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포함)<퓨리오사> 심층 해설
▶ 퓨리오사의 캐릭터를 상징하는 생물
퓨리오사의 고향인 녹색의 땅에서 어린 그녀가 복숭아를 따려고 할 때 꿀벌들이 그 주변을 활기차게 날아다녔다. 마지막 탈출 장면 직전, 퓨리오사가 시타델에 심은 복숭아나무를 찾았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고대 그리스에서 꿀벌은 들판을 누비는 사냥의 여신 아르테미스를 상징하는 존재로 여겨졌다. 또한 암컷 중심의 사회를 이루고, 침으로 상대를 찌르면 자신도 죽는다는 비극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다. <매드맥스 2>에서는 개가, <매드맥스 썬더돔>에서는 원숭이가 맥스의 거울처럼 등장했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꿀벌이 상징으로 사용되었다.
퓨리오사의 숙적 디멘투스(크리스 헴스워스)도 애완견을 키우는데, 그 중 한 마리의 오른쪽 앞다리가 의족이다. 이 아이디어는 <매드 맥스 2> 프리 프로덕션에서 왼쪽 다리가 불편한 맥스에 맞춰 개도 삼족으로 하자고 한 것이 처음이었다고 한다. 당시라면 실제로 다리가 없는 개를 찾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지만, CG의 힘을 빌려 실현한 캐릭터다.
소녀에서 임모탄 조를 섬기는 부대의 근위대장으로 성장해가는 퓨리오사. 그녀에게는 과거 시리즈의 다양한 캐릭터들의 모습이 겹쳐 보인다. 사랑하는 어머니가 살해당하고 복수에 불타는 모습은 1편의 맥스와 겹치고, 전투 트럭에 잠입해 근위대장 잭을 돕는 모습은 <매드 맥스 2>의 야생소년을 떠올리게 한다.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와의 연계는 물론, 임모탄에게 던진 명대사 “나를 기억하나?”(Remember Me?)를 디멘투스에게도 던진다. 무엇보다 복수의 어둠에 사로잡혀 있던 퓨리오사가 시련을 극복하고 영웅으로서 신부들을 데리고 나오는 모습은 맥스 그 자체다.
▶ <매드맥스>가 그려낸 대자연
<매드맥스>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끝없이 펼쳐진 메마른 대지와 이를 관통하는 외길일 것이다. <분노의 도로>의 촬영지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나미비아의 사막지대였지만, 이번 영화는 맥스의 고향인 호주에서 촬영됐다. 주요 장면의 로케이션 장소로 선택된 곳은 호주 대륙 남동부의 브로큰힐이다. 40여 년 전 <매드맥스 2>가 촬영된 곳으로, 시리즈의 성지라 할 수 있는 곳이다. 황량한 황무지가 펼쳐져 있는 것은 나미비아도 마찬가지지만, 구름의 모양 등 하늘을 보면 그 풍경이 <분노의 도로>보다 <매드맥스 2>에 더 가깝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헴스워스 부부가 함께 퓨리오사의 숙적이 되다
<분노의 도로>까지의 과정을 그린 이번 작품에는 익숙한 캐릭터와 배우들이 다시 돌아왔다. 식인종 역의 존 하워드, 생체기술자 역의 앵거스 샘슨은 그대로 출연했지만, 안타깝게도 배우의 사망으로 인해 임모탄 조는 럭치 험, 무기 농부는 리 페리로 변경되었다. <분노의 도로>에서 ‘피주머니’ 맥스를 태운 눅스카에 눅스와 함께 탑승한 슬릿 역의 조쉬 헬먼은 이번 작품에서 조의 아들 스카브로스 스크로투스를 연기한다. 워보이에서 조의 아들로, 그야말로 엄청난 신분 상승이다.
「분노의 질주」 시리즈에서 드웨인 존슨이 연기한 홉스의 부하 엘레나 네베즈를 연기하며 주목받았고, <토르: 러브 앤 썬더>에서 늑대인간 여자를 연기한 배우 엘사 파타키. 사생활에서는 크리스 헴스워스의 아내인 그녀는 이번 영화에서 1인 2역에 도전했다. 영화 초반, 퓨리오사가 납치됐다는 소식을 듣고 어머니 메리 조 바사와 함께 말을 타고 달려오는 부발리니의 여인들 중 한 명, 그리고 디멘투스의 부하인 잔인한 여전사 노튼이다. 전자는 민낯으로, 후자는 입이 추악하게 일그러진 특수 분장으로 액션을 연출했다. 헴스워스는 부부가 함께 퓨리오사를 괴롭혔다.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것은 시리즈의 주인공 맥스의 게스트 출연이다. 인터셉터와 함께 절벽 위에 서 있는 맥스를 연기한 것은 스턴트 코디네이터 제이콥 톰우리다. 그는 <분노의 도로>에서 톰 하디의 스턴트 더블을 맡았던 인물이다. 즉, 이 영화의 맥스는 진짜였다.
▶ 영화가 헌정한 시리즈를 지탱해 온 레전드들
이 영화는 <분노의 도로> 개봉 후 세상을 떠난 5명의 <매드맥스> 관계자들에게 헌정했다. 엔딩롤에는 추모의 뜻을 담아 그들의 이름이 적혀 있다.
표기 순서대로 소개하면 먼저 스턴트 코디네이터 그랜트 페이지. 1편의 스턴트를 지휘한 공로자이자 <썬더돔>, <분노의 도로>에도 스턴트로 참여한 시리즈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였다(2024년 사망). 휴 키스-번은 1편에서 악당 토커터를 실감나게 연기했고, <분노의 도로>에서는 임모탄 조를 연기한 시리즈 핵심 배우다(2020년 사망).
이어 리처드 카터는 <분노의 도로>에서 무기 농부을 연기한 베테랑이다. 그 외 밀러 작품으로는 「해피 피트」 시리즈에 성우로 참여했으며, 밀러는 일찍이 그를 무기 농부 역으로 결정한 바 있다(2019년 사망). 쿠엔틴 케니한은 <분노의 도로>에서 유모차를 탄 조의 장남 코르푸스 콜로서스를 연기한 배우 겸 프로듀서다. 불완전 골형성증이라는 장애를 가진 그는 세 번의 오디션을 거쳐 코르푸스 역을 따냈으며, 자신을 배우로 선택해준 밀러를 높이 평가했다(2018년 사망). 마지막 다운 클링베리는 <퓨리오사>에 출연했다. 팔을 잃은 채 죽어가는 퓨리오사를 편하게 해 주겠다고 접근하는 ‘시체 관리인’ 노파 역을 맡았다. 이 작품이 60년 이상의 경력을 자랑하는 그녀의 유작이 되었다(2024년 사망).
▶ 퓨리오사의 숙적들의 숨겨진 얼굴들
이번 작품에서 디멘투스가 악당으로 압도적인 존재감을 발산하고 있지만, 그의 참모 옥토보스도 주목할 만하다. 뿔 달린 악마 같은 헬멧을 쓴 그는 충성을 맹세한 많은 부하들을 거느리고 있는 인기 있는 인물이다. 이후 디멘투스를 떠나 굴욕자들을 조직해 전투 트럭을 습격한다. 그 후의 모습은 <분노의 도로>에서 퓨리오사의 전투 트럭을 습격한 록 라이더이다. 모터크로스 바이크를 타고 공중을 날아다니며 폭탄 공격을 감행했던 그들의 뿌리가 이번 작품에서 그려졌다.
시타델에 나타나 무력행사를 예고하며 위협하는 디멘투스에게 여유롭게 대응하는 임모탄. 이 자신감 넘치는 태도는 밀러의 원안을 바탕으로 한 코믹스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Inspired Artists》에 수록된 ‘눅스 & 임모탄 조’를 떠오르게 한다. 이 단편은 임모탄 조의 탄생 이야기다. 지하에 풍부한 수원이 있는 시타델의 존재를 알게 된 조 무어 대령이 무장병력과의 격렬한 전투를 승리로 이끌고 새로운 지배자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다. 소수의 부하들과 함께 시타델을 함락시킨 임모탄에게 디멘투스 따위는 두려운 존재가 아니라는 뜻이다. 영화에서 묘사된 디멘투스의 시타델 습격은 이 코믹스를 발전시킨 것으로 보인다.
또한 디멘투스에 의해 함락된 가스 타운과 무기 농장은 이번 영화에서 처음 등장한다. <분노의 도로>에서는 대사로만 언급되었지만, 마을 자체는 전편 제작 당시 미술감독 콜린 깁슨에 의해 디테일하게 설정되고 디자인까지 완성되었다.
「매드맥스」 시리즈가 독특한 것은 맥스를 둘러싼 세계가 시시각각 변화한다는 점이다. 핵전쟁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이 작은 공동체를 만든 <매드맥스 2>를 시작으로 <썬더돔>에서는 마을과 오락이 생겨났고, <분노의 도로>에서는 독재자에 의한 도시국가 시타델이 등장했다. 연대순으로 보면 <분노의 도로> 이전인 이번 작품에서는 도시 간 경제 활동을 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과연 앞으로 <매드 맥스>가 어떤 진화를 이룰지, 그곳에서 맥스가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
(출처: 일본 Cinema 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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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러치 험도 1인 2역이고..비하인드는 알면 알수록 재밌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