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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금호러] 네오 나치와 펑크록 밴드의 대결 – 그린 룸

다크맨 다크맨
2092 9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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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룸 (2015)

네오 나치와 펑크록 밴드의 대결


<그린 룸>의 스토리는 심플합니다. 펑크록 밴드가 어느 마을의 바에서 공연을 하게 되는데요. 이곳은 스킨헤드가 넘치는 곳이고, 네오 나치 단체가 운영을 하고 있었죠. 그러거나 말거나 밴드는 화끈한 공연을 펼치고 떠나려고 할 때, 대기실에서 우연히 살인 현장을 목격합니다. 그 일로 밴드 멤버들은 강제로 대기실에 갇히게 되고, 네오 나치 단체가 그들을 위협합니다.


<그린 룸> 이야기는 단순하지만 대결구도가 흥미롭죠. 펑크록 밴드를 위협하며 그들을 죽이려는 대상이 네오 나치인거죠. 이 구도는 제레미 솔니에 감독의 경험이 녹아있는 구성입니다. 과거 펑크록 밴드 멤버였던 제레미는 당시 네오 나치들과 만나면서 느꼈던 위험과 공포를 영화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하는군요. 영화 전반부를 장식하는 공연 장면에서 네오 나치의 으스스하고 위험한 분위기를 생생하게 재현하면서 펑크록 문화를 담아내고 있죠. 사실 공연 장면은 아무런 사건이 벌어지지 않지만, 뭔가 터질 것 같은 파괴적인 에너지가 분출되면서 제레미 솔니어 감독이 느꼈을법한 긴장감을 만들어 냅니다. 


<그린 룸>은 인종차별주의자인 네오 나치와 우연히 사건에 휘말린 펑크밴드의 대결입니다. 하지만 노골적인 인종차별 장면들은 찾기 힘들며, 밴드 멤버들도 모두 백인들입니다. 영화의 초점은 평범한 인간들이 목숨을 위협받는 상황에 처했을 때, 어떤 생각을 하고 행동을 하는지에 맞춰져 있습니다. 제레미 솔니어 감독은 영화를 통해 어떤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기보다, 장르 영화에 충실한 이야기와 사건에 집중하면서 생존을 위한 인간의 본능적인 행동에 대해서 다루고 있습니다.


영화는 제한된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합니다. 그 가운데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그린 룸’의 쓰임새는 굉장히 큰 편입니다. 펑크록 밴드 멤버들이 갇힌 후 패닉 상태가 되고 그들이 느끼는 불안과 공포가 나오며, 혼란스러운 내면의 묘사, 몇몇 섬뜩한 폭력 씬들이 이곳에서 진행됩니다. 한정된 공간 속에서 꽤 많은 시간을 할애함에도 조금도 늘어지지 않고, 상당한 몰입감을 이끌어내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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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룸>의 서스펜스가 강렬한 것은 평범한 사람들이 위기에 처하고 큰 희생을 치르며 극복해 나가기 때문입니다. 영화의 주역인 밴드 멤버들은 대단한 신체적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아닙니다. 음악을 한다는 것 외에는 특별한 게 없는 이들이죠. 하지만 그들은 목숨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살기 위한 본능적인 움직임으로 대항합니다. 잘못된 판단을 내리기도 하고, 누군가는 끔찍하게 살해당하기도 하죠. 그들이 네오 나치 단체들에게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한 가지뿐입니다. 그들 역시 생존을 위해 누군가를 죽여야만 한다는 것이죠. 평범한 인물들이 생존을 위해 폭력적으로 변해가는 과정이 <그린 룸>이 다루는 이야기의 핵심이며 큰 재미입니다.


밴드와 네오 나치의 대결은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강하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양쪽 모두 큰 피해를 보게 되죠. 그 과정에서 우리가 보게 되는 폭력 묘사는 대단히 인상적입니다. 여느 장르 영화들처럼 잔혹한 장면을 길게 가져가지 않고, 짧고 강렬하게 표현을 하는데요. 그 장면 하나 하나가 섬뜩하고 파괴적입니다. 그 가운데 안톤 옐친이 연기한 팻이 마셰티 난도질에 팔이 너덜너덜해지고, 다른 멤버가 투견에게 목을 물어 뜯겨서 비참한 죽음을 맞이하는 장면은 굉장히 리얼합니다. 잔혹한 폭력이 즐거움과 쾌감으로 작용하는 많은 호러 영화들과는 다른 날선 폭력의 스타일을 고수하며 서늘한 느낌을 전달합니다. 


<그린 룸>에서 낯익은 두 명의 배우를 만나게 됩니다. 패트릭 스튜어트는 <스타 트렉> <엑스맨> 시리즈로 익숙한 배우이죠. 그는 극중 '다시 뱅커 '역으로 펑크록 밴드에게 누명을 씌우고 죽이려는 냉혈한 리더를 무게감 있게 연기합니다. 또 한 명의 배우는 어이없는 차사고로 세상을 떠나 팬들을 안타깝게 한 안톤 옐친입니다. 밴드의 멤버 '팻'을 연기한 안톤 옐친은 보호 본능을 일으키는 캐릭터인데, 극한 상황에서 극적으로 변화하는 인물을 훌륭하게 소화했습니다. <그린 룸>의 열연을 보노라면 재능 있는 젊은 배우의 짧은 삶이 더 없이 안타깝게 느껴집니다. 우리가 이 영화를 반드시 봐야할 이유이기도 하고요.


<그린 룸>은 잘 만든 서바이벌 호러 스릴러 영화입니다. 제레미 솔니어 감독은 자극적이며 폭력으로 점철된 영화를 만들고 싶어 했고, 그 염원은 이 영화를 통해서 꽃을 피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강렬한 펑크록 사운드와 이름만으로도 공포의 대상인 네오 나치 단체의 대결, 리얼한 폭력묘사, 현실적인 캐릭터의 조합, 터질 것 같은 불안과 긴장감... 이것들을 능수능란하게 조합하는 뛰어난 연출과 배우들의 좋은 연기로 그린 룸은 빈 공간이 없을 만큼 빼곡하게 채워져 있습니다. 강렬한 시청각적 체험을 원한다면 <그린 룸>은 반드시 체크를 해야 할 영화입니다. 나라면 어떤 선택을 하고 행동을 했을지 상상을 하며 영화를 보면, 훨씬 더 쫄깃한 감상이 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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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길호러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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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mage 1등
호평이 자자한 작품이던데 꼭 보고 싶어요!!!
08:54
24.02.16.
profile image 2등
A24 초창기 작품이더라고요. 이 영화사는 정말 대단...
08:55
24.02.16.
profile image
다크맨 작성자
즐거운인생
마구잡이로 썰이고 하진 않는데 현실적인 폭력묘사라서 섬뜩합니다
10:45
24.02.16.
profile image
다크맨 작성자
평범한관람객

몇년전에 DVD로 봤습니다
국내발매는 안되었고요

 

미국 넷플릭스엔 있는거 같은데 국내도 서비스하면 좋겠군요

10:49
24.02.16.
profile image
다크맨 작성자
호러블맨
단체로 보면 더 잼날거 같은데 ㅎㅎ
11:06
24.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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