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실리안 (1969) 프랑스 갱영화의 대표작. 스포일러 있음.
1960년대 프랑스 갱영화는 아주 유니크한 개성을 갖고 있다.
프랑스적인 우울과 페시미즘, 고독, 세련된 고독, 서정성 등을 갖고 있다. 그래서, (여성)팬들이 아주 많았다.
프랑스 명품같은 아우라가 있다. 이런 특성은 프랑스영화가 이후 헐리우드영화화하면서 사라졌지만.
주로 거장 멜빌감독이 만들었는데, 레지스탕스를 실제로 하면서 수많은 동료들이 비참하게 하나 둘 스러지는 것을
실제로 겪은 사람이다. 비장하고 비참하고 페시미즘적이고 우울하고 고독한 영화를 끝없이 만든 사람이다.
이거 다른 사람들은 못 만든다. 개인의 천재와 개성 플러스 역사적 힘 플러스 퇴폐적이고 고독한 프랑스 낭만주의가 합쳐진 것인데, 어떻게 다른 사람들이 만들겠는가? 그는 사무라이라는 불멸의 걸작을 만들었다.
이 영화 시실리안은 프랑스 갱영화의 대표작들 중 하나다.
시칠리아에서 건너 온 마네레제라는 마피아가문이 파멸하는 이야기다.
고독과 비참함, 우울, 페시미즘. 프랑스적인 세련 등이 결합된 프랑스 느와르적인 분위기를 갖고 있다.
마네레제는 교도소에 있던 알랭 들롱을 탈옥시켜 주고 자기 저택으로 데려온다. 겉으로는 오락실 기계를 파는 도매상이다. 하지만 그는 실은 마피아로 범죄를 저지른다.
장 가방이 마네레제를 연기했는데, 늙고 무뚝뚝하고 어딘가 피곤해 보이고 고독해 보이는 마스크를 갖고 있다. 마네레제는 알랭 들롱이 갖고 있던 장물에 관심이 있어 그를 탈옥시킨 것이다.
알랭 들롱은 충동적이고 폭력적이고 생각 없이 행동한다. 늙고 현명한 마네레제는 알랭 들롱의 본질을 꿰뚫어본다.
알랭 들롱은 자기가 교도소에 있던 시절, 어느 보석전시회의 보안장치를 맡았던 기술자를 만난다.
그는 부정을 저지른 아내를 살해하고 교도소에 온 불안정한 사나이다. 알랭 들롱은 보석전시회 보석들을 털자고
제안한다. 마네레제는 알랭 들롱이 불안하다. 하지만 그의 제안이 너무 매력적이다.
결국 그의 제안대로 전시회 보석을 털지만, 아들들과 자기는 체포되어 가문은 파멸하고, 자기 손으로
며느리를 처단해야 하는 처지에 몰린다. 다 알랭 들롱 때문이다.
영화 속 클라이맥스인 비행기 하이재킹장면은 짧다. 영화 대부분은 알랭 들롱이 저지르는
일탈과 사이코패스 행각이 주가 된다. 마네레제는 알랭 들롱을 괜히 끌어들인 거다. 잘 생긴 데다가 나쁜 남자라서
여자가 꼬인다. 미친 놈에다가 살인자라서 경찰은 무슨 일을 해서라도 그를 잡으려 한다.
이런 놈을 마네레제가문은 왜 끌어들였던가? 마네레제는 범죄를 하이재킹을 저지르면서, 알랭 들롱이 못 미더워서 빼돌려 놓았는데, 이 놈이 그 새를 못 참고 며느리를 유혹해서 바람을 피운다. 며느리는 옷을 벗고 누드로 별 별 짓을 다한다. 마네레제가문에 씻을 수 없는 치욕을 안긴다. 결국 알랭 들롱은 경찰까지 끌어들인다. 알랭 들롱을 추격하던 경찰이 결국 마네레제가문까지 쫓아와서, 마네레제가문은 경찰의 손에 멸망한 것이다. 또 다른 영화의 주제가 이거다. 경찰이 끈질기게 미친 범죄자 알랭 들롱을 쫓고 결국 마네레제가문에 도착해서 그들이 마피아임을 발견하는 과정이다. 결국 마네레제가문은 멸망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관객들은 영화 내내 이 결말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영화에서 비극과 비참함이 강하게 풍긴다.
오늘날 갱영화에 익숙한 관객들은 비행기 하이재킹 장면이 너무 지루하고 보잘 것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의 주제는 이것이 아니다.
알랭 들롱은 이 영화에서 아주 강렬한 역을 한다. 마네레제의 며느리와 함께 있으면서
낚시를 하다가 곰치를 잡아서 기다란 곰치의 꼬리를 붙잡고 바위에다가 내리쳐서 머리를 박살내는 장면은 유명하다. 다. 광기 어리고 강렬한 미친 놈 알랭 들롱과, 정상적이었다가 알랭 들롱을 만나 미친 짓을 하게 된 며느리를
상징적이고 강렬하게 보여준다.
마네레제는 알랭 들롱과 며느리를 총으로 쏘아 처단한 다음, 저택으로 돌아오는데 경찰이 기다리고 있다.
모든 것을 포기한 마네레제는 순순히 경찰을 따라나선다.
그의 어린 손자가 저녁을 먹으러 올 것이냐고 묻는다. 마네레제가문은 늘 가족들이 모여서 저녁을 먹었었다.
이것이 이 이탈리아 가문에게는 무엇보다 중요한 의식이었다.
하지만 마네레제와 그의 세 아들들이 체포되어 몇년을 살 지 모르는 상황이다. 마네레제가문은 이제 텅 비어 있다.
살인죄까지 저지른 마네레제는 감옥에서 생을 마칠 것이다.
마네레제는 손자에게 상냥한 목소리로 오늘은 못 올 것같구나 하고 대답한다. 그리고, 경찰차를 타고 멀리 사라진다.
파리 거리에는 우울한 정적만이 감돈다.
이 프랑스 갱영화에는 놓칠 수 없는 개성이 있다. 오늘날 누가 이 영화의 팬이 되려나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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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포스터 봤던 기억 나는 영화네요.
아주 염세적인 내용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