 어디선가 본 듯한 디스토피아의 미래
영화에 나오는 뉴로캐스터는 인간이 자신의 정신을 링크하여 대신 움직이고, 연결하면 가상현실 공간을 통해 인간이 자신이 선망하는 환상 속에 거주할 수 있도록 만들어줍니다.
이 기능이 일종의 미래형 마약처럼 사람들을 중독시키고 점점 무기력하게 만들기도 하며 SNS 중독과 비슷한 모습으로도 묘사되죠.
결국 영화는 SNS와 같은 가상현실에 머물면서 환상속에 갇히기 보다는 박차고 나와 사람과 사람이 실제로 관계를 맺고 이어가야만 진정한 삶을 이룰 수 있다...라는 것을 설파합니다.
근데 개인적으로는 마지막 연설 장면은 제거하는 것이 나았을 것 같아요.
보통 작가가 작품의 기본 설정을 설명하는 것은 유치하기도 하고, 너무 작품의 메시지를 강요하는 느낌이어서 거부감이 드는데 딱 그런 느낌의 엔딩이었습니다.
이래저래 영화는 팝콘 무비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했고, 여기저기서 따온 설정을 적절히 얽어 만든 부직포 쇼핑백같았다고 생각해요.
특히 연도가 저한텐 영화에 몰입하는데 상당히 방해하는 요소였거든요.
매트릭스에서 로봇의 봉기가 실패하면 어떤 미래가 필쳐질 것인가? 라는 느낌이었는데 차라리 진짜 미래의 역동기를 지난 디스토피아를 그렸다면 더 좋았을 것 같았습니다.
원작은 더 암울한 분위기 같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