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족' 후기.. 가슴 따뜻해지는 감동 드라마

이야기의 시대 배경은 2000년대 초반...

서울 중심가에서 만둣국 맛집 평만옥을 운영하는 중년 남자 함무옥이 주인공입니다. 자린고비짓으로 재산을 모은 수백억 자산가이지만, 하나뿐인 아들이 하필 스님이 되어 대가 끊길 지경이라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죠. 그런데 그 아들 스님이 젊은 시절에 기증한 정자로 태어났다는 손자, 손녀가 찾아오면서 인생이 180도 달라집니다.

영화는 중반까지는 꼰대 가부장, 불교와 가톨릭 수행자들 그리고 그들과 전혀 인연이 없을 것 같았던 정자은행이 얽히는 막장 드라마 뺨치는 출생의 비밀 소동극으로 전개됩니다. 이 부분에서 때로 좀 산만하기도 하고 소소한 웃음 정도를 자아내는 정도인데, 중반부터 캐릭터 개개인이 가진 안타까운 사연들이 드러나면서 조금씩 눈물샘을 자극합니다. 이들이 각자 떨어져 살 때는 외롭고 서글픈 개개인이지만, 신비로운 인연으로 얽혀 가족으로서 서로를 보듬는 순간 행복해지는 모습이 가슴 따뜻하게 해주네요.

꼰대 가장 역 김윤석이 이야기의 중심에 있지만, 삭발한 스님의 담담한 모습으로 불가의 깊은 가르침을 연기에 녹여낸 이승기가 많이 인상적이었네요. 아역 배우들도 깜찍했습니다. 연말에 가족과 함께 보기에 좋은 영화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