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크모드
  • 목록
  • 아래로
  • 위로
  • 댓글 1
  • 쓰기
  • 검색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 (1987) 젊음과 아련함은 사라지고 망작만 남았다. 스포일러 있음.

BillEvans
315 2 1

 

이 규형감독은, 반짝이는 재치를 내세우지만 재능은 없던, 류승완 다운그레이드버젼의 인물이다. 

오늘날로 치자면, 웹툰은 그런 대로 만들지만 속은 텅 비어있는 사람이 

어찌어찌 만든 영화가 잠깐 성공을 거두었다 하는 정도다.

차라리 자기가 잘 하던 일본 연예계 소식통으로 활동했더라면 인생이 나았으리라. 그것도 일본대중문화에 대한 접근이 어려웠던 시절, 남보다 먼저 이런 정보에 접근해서 썰을 풀었다 정도이지만.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 그리고 어른들은 몰라요 두 편 영화 깜짝 성공 이후 그의 인생은 

20년에 걸친 철저한 몰락의 연속이었다. 내공이 없는 상태에서 이 두 영화의 성공은, 그에게 독이 되었던 것 같다.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는 잘 만든 영화였나? 그것도 아니다. 우리나라 영화가 방화라는 비하적인 호칭으로 불리우고, 덜 떨어진 영화 취급을 받던 시절이다. 우리나라 영화를 볼 때는, 조금 흠이 있을 것을 감안해서 최대한 좋게 보아주던 시절이다. 그나마 그런 영화들에 비해 좀 볼 것이 있는 영화였다.

이 영화가 성공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대학생들하면 무슨 반항적인 신세대, 학생운동, 이런 식으로 다루어지던 때였다.

이와 달리,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는 일상인으로서의 대학생을 그린 영화다.

연애하고 시험 보고 놀러 다니고 이런 대학생들을 그렸던 것이다. 굉장히 자유롭고 풀어져 있고 신선하던, 

대학생의 묘사였다.

그리고, 당시 영화로서는 싱그런 젊음과 고뇌를 그린 영화였다. 이념을 강조하고 사람들을 가르치려 하던 심각한 

영화들만 만나던 관객들은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젊음의 아련함, 젊음의 싱그러움, 젊음의 고통같은 것이 영화 내에 어려있기에 사람들의 갈채를 받은 것이다.

 

이 두 영화가 영화사에 남긴 가장 큰 업적은, 주연배우 박중훈과 강수연이다. 

아역배우로 센세이셔널한 인기를 얻었지만 성인이 되며 잠시 주춤하던 강수연이 영화계 블루칩으로 

우뚝 선 영화가 바로 이 영화다. 강수연이 대학생 연기를 하면서 방정맞고 미성숙한 여대생 연기를 한다고? 

그렇다. 이 영화에서 그런 연기를 한다. 매력적으로 아주 잘 해내서 청춘스타로 큰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청춘스타로 빨대 꽂고 단물을 빨아먹는 대신, 강수연은 재빨리 작품성 있는 감독 (임권택같은)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리고, 우리나라 영화계를 대표하는 대배우의 길을 갔다. 대배우 강수연만 알고 있는 분들도 있겠지만, 

나는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에서, 싱그런 여대생의 연기를 코믹하고 매력적으로 해내던 젊디 젊은 강수연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박중훈은 이 영화 이전에 이미 깜보라는 영화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그도 젊은 대학생 역할을 연기하던 젊디 젊은 배우였다. 깜보라는 영화에서, 지금까지 보던 연기들보다 훨씬 더 자유롭고 활기 넘치는 연기를 보여주어 신선한 충격을 주었었다. 욕도 자유롭게 하고. 그는 등장하면서부터 일세를 풍미할 대배우의 재능을 선명하게 보여주었던 사람이다. 

 

내용은 공부는 안 하고 노는 데 정신이 팔린 매력녀 미미를 신방과 학생 철수가 쫓아다닌다는 것이다. 단순하다. 

내용을 이야기하는 것이 좀 어색할 정도로 내용이 없다. 그냥 SNL 코메디 스케치를 모아놓은 것 같다고 할까. 

그리고, 영화 마지막에는, 미미가 정신을 차리고 사회봉사활동을 한다는 교훈적인 것으로 끝난다. 

설교하는 영화다.

 

1980년대, 취업이니 학점이니 하는 것을 신경쓸 필요가 없던 시절에, 마음껏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즐기고 싶은 것을 즐기고 하던 세대의 모습을 그린 것이다. 이 세대가 누리는 젊음의 싱그러움은 텅 비어 있다. (영문과학생 강수연이 아는 단어라고는 love 와 sex뿐이었다는 설정이 지금 사람들에게는 이해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당시에는 좀 과장이 있기는 했어도, 어색한 설정이 아니었다. 당시 우리나라는 황금시대였고, 젊은 세대는 단군 이래 가장 축복받은 세대라고 불리웠다. 미미와 철수는 이들을 상징하는 존재다.)

삶이 얼마 남지 않은 보물섬이라는 별명의 친구를 등장시켜서 미미와 철수에게 이런 깨달음을 준다. 사실 이 세대는, 보물섬이 없었어도, 나중에 외환위기를 통해서 몰락과 고난을 겪게 된다. 그래서, 내게, 강수연과 박중훈 그리고 이 영화는, 우리나라가 좋았던 황금시대의 노스탤지아와 아련함을 가진 상징으로 생각된다.  

 

 

** 강수연은 이미 죽고 없다. 일세를 풍미했다고 할 수 있는 대배우였지만, 그 풍미한 일세라고 하는 것이 

우리나라 영화 암흑기였다. 조금 더 늦게 태어났더라면, 더 많은 것들을 보여줄 수 있었으리라. ** 

 

 

 

 

 

   

  

 

신고공유스크랩

추천인 2

  • golgo
    golgo
  • 이안커티스
    이안커티스

댓글 1

댓글 쓰기
추천+댓글을 달면 포인트가 더 올라갑니다
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profile image 1등
당시 시대에는 잘맞고 재밌었던 청춘트랜드 영화였습니다.. 그해에 흥행1위인지 2위한작품임.. 1987년.
02:48
5시간 전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에디터 모드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공유

퍼머링크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HOT 2024 추석특선영화 (최종 + 총정리) 17 익시드 3일 전19:20 12038
HOT [베테랑 2] 호불호 후기 모음 6 익스트림무비 익스트림무비 3일 전13:09 15862
HOT <베테랑2> 300만 관객 돌파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15분 전08:09 88
HOT 베테랑2 무대인사 롯데시네마 영등포 (feat.신승환배우 사인) 1 동네청년 동네청년 47분 전07:37 126
HOT 베테랑2를 보고 영화를읽다 영화를읽다 3시간 전04:36 282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 (1987) 젊음과 아련함은 사라지고... 1 BillEvans 6시간 전01:47 315
HOT 단다단 키 비주얼 & 3종 CM 중복걸리려나 7시간 전01:24 322
HOT 2024년 9월 16일 국내 박스오피스 1 golgo golgo 8시간 전00:01 1446
HOT 노스포) 트랜스포머 ONE 신림롯시에서 보고 온 후기입니다. 6 갓두조 갓두조 8시간 전23:28 862
HOT 오늘 팬포스터들 - ’에일리언 로물루스‘ 등 1 NeoSun NeoSun 9시간 전23:19 447
HOT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손녀 지아 코폴라 감독작 ‘더 라스트 ... 2 NeoSun NeoSun 10시간 전22:23 960
HOT '헬보이: 더 크룩드맨' 로튼토마토 리뷰 2개 2 golgo golgo 10시간 전22:03 1389
HOT 9월 3주차 티빙나우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10시간 전21:52 511
HOT <베테랑2> 무대인사 사진 공개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10시간 전21:50 673
HOT (DCU) 그린랜턴 드라마 랜턴즈 현황 정리 2 applejuice applejuice 11시간 전21:03 887
HOT '나 혼자만 레벨업 -ReAwakening-' 11월 개봉 3 golgo golgo 12시간 전20:16 1072
HOT 악마와의 토크쇼를 드디어 봤습니다 8 피에스타1 피에스타1 13시간 전18:37 1167
HOT (DCU) 영화 슈퍼맨(2025) 예고편 루머 6 applejuice applejuice 13시간 전18:28 1948
HOT 우메츠 야스오미 신작 애니 '버진 펑크' 예고편 3 golgo golgo 15시간 전16:48 906
HOT 천공의 성 라퓨타 OST - OST가 두 가지라고? 3 BeamKnight BeamKnight 16시간 전16:15 513
1151181
normal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2분 전08:22 9
1151180
image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15분 전08:09 88
1151179
image
피시워 피시워 45분 전07:39 146
1151178
image
동네청년 동네청년 47분 전07:37 126
1151177
image
e260 e260 49분 전07:35 98
1151176
image
e260 e260 49분 전07:35 107
1151175
image
e260 e260 51분 전07:33 142
1151174
image
e260 e260 51분 전07:33 100
1151173
image
e260 e260 52분 전07:32 84
1151172
image
e260 e260 53분 전07:31 100
1151171
image
NeoSun NeoSun 1시간 전06:27 311
1151170
normal
영화를읽다 영화를읽다 3시간 전04:36 282
normal
BillEvans 6시간 전01:47 315
1151168
image
중복걸리려나 7시간 전01:24 322
1151167
normal
H무비 7시간 전00:38 1723
1151166
normal
H무비 7시간 전00:34 397
1151165
image
golgo golgo 8시간 전00:01 1446
1151164
image
NeoSun NeoSun 8시간 전23:39 521
1151163
image
갓두조 갓두조 8시간 전23:28 862
1151162
image
NeoSun NeoSun 9시간 전23:19 447
1151161
image
중복걸리려나 9시간 전23:05 736
1151160
normal
zdmoon 9시간 전23:04 1874
1151159
normal
zdmoon 9시간 전23:01 606
1151158
image
NeoSun NeoSun 10시간 전22:23 960
1151157
image
NeoSun NeoSun 10시간 전22:18 482
1151156
image
시작 시작 10시간 전22:09 819
1151155
image
golgo golgo 10시간 전22:03 1389
1151154
image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10시간 전21:52 511
1151153
image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10시간 전21:50 673
1151152
image
아몬드밀크 11시간 전21:17 763
1151151
image
applejuice applejuice 11시간 전21:03 887
1151150
normal
golgo golgo 12시간 전20:16 1072
1151149
image
NeoSun NeoSun 12시간 전20:16 880
1151148
normal
영구아트 12시간 전19:52 3741
1151147
image
톰행크스 톰행크스 13시간 전19:06 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