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하얼빈 후기(호)
오늘 오전 10:30에 아버지와 함께 보고 왔습니다. 아리랑에서 봤는데, 좌석이 꽉 찬 것 같았어요. 원래 제가 혼자 성탄절 때보려고 했는데, 그때는 진짜 만석(정확히는 화면과 거리가 있는 좌석들 다 찼어요.)이었다보니, 오늘 보게 됐네요.
동시에 우민호 감독의 작품도 처음으로 접하게 되었네요. 내부자들과 남산의 부장들이 유명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습니다만, 내부자들 개봉 당시에는 19금 + 너무 어두운 것에 대한 거리감 때문에, 남산의 부장들 개봉 당시에도 어두운 것에 대한 거리감 + 코로나 때문에 안 봤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그 분 작품을 보게 되었습니다.(참고로 남산의 부장들은 최근에 운동하면서 영화 채널에서 결말부, 소리 없이 봤는데, 이병헌 배우의 분노의 감정 연기와 긴박함을 느꼈던 전개 덕분에 흥미가 가더군요. 어떻게든 찾아볼까 하네요.)
한줄 요약하면, 아주 재미있게 봤습니다. 안중근 의사의 두 번째 기회에 대해서 믿고 싶어하는 마음과, 동지들의 죽음이 헛되어서는 안 된다는 사명감 등 심리 묘사. 어둡고 스릴이, 과장해서 온몸으로 느껴졌던 전개. 그러면서 절제미가 느껴졌던 분위기 덕에 집중이 잘 됐습니다. 큰 감정 과잉, 내지 신파 없이, 딱 담백하게 진행된 것 같아서, 마음에 아주 쏙 들었습니다. 위에 쓴 것처럼, 남산의 부장들도 비슷하려나, 한 번 찾아보고 싶습니다. 아, 그리고 배경, 실제 장소 찾아가서 찍은 것일려나요? CG 아닌 것 같아서요. 매우 리얼해 보였어요.
P.S. 이토 히로부미 대사 ("왕과 유생들은 어리석어서 상관없지만, 문제는 백성이야. 항상 위기 때는 백성들이 들고 일어서더라"), 이거 급히 재촬영한 것일까요? 솔직히 기간 생각하면 당연히 말이 안 되지만, 음...개인적으로 현재와, 너무 딱 맞는 대사처럼 느껴졌달까요?
P.P.S. 평소에는 팝콘 없이 그냥 영화 보는 스타일이었는데, 오랜만에 팝콘 사고 먹으면서 봤네요. 근데 중간에 그만 떨어뜨려서, 끝나고 스태프께 알리고 사과해야했네요. 떨어뜨린 거야 당연히 제 잘못이지만, 그냥 제 평소 스타일대로, 팝콘 없이 보는 것이 편할 것 같네요.
그래도 알려줘서 청소하는 분이 이해해줬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