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흑백요리사 5-10화 - 간단 후기
대중과 평단이 갈리는 영화가 상당히 나타납니다. 굳이 표현하자면, 5-10화는 그러한 화나 진행이 아니었던가 싶네요.
1-4화에서 얻었던 대단환 화제성을 그대로 이어가기는 했습니다만! 어이없는 진행과 무리수 남발, 그리고 기껏 데려온 유명 백수저 요리사가 정작 제대로 칼을 쥐고 음식을 만들지도 못하는 환경을 형성해 기이한 "음식 대결"을 구현하고 내고 말았습니다.
정말 이상한 음식 대결이었습니다.
더불어!
파인 다이닝에 일가견이 있는 안성재는, 파인 다이닝 요리사가 출품한 음식에는 당근이나 호박 등 크기도 계산된 거라며 극찬을 하죠. 그런데 뒤집어 생각을 해봅니다. 아시는지 모르겠으나 국수에 들어가는 아무렇지 않아 보이는 당근 채나 호박 채도 그걸 당근 큐브로 만들어 넣는 요리사는 없거든요. 수백년 한국 사람 입맛에서 저절로 체득화되어 내려온 "철저히 계산되어버린" 것들이랍니다. 왜냐, 국수 가락에 함께 걷어 올려지려면 고명은 국수와 비슷한 굵기의 채가 되어야만 국수 가락과 함께 젓가락에 걷어 올려진답니다. 여기서 채만 크다면 국수 면이 미끄덩하게 되겠죠. 그리고 딱딱하지도 부서지지 않을 정도로 삶아져야 뭉근해져서 함께 젓가락질이 잘 되고요. 철저히 계산되어졌기에 음식과 함께 먹게 되죠. 입 안에서는 갖가지 재료의 맛이 함께 조화가 되고요.
한식 최고 대가인 이영숙 셰프는 칼질만 하다 가셨습니다. 아시겠지만 여러 요리 프로그램에서 함께 나오거나 심사위원으로 있는 셰프를 가르치거나 심사를 불가능하게 할 정도의 맛을 보였던 셰프잖아요. 이분을 팀전 운운하며 프랩만드는 데만 쓰고 보내다니.
파인다이닝을 하는 셰프에 점수가 몰리고 한식 셰프에 점수가 박한 전형적인 서양 우대형 프로그램으로 막을 내리겠네요. 이게 최고로 아쉬운 흑백요리사의 전개 결말입니다.
음식을 해보면 아시겠지만 90-120분 정도에서 최적의 맛을 낼 수 있는 음식들은 주로 서양 음식입니다. 만약 하루 이상을 해야 하는 음식, 30분 안에 만들어야 하는 음식으로 분야를 나눠 버리면 음식 경연의 방향성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여기에 불을 쓰는 음식, 불을 쓰지 않는 음식까지로 더해버리면 양상마저 달라지죠.
일례입니다만, 한식은 잔치국수에 들어가는 멸치육수를 만드는 데만도 보통 6시간에서 길게는 하루가 꼬박 걸립니다. 그러나 잔치국수 한 그릇은 만 원도 하지 않습니다. 쉽게 먹는다고 가볍게 평가되는 음식입니다. 만약 흑백 요리사들에게 잔치국수 만들기를 시켰다면 제대로 만들 요리사가 몇이나 되었을까요. 이 말씀 역시 특정적인 방향으로 이 프로그램의 관점이 쏠렸음을 의미합니다.
팀전, 팀 빼오기, 먹방러에게 음식 먹이기 같은 보기에 따라 불필요한 또한 셰프의 능력치를 제대로 올리기 힘든 상황만으로 내모는 것보다 가급적이면 각자의 환경, 특히 우리나라라면 네 가지로 나뉜 음식의 환경인 한식, 중식, 일식, 양식을 전체적으로 고려한 음식 만들기가 진행되어야 하지 않을까 여겨졌습니다.
마지막으로. 셰프의 심사 점수에 관한 것에도 한말씀 하게 되네요. 심사에 대한 객관적인 지표를 갖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을 강하게 했더랍니다. 이건 1화에서도 마찬가지였는데, 역시나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맛있다, 맛 없다" 외에 자신의 철학을 투영하려면 이것이 심사하는 셰프 전체에 고르게 투영되어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못하다는 결론에 다다랐습니다. 물론 두 명의 심사위원만이 있었기에 벌어질 수 있는 즉 예상 가능한 범위 안이 아니었나 싶어요.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할머니의 기억을 통해 최고점을 받았던 셰프와 미국에서 차별을 견디며 일본, 미국, 한국을 접한 셰프가 한국의 비빔밥을 재해석한 부분이었습니다. 잘 짚어보면 결국 이것은 개인 철학의 문제가 아니라 개인 취향의 문제이거든요. 이를 구분하지 못하는 심사위원을 좋은 심사위원이라 말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재미를 떠나, 굉장히 기분 나쁘게 결론을 만들어간 흑백요리사였습니다. 분명 재미는 있습니다. 그러나 면면을 따지면 재미와 다른 결론에 다다릅니다. 결국 재미있게 봤는데 기분 나쁜 느낌이 남는, 시리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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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딴거보다 레스토랑 미션에서 갑자기 퇴출자를 뽑는게 어이가 없었습니다. 요리 실력이 아닌 역할 문제로 쫒겨나는 모습이 불쾌만했고, 쫒겨난 맴버들끼리 팀을 이루는데 단점밖에 없는데 프로에서는 억지로 장점 있다고 포장하는게 어이가 없습니다. 쫒겨난 팀들은 다른 팀들에 비해 인력도 부족하고, 시간도 부족해서 전략에 맞는 메뉴 짜거나 재료 준비하는것도 부족한데 억지로 이런 유리한 면 있다고 부추기는게 헛웃음만 났습니다.
지금까지 보면 요리 경연의 규칙들을 전부다 제작진들만 이야기하고 참가자는 몰론 심사위원들도 정보 공유를 못 햇는데, 이게 단점이 극대화된 순간 같습니다. 요리 프로나 서바이벌 프로에 제작 경험이 있다면 이런 어거지 규칙은 넣으면 안된다는건 다 알거든요. 근데 서바이벌 프로그램 제작 경력도 없는 제작진들이 자극성 위주로 뜬금포 규칙을 넣으니 지금 이렇게 공정성 논란이 엄청 커진거라고 봅니다.
(적어도 백종원이나 안성재 심사위원도 규칙 정하는데에 목소리 낼수 있다면 이렇게까지 안 가겟죠. 백종원 씨도 여러 요리쇼에 참가하면서 이 규칙을 넣는게 맞는지 틀린지 얘기할 수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