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불친절하지만 별로인 작품은 아니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시대의 지평선 위에서 변하는 것들, 그리고 변해야 하는 무언가를 이야기하는 예술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거대한 변화의 굴곡을 맞이하며 상승과 추락을 반복했던 일본 현대사의 중심에서 그가 전달한 메시지들은 낭만적인 판타지에만 머물러 있지 않았습니다. 그의 이야기는 늘 현실 속 깊은 땅바닥에 뿌리를 내린 채 우리에게 생각해볼 만한 무언가를 던져줬죠.
이번 작품은 분명 친절하진 않습니다. 잔잔한 이야기 속 미동조차 않고 숨어있는 은유와 상징을 일일이 찾아내며 흐름을 좇아간다는 게 여간 쉬운 일은 아니죠. 하지만 이런 불친절이 그의 작품성을 폄하하는 근거가 되는가에 대해선 좀 더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직관적이지 않다고 해서 그가 구상한 플롯과 메시지의 진실성, 그리고 입체성이 무의미해지는 건 아니니까요. 영화 속에 등장했던 다양한 요소들을 곱씹어보며 그 속에 숨겨진 메시지를 읽어낸다면, 이 작품 역시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유의미한 무언가를 던져준다는 걸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다만 시대를 좇아가는 과정에서 후배들과 닮아가는 무언가가 느껴지는 건 조금 아쉬운 부분이기도 했습니다. 적잖은 부분에서 신카이 마코토의 세계관이 언뜻 보이는 기분도 들었으니까요. 여튼 저 역시도 혼자 다양한 생각을 하다 보니 어느 정도 하야오의 메시지를 읽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함께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 영상을 만들어봤으니 보시고 많은 고견 나눠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https://youtu.be/m38ZHkdC9bg?si=aWqCKJVUAdxL9S1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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