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커 데일 이블 (2010) 지루하다. 스포일러 있음.

SNL 코메디 스케치 한 15분 정도면 될 내용을 영화 한편으로 길게 늘인 기분이 드는 영화다.

왜 그러냐 하면, 코메디 패턴이 늘 똑같다. 단조롭다. 

생긴 것은 험상궂지만 속은 착한 두 사람이 늘 오해를 받는다. 두 사람은 선의로 했는데, 다른 사람들은 

두 사람이 험상궂게 생겼다는 이유만으로 오해를 한다. 이 패턴 하나를 영화 내내 우려먹는다.

처음엔 웃기다가 좀 지나면 지루해진다.

사실 똑같은 패텬을 기계적으로 우려내는 것보다는 이 패텬에 조금씩 조금씩 변주를 주어서 단조로움을 

방지했어야 했다. 
사실 이 정도 사이즈 아이디어라면 15분 정도 코메디 스케치가 딱이라고 생각한다. 

영화 쟝르는 호러코메디 혹은 고어코메디를 의도한 듯하다. 그러나, 호러로서도 코메디로서도 모두 뜨뜻미지근하다는 생각이다. 마이너쟝르로 소수의 호러팬들을 위한 영화인데, 왜 이렇게 뜨뜻미지근하게 건전하게 (?) 영화를 만들었을까? 더 폭주하지 않은 이유를 모르겠다. 

이블데드2나 데드 얼라이브, 고무인간의 최후 등 과거 명작들에서는 이런 폭주하는 내용들이 엄청 자주 나와서, 관객들을 황홀에 빠뜨렸다.

피터 잭슨감독의 데드 얼라이브에서는, 리버스 오이디푸스컴플렉스로, 어머니가 자기 뱃속으로 아들을 다시 집어넣는 장면까지 나온다. 외계인이 토해놓은 이상한 색의 끈적끈적한 액체를 맛있다고 먹는 지구인들도 나오고. 거기에 비하면 이 영화는 엄청 뜨뜻미지근하다. 

똘끼있는 영화 - 그것 만드는 것 쉽지 않다. 상상력 플러스 용기가 필요하다. 그리고, 똘끼를 날것 그대로 생생하게 관객에게 내던질 수 있는 표현력도 필요하다. 이 영화는 셋 다 부족한 것 같다. 

엄청 똘끼로 폭주하는 것처럼 하지만, 사실은 무난하고 자기 반복적이다. 막 폭주하면서 사건은 눈덩이처럼 불어나지만, 결말은 얼렁뚱땅 헤피엔딩인 것도 좀 억지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