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해서 모아본 최고의 영화 카피 모음집
<썸 오브 올 피어스>
"27,000 nuclear weapons. One is missing."
(27,000개의 핵무기. 그 중 하나가 사라졌다.)
핵무기에 대한 공포증을 가진 사람이라면 어지간한 공포영화보다 더 무서운 글귀
설마? 아니 진짜? 라는 의구심에 응! 진짜! 라고 대답하는 듯한 충격적인 그 장면
<모노노케 히메>
"生きろ"
(살아라)
지브리 역사상 가장 고어한 작품이지만 스토리와 메시지는 굉장히 희망찼던 걸작
사람이 죽는 장면이 많았지만 생명을 이보다 무겁게 다루는 작품도 흔치 않았던 것 같다
살아라, 그대는 아름답기에, 생명은 소중한 것이기에...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
"だから みんな、 死んでしまえばいいのに…"
(그러니까 전부, 죽어버리면 좋을텐데...)
미야자키 하야오의 제자라고도 할 수 있는 안노 히데아키는 <모노노케 히메>가 개봉될 당시 인생을 넘어서 일본 애니메이션 역사상 전무후무할 작품을 내놓았다
그리고 이 작품은 살아야 한다고 직설적으로 전했던 <모노노케 히메>와는 정반대로 전부 죽어버렸음 좋겠다는 우울증 환자의 독백을 카피 문구로 내세워서 묘한 대구를 이루었다
전부 죽어버리면 슬픔도, 고통도 없어지겠지...
<에일리언>
"In space no one can hear you scream"
(우주에선 누구도 너의 절규를 듣지 못한다)
가끔씩 생각하곤 하는데 이 영화가 처음 나왔을때 얼마나 무서웠을까
지금 봐도 환풍구에서의 추격전은 오금이 저려오는데 아무리 비명을 질러도 우주에선 누구도 내 비명을 듣지 못한다니...
정말 공포영화로서 이보다 더 작품을 잘 설명한 카피문구는 없을 것이다
비명을 지르는 이유는 누군가 내 비명을 듣고 도와주길 바라는 마음이 섞여있다
하지만 백날 질러봐라
우주에선 누구도 듣지 못할테니
<그래비티>
"Don't let go"
(놓지마라)
우주에서 표류하는 여자가 지구로 돌아오는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삶의 의지를 잃고 방황하는 여자가 삶의 의지를 다시 잡는 이야기
생명줄을 놓아선 안 되고, 삶의 의지 또한 놓아선 안 된다는 중의적 의미가 담긴 카피 문구의 명작
<캐빈 인 더 우즈>
"You think you know the story"
(당신은 스토리를 알고 있다 생각하겠지)
<이블데드>에서 시작된 숲속의 외딴 별장에서 벌어지는 흔하디 흔한 슬래셔물처럼 보였으나 사실은 가장 창의적인 스토리를 보여줬던 영화
그래... 난 알고 있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내가 완전히 틀렸었다
<로우>
"What are you hungry for?"
(당신은 무엇에 굶주려 있는가?)
채식주의자가 특별한 고기에 대한 집착이 생기는 성장영화
사실 포스터만으로는 대체 뭔 영화인지 감도 안 잡히고 영화의 그 장면까지도 대체 무슨 내용인지 이해도 안 되었지만...
그 강렬한 장면이 나오는 순간 이 영화의 카피 문구의 의미가 떠오르면서 정말 잘 만든 문구가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 영화... 사운드트랙이 참 기가막히다
<신 고질라>
"現実 対 虚構"
(현실 대 허구)
정말 집요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현실적이면서 동시에 가장 비현실적인 설정을 가진 희한한 영화
그리고 동시에 정말 흥미로운 호기심을 자극하는 문구다
정말로 고질라가 나타난다면 현실적으로 어떻게 대처하게 될까?
정말 현실과 허구의 대결이었다
<프라이트 나이트>
"There are some very good reasons to be afraid of the dark."
(어둠을 무서워하는 것엔 마땅한 이유가 있다)
너무 늦게 봐서 아쉬웠던 뱀파이어 영화...
어렸을 때 영화에서 나오는 저 얼굴을 보았다면 아마 트라우마가 생기지 않았을까
동시에 어릴적엔 어두운 것에 대한 공포가 있기 마련인데 그 이유는 정확하게 설명하진 못했다
이 영화의 카피문구가 딱 그 점을 짚어주었다
어둠이 두려운 이유가 무얼까?
난 방금 거기에 아무것도 없음을 알고 있었는데...
어둠이 두려운 이유는 항상 어둠 속에 존재하는 그들에 대한 무의식적인 두려움이 있는게 아닐까?
그럼 그들이 누군데?
<우주생명체 블롭>
"Scream now, while there's still room to breathe"
"Terror has no shape"
(절규하라, 아직 숨을 쉴 공간이 있을때)
(공포엔 형태가 없다)
정말 역대 괴수 영화를 통틀어서 가장 답이 없을 정도로 강력한 괴수를 꼽으라고 한다면 일단 블롭부터 꺼내봐야한다
남주인공이라 생각했던 캐릭터가 중반에 블롭에게 삼켜져서 온 몸이 녹으며 절규하는 그 끔찍한 장면을 잊을 수가 없다
그가 비명을 질렀던가?
아니 비명을 지를 수가 없었지
액체 속에 빠졌거든
괴수가 이곳은 들어오지 못하겠지... 아니 그녀석에겐 형체가 없어...
비명을 지르고 싶다고? 지금 지르는게 좋을거야... 녀석을 만나면 비명도 못 지르거든
"Who will survive and what will be left of them?"
"America's most bizarre and brutal crime!"
(누가 살아남고 그들에게 무엇이 남을까?)
(미국에서 벌어진 가장 기묘하고 잔혹한 범죄!)
슬래셔 영화계의 걸작이자 지금도 간간히 보고 싶은 영화
생각해보면 준구... 아니 레더페이스는 인피면구를 쓰고 전기톱으로 사람을 썰어 죽이며 식인을 한다는 생각해보면 정말 기묘한 컨셉의 살인마다
아이러니하게도 포스터에서 엄청 잔인하다고 막 홍보하는 것과는 별개로 영화 자체가 엄청난 저예산이라서 잔인한 특수효과 쓸 돈이 없어서 사실상 영화가 그다지 고어한 영화는 아니라는게 ㅋㅋㅋㅋ
<라이언 일병 구하기>
"The mission is a man"
(임무는 한 명의 남자)
한명을 위한 다수의 희생이라는 측면에서 스토리가 별로라는 말이 많은 영화지만 사실 이 영화는 그 희생하는 사람들의 목숨도 절대로 가벼이 여기는 영화가 아니었다
영화를 다 본 뒤 카피 문구에서 말한 한 남자는 단순하게 구해야 할 한 남자가 아니라 그날 전쟁에서 싸우다 죽어나간 이들을 기억해줄 한 남자가 아니었나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이 카피 문구는 무엇보다 더 필사적이게 느껴진다
<인간지네2>
"100% medically inaccurate"
(100% 의학적으로 불가능한)
솔직히 재미는 없었지만 카피 문구 하나만큼은 정말 기가 막히게 잘 쓰지 않았나 싶다
삼부작을 다 봤는데 삼부작 자체가 다 별로긴 하지만 그래도 2편이 슬래셔 영화로서의 장르적 쾌감이 있어 시리즈 중 제일 '재미'라는 것에 가까운 작품이었다
1편이 "100% 의학적으로 가능한"이라는 카피 문구를 내세워서 인간지네 수술에 대한 공포심을 내세웠다면
2편은 100% 불가능하기에 주인공의 광기를 더욱 부각시킨다
100% 불가능한데 왜 하는 거야?
미친 범죄자의 생각을 왜 이해하려고 하는거야?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The future belongs to the mad"
(미래는 미친자의 것)
참 여러모로 걸작에 가까운 괴작인 영화
영화 내내 미친놈들이 들이닥치는데 사실상 이들이 멸망한 세계의 권력자들이라는 것
법의 의미가 없어진 세상에선 미친 자만이 살아남는다는 것을 제대로 보여줬고
이 영화의 카피 문구는 바로 그 법칙의 완벽한 예고였다
<더 보이드>
"There is a Hell. This is worse."
(지옥은 존재한다. 이곳은 지옥을 능가한다)
B급 코스믹호러 영화지만 러브크래프트 팬이라면 당연 재밌게 볼 영화
무릇 코스믹호러는 죽음보다 두려워야 하기에 그걸 표현할 방법을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그런데 이 영화의 카피 문구는 인간의 원초적인 공포, 지옥을 능가하는 공포가 이곳에 있다는 문구로 감히 예상조차 못하게 만든다
하워드 러브크래프트가 살아있다면 잠시 인종차별도 내려두고 함박웃음을 피우지 않았을까 싶은 글귀
여담이지만 이 영화가 우리나라에 들어올 때 왜 제목이 <살인병동>이 되었을까
더 보이드... 이 제목이 더 멋있잖아...
<이터널 선샤인>
"You can erase someone from your mind. Getting them out of your heart is another story."
(누군가의 기억을 지우는건 가능하지만, 그들을 마음에서 지우는 건 다른 이야기다)
연애를 해봤다면 주기적으로 봐야하는 영화
그야말로 영화의 주요 주제를 관통하는 카피문구다
예전 방송에서 치매에 걸린 할머니가 할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잃었는데도 할아버지에 대한 사랑은 그대로 남겨져 있어서 손을 꼭 잡고 걸어가는 장면이 방영되었는데
이건 그저 영화에 불과하지만 실제로도 사람의 마음은 기억으로 규정이 안 되는 건가 보다
<노팅 힐>
"Can the most famous flim star in the world fall for just an ordinary guy?"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영화배우가 평범한 남자에게 푹 빠질 수 있을까요?)
정말 꿈 같은 이야기
내 애인이 톱스타라면 어떨까?
톱스타는 연애도 톱스타랑 하겠지 라고 생각했던 때가 있었다
평범한 사람이 톱스타에 비해 잘난 것이 뭐가 있길래 그녀가 평범한 사람에게 푹 빠질 수 있을까?
그게 가능할까?
정말 비현실적인 이야기처럼 들렸지만 어찌보면 당연한 이야기
사람이 사람에게 끌리는 데에는 그저 마음만 존재할 뿐, 그 사람이 평범한 소시민이든 엄청난 톱스타이든 상관없기 때문이다
스누P
추천인 9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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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라랜드-꿈꾸는 바보들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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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금자씨-"그녀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시민케인-"내가 뭘 해야 하는지 결정하는 사람은 단 한 명밖에 없다. 바로 '나'다."
저는 이렇게 생각나네요 ㅎㅎ
저는 연애는 못해봤지만 이터널 선샤인은 주기적으로 봅니다ㅠㅠㅠ
처녀의 창자 - it will tear your insides out(이것은 당신의 속을 찢어놓을 것이다.)
소 문구들도 장난 아니게 섬뜩하고 염세적이죠.
절망의 바다
연약한 마음
위선의 미소
병든 피사체
자아 붕괴
잔혹한 타인
이성의 대체
순간적 치유
무력의 확산
무를 향한 간절함
구속된 자아
분리 불안
일방적 착각
공황적 타인
그릇된 사고
타자로의 부정
동조 혐오
오만한 식별
약자를 향한 연민
불쾌한 이미지
과거의 흉터
애매한 경계
상식의 일탈
고립된 사람들
가치에 대한 회의
정욕과의 융합
자궁 회귀
공백의 시간
파멸의 동경
필요없는 나
허구의 토대
현실의 지속
그것은, 꿈의 끝
그럼,
넌 어째서, 여기에 남아 있어?
···여기 남아도, 되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