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퍼맨 (1978) 수퍼히어로 모든것의 시작. 스포일러 있음.
비유하자면, 이 영화는
수퍼히어로무비의 아바타다.
아바타를 보면서 아주 새로운 그 무엇인가를 손에 잡을 듯 생생하게
경험하지 않았는가?
이 영화 수퍼맨은, 말하자면, 당시 관객들에게
지금의 아바타같은 충격을 주었었다.
당시 일본에서 스파이더맨 영화를 만들면서,
벽을 자연스럽게 타고올라가는 장면을 재현했다고 해서 화제였다.
스파이더맨이 벽을 타고 올라가는 그 장면 하나조차 재현해 내는 데 어려움을 겪었던 것이다.
수퍼히어로무비는 일본의 인형 특촬물 정도 이상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하지만, 갑자기 이 영화가 나왔다.
수퍼맨이 정말 자연스럽게 구현된 것이다. 수퍼맨이 눈에서 광선을 쏘고 광속을 넘어 날아가고 -
이런것들이 정말 눈앞에서 보듯 자연스럽게 구현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던 것이다.
이 영화 수퍼맨을 상징하는 명장면이 있다.
로이스가 헬리콥터를 타고 취재를 가려고 고층빌딩 옥상에 간다. 헬리콥터 사고가 발생하고
로이스는 고층빌딩에 매달린다.
아래에서는 사람들이 까마득히 위에서 죽음을 기다리는 로이스를 안타깝게 바라본다.
로이스가 힘이 다해서 빌딩에서 떨어지고,
사람들은 비명을 지른다. 그런데, 수퍼맨이 날아와서 로이스를 받아 안는다.
"Don't worry. I got you."
"You got me? Who's got you?"
로이스가 수퍼맨의 품안에 안겨서 날아가면서도 놀라서 외치는 소리다.
저 아래에서는 모두들 한 마음이 되어 박수치고 환호한다.
시민들, 기자들, 경찰, 심지어는 포주 마약상까지 한 마음으로 놀라고 기쁘고 흥분해서 박수를 친다.
이것은 당시 관객들의 심정이기도 했다. 모두들 이렇게 생생한 수퍼맨은 처음 보았던 것이다.
관객들도 한 마음으로 환호하고 박수를 쳤다.
이 영화는 현대 수퍼히어로무비의 시작이다.
리처드 도너는 이 영화를 액션영화라기보다 단단한 현대의 신화로 만든다.
비범하게 알에서 태어나서, 마찬가지로 비범하게 태어났던 초인에게 도전하였다가,
그에게 패배한 다음 신라로 옮겨 왕이 된 김알지의 신화나 비슷하다.
이 신화에서 중요한 것은, 김알지의 도술이라든가 전쟁영웅으로서의 활약이라든가 하는 것이 아니다.
초인으로서 김알지의 본질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이 영화도 수퍼맨에 대해 같은 태도를 취한다.
말론 브란도가 하는 대사인 "아버지는 아들이 되고, 아들은 아버지가 된다"는,
오늘날 수퍼히어로무비에서는 그저 재치있는 대사였을 것이다. (이 영화 각본을 쓴 사람이, 대부의 원작자
마리오 푸조다. 수퍼맨 영화를 만들면서, 제작자들은 문화적 아이콘들을 채용해서
영화의 무게와 격을 한껏 높이려고 하였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깊은 의미와 울림을 가진, 신화 속에 등장하는 묵직한 시가 된다.
말론 브란도라고 하는,
대배우를 넘어서서 하나의 역사 문화의 아이콘이 되어버린 배우의
입을 통해 나오는 대사라서 더 그렇다.
이 모든것은, 이 영화가 수퍼히어로무비의 시작이었고,
사람들이 수퍼맨을 하나의 신화처럼 받아들였기 때문에 가능했다.
지금은? 사람들은 더 이상 수퍼맨영화를
무슨 호메로스의 일리아드나 오딧세이처럼 받아들이지 않는다.
신화는 한번 이상 나올 수 없다.
크리스토퍼 리브가 나오던 수퍼맨영화도 2편 이상이 나올 수 없었던 이유다.
참 궁금하다. 이 영화는 역사를 넘어선 그 무엇을 아직도 갖고 있는지.
추천인 5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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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의 품격
You'll believe a man can fly. 당시 포스터 카피 ㅋ~
잠깐 나오는 말론 브란도의
출연료가 훨씬 높았다죠
요새도 종종 그런 식으로
배치를 하긴 합니다만
당시 말론 브란도의 위상은 비유하자면 모나리자같은 것이었습니다. 배우 그 이상의 문화적 아이콘이었죠.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두번, 한번의 수상 거부, 메소드 연기의 달인, 대부와 지옥의 묵시록에서의 신비한 연기. 그러다가 남태평양의 섬을 하나 사서 은둔해 버렸습니다. (지금도 말론 브런도섬은 있죠. 고급휴양지로서 돈이 아무리 많아도 가기 어렵답니다. 초청을 받아 가는 식이죠. 당시 말론 브란도도, 돈을 아무리 많이 주어도 캐스팅 못하는 대배우였습니다. 본인이 땡겨야 출연하는......) 이 영화는 당시 말론 브란도의 영화였습니다. 단순 수퍼히어로무비가 아니라, 대부나 지옥의 묵시록 급의 무게를 가졌었죠. 모두 말론 브란도가 출연한 덕분이었습니다.
말론 브란도를 그렇게 캐스팅한 것은 당시 영화 흥행에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거액을 주고,그런 대배우를 출연시키다니, 화제도 그런 화제가 없었죠. 영화의 격이 엄청 높아지는 순간이었습니다.
당시 수많은 애들이 망토 걸치고 높은 곳에서 뛰어내렸다 사고 나게 만든 영화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