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재킹 - 초간단 후기

1971년에 벌어진 실제 사건을 모티프로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잊고 있거나 잘 알지 못할 뿐이지 1950년대나 60년대에 은행강도 사건이나 비행기 납치 같은 소위 "초유"라는 단어가 붙을 사건이 한국에 제법 벌어졌습니다. 전쟁 이후 불안한 치안 상황 때문이지 않은가, 원인을 생각해 봅니다.
이 사건 역시, 한국에서 빨갱이라 차별을 받다 삐라로 인해 그릇된 생각을 가진 청년이 북으로 가겠다며 비행기를 납치합니다. 지금과 같지 않다는 상황을 보여주려 비행기를 타는 장면을 묘사한 대목은 그때 상황을 잘 살렸습니다.
다만 이 영화의 패착이라면.
관객이 영화의 어디를 볼 것이냐, 하는 것을 정확히 계산하지 못했다는 데 있습니다. 관객이 여진구가 분한 용대에게 감정이입을 할 수 없음에도 지나치게 용대를 정당화하려 애쓴 부분이나, 이로 인해 1968년에 벌어졌던 사건을 트라우마로 안고 전투기 조종사에서 민항기 기장이 된 태인에게도 온전히 감정이입을 하지 못하게끔 플롯이 분산되어 버린 부분이라 하겠습니다.
오롯이 태인의 시선에서 영화가 전개되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이데올로기로 현재의 시점에서 재해석한 용대의 이야기도 하지 못하는 어정쩡한 형태의 다큐성 영화가 되고 말았습니다. 결과적으로 영화인데도 불구하고 특별한 감정적 고양을 느낄 수 없이 100분이라는 러닝타임을 소모하고 맙니다
영화가 홍보한 "강력한 서스펜스, 최고의 실화영화"라는 문구가 무색하게도 제작비를 잡아먹은 2024년의 영화 중 하나로 기억되겠네요. 많이 아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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