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경성크리처 시즌2 - 초간단 후기
리뷰를 할까, 하다가 그렇게 좋은 내용도 아닐 텐데 그걸 길게 쓴다고 해서 기분 좋게 읽을 분이 몇 분이나 계실까 싶어서 초간단 후기로 대체합니다.
먼저 경성크리처 시즌1 역시 초간단 후기나 간단 후기를 적지 않았던 이유는, 유보였습니다. 무언가 모자라기는 한데 이걸 어떻게 만회할 것인가. 특히 지켜보자, 했던 이유 중에 가장 컸던 것은 배경과 주제 때문이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강점기 이야기를 다루는 것을 외면해 왔습니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영화"판"에서도 암암리에 강점기 이야기를 다루면 망한다는 속설이 나돌았습니다. 이 이야기를 누가 퍼뜨렸고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도 모릅니다. 물리적인 강제력을 행사하지는 않았을지라도 창작자에게 보이지 않는 창작의 저항이나 방해만을 행사한 것만으로도 이 속설은 성공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래도 많이들 만들려고 노력은 하고 있다는 거죠, 저런 속설을 이겨낼 만한 좋은 대본을 가지고서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참 암담하기도 합니다.
세상 어느 나라에서, 자신들이 36년이나 불법적인 강제적 점거를 당했음에도 이를 알리는 것에 주저한다는 말입니까.
그러하기에 경성크리처가 보여주었던 시즌1의 맹한 독립군이나 주인공에게만 비켜가는 <7광구>식 액션, 그리고 어보미네이션을 참고한 듯한 빌런 등은 어쨌든 평가를 유보하는 것으로 결론 내렸습니다.
그리고 시즌2.
그 무참한 혹평들에도 감독이 자신만만해 하던 감독의 돌파구는 아마도 현대로 오는 플롯의 대전환이었던가, 하고 생각해 보게 됩니다. 그러나 이로 인해서!!! 시즌1에서 가장 좋은 점수를 줄 수 있었던 "강점기"라는 배경, 그로 인해 저절로 생겨났던 주제 의식은 아쉽게도 희석되고 말았습니다.
배경과 주제의식이 희석, 그리고 휘발하고 나니 이 드라마는 그저 평범한 크리처물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즉 한국인이 한국인만의 감정과 역사로 특별대우 해 줄 수 있었던 "배경"이자 "무기" 하나가 사라진 거죠.
평범해져버린 크리처물이 자신만의 주무기로 특별해질 수 있었을까요?
이미 저의 리뷰를 오래 봐 오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초간단 리뷰에서 짐작하셨을 겁니다.
네, 경성크리처 시즌2는 그냥 평범한 촉수 괴물이 판치는 그리고 거대 기업이 배경으로 있고 뜬금없이 일본이 잠깐 나와버리는 특이한 드라마로 전락했습니다. 액션이 좋다고 하신 분들도 계신 모양이던데, 이만큼 돈 들여서 이 정도 못 뽑아내면 이제는 안 되는 시대 아닌가, 싶은데요.
시즌1과 2합쳐, 15부!!! 무려 750억 제작비가 들었다고 합니다. 얼마나 한국 드라마 제작비가 치솟았는지는 둘째로 치더라도 이 정도면 웬만한 미국 드라마 제작비에도 뒤지지 않을 겁니다. 매우 단순한 비교입니다만 왕좌의 게임 시즌3 제작비가 800억 정도, 최근 개봉했던 에이리언 로물루스 총제작비가 8000만 달러 정도라고 합니다. 보통은 총제작비라고 하면 마케팅비를 포함한 개념인데, 로물루스 제작비는 향후 공개되었을 때 정확히 따져야 할 부분이기는 합니다. 최근 인상 깊게 보았던 <사조영웅전2024> 30부작의 제작비가 150억이었다는 걸 감안해도 경성크리처의 제작비는 어디에도 이제 뒤지지 않을 수준이라는 것만큼은 확실하지 않나 싶어요. <얼터드 카본 시즌1>과는 동일한 제작비, 물론 얼터드 카본이 10부작이라는 걸 감안해야 하겠지만요. 잡설이 아주 길었습니다. 단순 비교는 이만큼 가능하다는 거.
어쨌든 750억짜리, 15부 결과물입니다.
어떻게 보셨나요?
돈잔치를 치러낸 결과물치고는 시즌1과 2의 유기적 결합성이나 플롯의 정합성 등은 코웃음이 나는 정도였습니다. 액션 하나 건졌다는 평, 말도 안 되는 거죠, 돈 생각하면! 시즌1에서 시즌2로 가면서 목적성을 상실하며 이야기의 방향성마저 상실한 것 아닌가. 결국 가족애도 사랑도 캐릭터도 잡지 못한 어설픈 음모론을 섞은 흉내 내기에 그쳐버린 것 같습니다.
늘 말씀 드리는 게 저는 잘한 것은 잘했다, 손뼉쳐주자 하는 주의입니다. 제가 쓰는 글의 90퍼센트 가까이는 가급적 칭찬이고요. 그런데 이런 생각은 하게 됩니다. 이제 넷플릭스가 없다면?
추천인 4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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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크리처 시리즈 자체가...
한드의 인기가 예전만 못한 느낌이 드네요
이슈가 되는 작품도 없는것 같고요
오징어 게임 2가 나오면 좀 달라지려나요
저 그래서 시즌2 안 봤어요.
시즌1 결말도 흐지부지돼서 별로였는데 2는 일괄성과 정체성까지 잃어버리다니.
한국 장르물은 로맨스, 코메디, 여러인물들의 드라마성까지 짬뽕돼서 두 마리 토끼 다 놓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크리처물이면 주인공과 괴물 세계관에 집중해줬으면 하는데.
시리즈 팬층을 만들기 위해선 주인공과 세계관의 개성도 필수고.
일본은 만화와 애니 때문인지 이걸 이해하는 거 같더라고요. 아직 연출력은 부족하지만요.
뭣보다 각본이 중요한데 대부분의 한국 장르물은 좀 많이 아쉬워요.
경성크리처 시즌 2 해외 반응도 좋진 않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