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2> 늦은 감상평
개인적으로 류승완 감독님 영화 너무 좋아하지만, 이번 작품은 상당히 아쉬웠습니다
전작과 너무 크게 차이가 나서 비교보다는 단일 작품으로 생각하고 써야겠습니다
그런데 쓰다보니까 전작 이야기들을 안 할 수가 없겠네요
애매한 톤을 가져가고 있습니다. 코미디로 살려야 할 포인트와 긴장감을 살려야 하는 부분이 섞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극중에서 오팀장이 총경에게 기자회견을 멈춰야 한다고 말할 때가 대표적으로 그런 것 같고요. 이런 파트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개인적으로 전석우가 집에 들어가는 씬은 굉장히 괜찮게 봤습니다 전체적인 톤도 그렇게 가나 싶었는데요.
코미디 요소들이 이런 톤을 좀 애매하게, 어색하게 만드는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물론 캐릭터도요.
서도철의 캐릭터에 전작에서 볼 수 없던 결핍을 넣었습니다. 아들 이야기를 넣었는데요.
전반부에 아들의 이야기가 굉장히 큰 결핍으로 다가옵니다. 연출도 그러했고요.
하지만 이야기가 정확히 이 지점을 짚어내지 못하고 힘없이 사라집니다.
아들이 정확히 서도철에게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기도 어려운 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마지막에 아들이 다시 등장하고요. 굉장히 어색한 분위기가 연출됩니다.
(많은 분들이 후반부에 대해서 언급을 많이 하시는 것 같습니다)
이 영화는 많은 분들이 짚어주신대로 '사적 제재'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당연한 말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이 영화가 '사적 제재'를 다루는 태도가 굉장히 애매합니다.
정해인 배우의 연기가 훌륭했음에도 캐릭터가 단순히 싸이코로만 비춰지는 경향이 있는 것 같고요.
불합리한 상황이 아닌데도 처벌을 하려는 지점에서 그런 것들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정의부장'의 위치도 그러합니다. (살짝 올드한 점도 있고요...)
이 점에서 1편하고 차이를 보이는 것 같습니다
1편은 분명한 대립구도가 보입니다. 방탕한 권력자 대 일개 경찰. 이 단순한 배치가 직선적인 서사를 만들어 내는 것 같고요.
하지만 2편에서는 빌런의 위치가 애매하니 서도철이 반응하는 사건들에 있어 직선적인 서사가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서도철이 움직이기는 하지만 허둥지둥대는 모습이 많이 보이고요.
그래서 진실을 밝혀내는 장면도 너무 갑자기 이루어진 감이 있습니다.
구성적인 면에서도 문제를 많이 보이는데요.
글쎄요... 보다보니까 베테랑 1의 구성과 많이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중간에 빌런 대신 다른 누군가가 잡혀가는 장면도 그렇고요.
사실 류승완 감독님이 구성으로 승부보는 스타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중간중간 사라지는 서사들도 있고요. (1,2편 모두 '정의부장'이 그러합니다.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번 후반부에선 흝뿌려놓았던 이야기들을 다 줍는 것을 시도합니다.
서도철에게 딜레마를 부여하면서요.
모든 서사들에 대해 충분히 이입하거나 재미를 느끼지 못했는데 이를 수습하려고 하면서 이런 문제들이 생긴 것 같습니다.
1편에서 나왔던 대사들을 활용하는 방식도 아쉬웠고요.
연출은 나름대로 볼만 했다고 생각하고, 이번 작품에서 기본 법칙을 넘나드는 시도를 많이 하신 것 같습니다.
액션도 괜찮았는데요.
스토리가 많이 아쉬웠던 것 같네요.
그래도 베테랑3가 꼭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류승완 감독님 팬으로써 더 많은 작품, 서도철 형사의 이야기를 더 보고 싶네요.
긴 글이자 첫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부담 없는 액션 코미디 기대한 사람들 많았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