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스포) 장손을 보고
오정민 감독이 연출한 <장손>은 3대째 가업을 이어오고 있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입니다.
서울에서 영화 일을 하고 있는 성진(강승호)은 제삿날에 고향으로 내려옵니다. 여전히 남존여비사상을 가지고 있는 경상도 어느 지역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성진은 심지어 장손입니다. 그러니까 집안 모든 식구가 그를 떠받들고 있는 겁니다.
성진이 집에 오니 그동안 틀지 않았던 에어컨도 가동되고 할머니는 버선발을 그를 맞이합니다. 그런데 성진은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부모님의 뜻대로 가업인 두부공장을 이어받지 않겠다고 선언합니다. 물론 성진의 누나 부부도 있고 고모도 계셔서 공장은 이어나갈 순 있지만 어른들은 그가 물려받았으면 합니다.
아무튼 성진은 이 집안의 문화가 싫어 이곳을 떠난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여지됐건 이를 계기로 집안의 분열이 시작되고 서로간의 믿음이 조금씩 사라지게 되면서 갈등은 쌓여져 갑니다.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이 작품은 포스터만 보면 흔하디흔한 가족 소재의 독립영화로 보입니다. 유교적 전통이 여전히 팽배한 지역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는 생각보다 관계에 대한 깊은 고찰을 보여줍니다.
또한 가족 안에서의 어떤 비밀이 드러날 때까지의 긴장감도 함께 제공하고 있어 생각보다 이야기의 깊이가 있는 작품이었고요.
현실에 있을법한 캐릭터 라이징도 인상적이고 독립영화계에서 이미 많은 활약을 하고 있는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습니다. 찾아보니 대부분의 배우가 경상도 출신으로 사투리 구사가 아주 자연스럽더라고요.
아마 올해 독립영화 중 가장 많은 분들에게 지지를 많은 작품으로 보이는데 과연 연말에 어떤 성과를 낼지 궁금하네요.
가부장제와 요즘 세대의 충돌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