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타 : 마지막 기회의 땅>을 보고 (스포O)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많은 영화들이 창고영화가 됐는데 <보고타 : 마지막 기회의 땅> 역시 5년을 빛을 못 보다 개봉하게 된 작품입니다. 송중기 배우의 느와르로 홍보되고 있는 <보고타 : 마지막 기회의 땅>을 보고 왔습니다.
영화는 1997년부터 2008년까지의 시간대를 폭넓게 다루고 있는데 IMF로 인해 미국으로 이민가는 여정의 과정으로 들렸던 콜롬비아에서의 생존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콜롬비아의 풍경이나 초반에 절도 당하는 등 영화에 긴박한 순간을 핸드헬드로 촬영해 사실감을 살립니다. 사실감을 위해 올로케까지 진행하기도 했죠. 오프닝부터 나레이션에 자막처리까지 하는데 지나치게 친절하게 풀어내는데 이 나레이션의 대사처리가 영화적이라기보다 어딘가 문학적이라고 느껴집니다.
11년 가량의 폭넓은 연령대를 연기하는데 이제는 20대를 연기하기에는 송중기 배우의 마스크가 설득력을 주기에는 무리라고 느껴지기도 했네요. 피부를 그을리고 귀를 뚫고 다양한 헤어스타일로 외적으로 변화를 꾀하는 송중기 배우의 연기는 <화란>이나 <로기완>와 같은 그의 마초적인 면모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그런데 전체적으로 주역을 이끄는 배우들이 마초적으로 보이고 싶은 건 알겠는데 딱 맞는 옷을 입었다고 보기에는 큰 어려움이 따르는 게 사실입니다. 그 와중에 조현철 배우가 개성있는 연기를 보여주고 권해효, 박지환 배우가 제 몫을 해내 그나마 극에 안정감을 주네요.
이국적인 환경에서의 생존기를 다룬 영화의 컨셉은 가깝게는 [수리남], <비공식작전> 등 유수한 작품들이 연상되는데요. 다만, 밀수하는 품목이 마약이 아니라 속옷이라는 아이템은 신선하기도 하고 더욱 현실밀착형이라고 생각됩니다. 마초적인 남자들 사이에서 야심과 패기가 넘치고 자신의 입지를 다지고 싶은 자존심에서 비롯되는 생존기인데 몇몇 차별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올로케를 통해 이국적인 풍광을 담고, 총기소지, 반군, 우박 등 콜롬비아만의 특성을 한껏 살렸달까요.
하지만 그런 몇몇 요소 외에는 클리셰 속에 휩쓸려서 기시감에 피로감이 들고 상황에 긴박감이 전무해 극의 리듬이 처지게 됩니다. 속고 속이는 상황이 반복되고 사건이 해결되는 양상까지 유사해서 반전이라고 해야하나 싶은 결말도 변주 없이 반복되는 작법 탓에 쉽게 유추되고 그 효과나 파장이 미비합니다.
그러니까 <보고타 : 마지막 기회의 땅>는 극 중 배경이 콜롬비아의 수도인 보고타라는 건 납득이 가지만 굳이 왜 막대한 자본을 들이면서까지 올로케였을까, 왜 굳이 영화였을까 하는 의문에는 설득이 실패했다고 보입니다.
- 별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