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크모드
  • 목록
  • 아래로
  • 위로
  • 댓글 7
  • 쓰기
  • 검색

<베테랑2> - 사적제재에 대한 해답 (스포일러 주의)

MJ MJ
9302 8 7

nziddeeCSV4zOceNSKJVG_FEmz4Qf0MnyppBiGDeHQPOTTOuygbVe2RYg5K2FUVjyaM17BtL7CgUrHEPcCNC2HioEfQPCqhakxErTjXZ4iVdRLl2604eOEdtc3.webp.jpg

문명사회라면 사적제재를 허락할 수 없습니다. 아무리 사법 체계가 부당하다고 해도 말이죠. 기둥뿌리가 썩어가도 없는 것보단 나으니까요. 사적제재는 기둥을 통째로 무너뜨립니다.

 

서도철(황정민)은 베테랑 형사입니다. 부당한 세상에 불평할 순 있죠. 하지만 사적제재를 방관하거나 옹호할 순 없습니다. '살인은 살인'이니까요. 그리고 행여나 형사가 법 테두리 안을 벗어나면 사랑하는 가족과 팀원 모두를 잃으니까요. 

 

사적제재는 편리합니다. 복잡한 과정이 없으니까요. 그래서 오판할 가능성이 더 큽니다. 혼자서 판단하니까요. 박선우(정해인) 방식입니다. 그런데 혼자 하긴 힘듭니다. 그래서 경찰이 됩니다. 사적제재에 공권력을 더하니 더 편리해졌습니다.

 

영화는 사적제재가 편리한 선택이라도 사적제재를 불편하게 바라보게 합니다. 당연합니다. 관객들도 처음엔 (사적제재를 응원하는 건지 잘생긴 정해인 배우를 응원하는 건지 모르겠으나) 통쾌해하다가 뒤로 갈수록 불편하게 됩니다. 필요 이상의 폭력. 필요 이상으로 보여주는 잔인한 장면. 심지어 엔딩 장면에 이르러서는 해치의 행동은 '직소'가 떠오를 정도로 유희에 가까운 가학적 성향을 보입니다. 정해인 배우가 이죽거리며 웃는 장면도 뒤로 갈수록 더 자주 나옵니다.

 

그래서 필요 없어 보이는 민강훈(안보현), 박승환(신승환) 캐릭터는 '해치'를 확실히 빌런으로 만들고 악인 이미지를 확실히 완성하고 있습니다. 민강훈은 해치 대신 죽어야 하는 역할이고 유투버는 자신의 행동을 조금이나마 정당화해주는 역할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서도철 옆엔 누가 있나요. 바로 아들 서우진입니다. 학교폭력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직접 전화해서 자살 상담까지 받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베테랑 형사이자 아버지인 서도철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나요.

 

엊그제 본 '레블 리지Rebel Ridge'라는 영화에선 부패한 경찰을 한 명도 죽이지 않고 사건을 해결합니다. 이건 감독의 선택이었어요. '이번엔 한 명도 죽이지 않고 영화를 만들어볼까?' 그리고 군인이었던 주인공이 (아무리 부패했더라도) 경찰을 죽이고 나면 어떤 처벌을 받게 되고 어떻게 살게 될까요. 감독은 그렇게 만들고 싶지 않다고 했습니다.

 

그럼에도 아쉬운 게 없는 건 아닙니다. 해치 정체를 밝혀내는 과정이 극적이지도 않고 당연하게 흘러갑니다. 액션과 코미디 균형이 삐그덕거립니다. 코미디를 아예 안 넣을 수도 없고 뺄 수도 없고. 애매합니다. 코미디도 줄고 팀원들 역할도 줄어들었습니다. 중요한 액션 장면에서 화면이 어둡고 촬영이 아쉽습니다. 컷이 너무 자주 끊기고, 빨리 움직이는 캐릭터 동선 파악이 어렵습니다. 공들인 장면들인데 아쉽기만 했어요. 액션 역시 톤이 다릅니다. 파쿠르, 이종격투기 그라운드 기술, 마지막엔 성룡 스타일까지. 전체적으로 톤이 일관적이지 못하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지켜야 할 건 무엇인가, 이게 아니라. 지켜야 할건 누구인가, 이렇게 질문이 바뀌는 이야기였어요. 그래서 마지막 라면 나눠먹는 장면이 에필로그가 아니라 소중한 엔딩과 결말이 된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적제재를 응원하지 않는 시대가 오면 좋겠습니다. 경찰과 시민이 각자 자기 일만 하면 되는 사회요.

신고공유스크랩

추천인 8

  • 사라보
    사라보
  • 갓두조
    갓두조
  • Sonatine
    Sonatine

  • 또또비됴

  • 영친자
  • 해리엔젤
    해리엔젤
  • kmovielove
    kmovielove
  • golgo
    golgo

댓글 7

댓글 쓰기
추천+댓글을 달면 포인트가 더 올라갑니다
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profile image 1등

레블 리지란 영화도 봐야겠네요. 평 좋더라고요. 리뷰 잘 봤습니다.^^

일단은 불호보다는 호쪽인 거죠?

14:41
24.09.14.
profile image
MJ 작성자
golgo
불호보단 호입니다
15:47
24.09.14.
profile image
MJ 작성자
kmovielove
어느 정도 답을 준 것 같으니 더 좋습니다
15:48
24.09.14.
3등

사적 제재를 법으로 허용할 게 아니라면 미국처럼 총기라도 주든지 하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상대가 총 들고 있는지 알고 언제고 내 뒷통수에 총구가 들어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면 영화속과 같은 일들이 안 벌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암튼, 영화가 주는 질문에 대한 답은 못 내리겠더군요
사적 제재가 맞느냐 하면 당연히 틀린데 그럼 그 반대급부는 과연 올바른가 싶어서

사적 제재가 용인이 가능하다면 용인은 어느 정도까지 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도 있을 것 같고

15:13
24.09.14.
profile image
MJ 작성자
영친자
말씀하신 것처럼 오히려 과거 사람들이 더 예의 바르다고 하죠. 무례하게 했다간 바로 머리가 쪼개지니까요. 지금은 사람들이 무례하고 서로에게 함부로 합니다. 실은 영화에서 보는 것 처럼 공권력 뒤에 숨은 사적제재가 최악의 조합입니다. 공권력이 바로 서면 사적제재 문제는 자연스레 해결이 됩니다. 세상이 워낙 빨리 변하니 법은 항상 뒤쳐져 있고. 쉽지 않은 문제네요.
15:52
24.09.14.
profile image
저는 베테랑2의 문제점들 중 하나가 문제점을 던지고 생각할 여지를 던져주다가
도중에 멈추는거 같은 느낌이 들어서 아쉬웠습니다. 감독님이 흥행을 걱정하나 하는 생각이 강하게 몰려오더군요
13:42
24.09.15.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에디터 모드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공유

퍼머링크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세입자] 시사회 당첨자입니다. 익무노예 익무노예 35분 전14:21 74
공지 [힘을 낼 시간] 시사회에 초대합니다. 3 익무노예 익무노예 14시간 전00:55 427
공지 [루프] GV 시사회에 초대합니다. 6 익무노예 익무노예 6일 전11:09 1745
HOT [위키드] “Defying Gravity” 장면 비하인드 영상 1 시작 시작 1시간 전13:55 184
HOT [대가족] 국내 언론사 리뷰 모음 - 네돈 명작, 내돈 부담작 1 시작 시작 24분 전14:32 229
HOT 콜라이더 편집장이 올린 ‘모아나 2’ 하외이 프리미어 풍경 1 NeoSun NeoSun 43분 전14:13 138
HOT 올해부터 메가박스에서 하고있는 배우들이 선정한 인생영화 ... 3 장은하 55분 전14:01 376
HOT '위키드' 엔딩 해설(2부와의 연결점 등) 2 golgo golgo 1시간 전13:36 433
HOT [불금호러 No.57] 인도네시아 호러의 대표주자 - 사탄의 숭배자 4 다크맨 다크맨 3시간 전11:18 443
HOT 티모시 샬라메, Variety 선정 내년 오스카 남우주연상 부문 ... 1 NeoSun NeoSun 3시간 전11:47 528
HOT 핫토이 ‘아케인‘ 징크스 1/6 스케일 피규어 1 NeoSun NeoSun 1시간 전13:36 292
HOT 히든 페이스 간단평 (초약스포) 3 왕정문 왕정문 2시간 전12:14 818
HOT 조쉬 브롤린, 드니 빌뇌브 오스카 후보 안 오르면 연기 그만... 4 시작 시작 3시간 전11:33 969
HOT 픽사 ‘엘리오’ 뉴 티저 트레일러 3 NeoSun NeoSun 3시간 전11:09 528
HOT <배드 가이즈 2> 1차 예고편 공개 3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4시간 전10:25 517
HOT 대가족 - 초간단 후기, 무대인사 영상 외 10 소설가 소설가 14시간 전00:24 1813
HOT 줄리안 무어-폴 지아매티,제시 아이젠버그 제목 미정 뮤지컬... 1 Tulee Tulee 4시간 전10:06 337
HOT <대가족> 양우석 감독 스틸 공개 2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4시간 전10:01 635
HOT 사무엘 L.잭슨,J,J.에이브럼스 제목 미정 신작 출연 1 Tulee Tulee 5시간 전09:47 441
HOT 제시카 비엘,마텔 자동차 장난감 '매치박스' 실사... 3 Tulee Tulee 5시간 전09:46 423
HOT 25년에도 열일하는 신카이 월드 배우들 1 GI 5시간 전09:33 488
HOT 오늘의 쿠폰 소식입니다^-^ 3 평점기계(eico) 평점기계(eico) 6시간 전08:44 771
HOT [히든 페이스] 4 판자 9시간 전05:34 848
1158479
image
카스미팬S 12분 전14:44 58
1158478
image
시작 시작 14분 전14:42 171
1158477
image
NeoSun NeoSun 19분 전14:37 109
1158476
image
NeoSun NeoSun 22분 전14:34 95
1158475
normal
시작 시작 24분 전14:32 229
1158474
normal
익무노예 익무노예 35분 전14:21 74
1158473
image
NeoSun NeoSun 43분 전14:13 138
1158472
normal
장은하 55분 전14:01 376
1158471
image
호러블맨 호러블맨 59분 전13:57 173
1158470
image
NeoSun NeoSun 59분 전13:57 206
1158469
normal
뚠뚠는개미 59분 전13:57 222
1158468
image
시작 시작 1시간 전13:55 184
1158467
image
NeoSun NeoSun 1시간 전13:43 191
1158466
image
golgo golgo 1시간 전13:36 433
1158465
image
NeoSun NeoSun 1시간 전13:36 292
1158464
normal
미라이 1시간 전13:34 101
1158463
image
티아모르 티아모르 1시간 전13:00 222
1158462
normal
왕정문 왕정문 2시간 전12:14 818
1158461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11:54 268
1158460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11:47 528
1158459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11:42 918
1158458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11:40 440
1158457
image
시작 시작 3시간 전11:33 969
1158456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11:31 567
1158455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11:31 336
1158454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11:28 246
1158453
image
다크맨 다크맨 3시간 전11:18 443
1158452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11:09 528
1158451
image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3시간 전11:05 358
1158450
normal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4시간 전10:25 517
1158449
image
시작 시작 4시간 전10:14 1692
1158448
image
Tulee Tulee 4시간 전10:06 187
1158447
image
Tulee Tulee 4시간 전10:06 337
1158446
image
Tulee Tulee 4시간 전10:05 247
1158445
image
golgo golgo 4시간 전10:04 13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